후기

2019. 8. 1

by 이종호

8.1 후기

프랑크푸르트 공항 렌트카 반납 장소에서 40일간 타고 다닌 코발트색 폭스바겐 SUV를 반납하고 나니 홀가분 해졌다. 렌트카를 이용한 여행은 예상치 못한 사고라도 날까봐 언제나 조심해스러웠다. 속도제한이 없는 아우토반에서도 시속 110km 정도를 유지하며 2차선으로만 다녔다. 독일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과속 단속에 조심해야 하고 1차선에 들어서면 무섭게 따라 붙는 뒷차를 조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여행은 마음먹은 곳이면 어디나 갈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사고위험이 높다는 단점도 있다. 이번 여행은 3가지의 테마를 생각하며 계획하였다. 첫번째는 융프라우, 마터호른, 몽블랑, 돌로미테가 있는 지역 5개국을 다니며 가급적이면 많이 걷고 많은 것을 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었다. 광범위한 지역을 40일 동안 다 둘러 볼 수는 없지만 자동차를 이용했기 때문에 구석구석 많이 둘러 볼 수 있었다. 여행을 하기 전에는 지도에 의존하여 막연하게 생각하던 알프스 지역을 이번 여행을 통해 확실한 느낄 수 있었다. 만년설을 이고 빙하를 품은 장엄한 모습의 알프스 연봉과 밝고 화려한 돌로미테 지역은 알프스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두번째는 오페라와 교향곡을 본 고장에서 감상하는 것이었다. 베르디의 원형 경기장 아레나에서 본 오페라 카르멘은 대형 무대에서 펼치는 일류 성악가들의 연기와 노래에 더해 1,000년전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경기장이 무대였기 때문에 감동은 기대 이상으로 배가 되었었다. 잘츠부르크 모차르트 하우스에서 감상한 말러 교향곡 9번은 세계적인 빈필의 연주에 더해 거장 블롬스테드가 지휘하였고 마지막 4악장에서의 감동이 현장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것이었다. 세번째는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역사적인 배경을 갖고 있는 유럽의 여러 도시들을 들러 수백년 내려오는 문화와 환경을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이었다. 독일에서 흑림과 알프스 지역 농촌을 지나면서 본 자연과 인간이 어울린 아름다운 모습을 직접보고 느낄 수 있었다. 또 로만틱가도를 지나면서 역사적으로 유서깊은 도시들을 들러 유럽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느껴보았다. 여행은 사람을 성숙하게 만든다. 알프스의 경이로움과 오랫시간동안 내려오며 축적된 유럽의 문화를 보고 느낀 이번 여행을 통해 늦게나마 더 성숙해진 느낌이다. 여행을 마치며 다시 또 여행을 계획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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