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6.28
6.28 루체른
숙소는 리기산과 루체른 호수가 보이는 이층 집이다.
아침에 창문을 여니 맑은 공기가 가슴 깊숙이 들어와 온몸이 상쾌해진다. 오전 일정에 여유가 있어 해발 1,800m 리기산을 트레킹 하기로 했다. 자동차로 해발 800m까지 올라간 뒤 한 시간 정도 산길을 걸었다. 하늘을 찌르는 침엽수림들 사이로 난 길은 숲 냄새가 가득해 트레킹 하기에 최고의 길이다. 산길을 걷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트레킹 후 산아래 루체른 호숫가 카페에서 카푸치노 한잔과 탁 트인 호수 풍경으로 잠시 힘든 산행 뒤의 여유를 즐겨 보았다.
일찍 나선 탓인지 점심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다. 루체른 시내 중심가로 향했다. 루체른은 작은 어촌이었는데 베네딕트 수도회의 대성당이 들어선 735년부터 도시의 모습을 갖추어 가기 시작한 곳이다. 알프스 산맥을 넘는 교통요지로 발달하여 수도원과 성당이 건립되었다. 가톨릭의 중심도시로 1873년까지 교황청 대사가 주재하였다. 호프 교회를 먼저 찾았다. 두 개의 뾰족한 지붕이 아름다운 이 교회는 735년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다가 14세기 고딕 방식으로 개축되었지만 1633년 화재로 뾰족한 지붕만 남기고 불타버려서 1645년 지금의 르네상스식 건물로 지어졌다. 교회를 둘러보고 근처에 있는 빈사의 사자상으로 갔다. 빈사의 사자상은 프랑스혁명 당시 루이 16세가 있는 튀틀리 궁전을 지키던 786명의 스위스 용병이 혁명군과 맞서 싸우다가 모두 전사한 것을 기리기 위해 만든 것으로 죽음을 앞둔 사자의 처연한 모습을 잘 표현한 조각상이다. 사자상 바로 옆에 는 빙하 공원이 있다. 빙하공원은 아주 먼 옛날 빙하시대의 흔적이 있는 곳이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 빙하의 흔적을 둘러보았지만 큰 감명을 주는 곳은 아니다.
루체른에는 외적을 막던 무제크 성이 있다. 성은 1386년 로이스 강으로 침입하는 외적들을 막기 위해 축조되었다. 건설 당시에는 루체른 전체를 에워쌀 정도의 규모였는데 지금은 870m의 성벽과 9개의 탑만 남아 있다. 성곽길을 따라 걷다가 망루에 올라 주변을 둘러 보았다. 날씨가 더워 성을 오르는데 땀이 흐른다. 루이스 강에는 목재로 만든 슈퍼로이어교와 카펠교가 있다. 슈퍼로이어교는 길이 80m로 1408년에 도시 방어용으로 건설되었다. 페스트가 창궐하던 시대인 1626년에 카스파르 메글리어가 만든 죽음의 춤이란 판화 67점이 다리 지붕에 걸려 있는 곳이다. 다리 위에는 조그만 예배당도 있다. 규모가 큰 카펠교도 호수로 침입하는 외적을 방어하기 위해 건설된 유럽에서 가장 긴 목조 다리다. 길이가 204m나 된다. 다리 전체에 지붕이 덮여 있고 중간에 망루이며 등대 역할을 하는 바세툼이 있다. 다리 천장의 들보에는 116점의 그림이 있었는데 1993년 화재로 85점이 훼손되었다. 루체른 시민들이 성금을 걷어 훼손된 것들을 대부분 복원하였다고 한다. 호프 성당에서 시작해서 사자상과 빙하공원, 성곽 따라 걷기 그리고 강위의 목조 다리 두 개를 걸어서 건너는 것으로 루체른 관광을 마무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