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방코 델타 가는 길

2020. 1. 18

by 이종호

오카방코 가는 길


초원 위로 여명이 밝아온다. 마틴이 제일 먼저 일어나 아침 준비를 한다. 캠프 주위를 산책하고 아침운동을 하고 났는데도 피터는 아직 자고 있다. 곤히 자는 피터를 깨울 수 없어 캠프 주위를 돌며 해 뜨는 초원 풍경을 스마트폰에 담았다.


오늘 여정은 220km 오카방코 델타의 거점인 마운까지다. 캠프장에서 출발하여 1km 떨어진 캠프장 리셉션 앞에 무파로를 세우고 30분 정도 와이파이 타임을 가졌다. 와이파이가 터지는 리셉션이 텐트 친 곳에서 너무 멀어 다들 와이파이가 안 된다고 불편해하면서도 전날 저녁식사 후 스케줄 브리핑 시에 내가 조금 일찍 출발해서 리셉션 근처에서 와이파이 시간을 갖자고 했을 때는 별로 호응이 없었다. 그런데 막상 와이파이가 되는 곳에 오니 다들 스마트폰에 코를 박고 있다. 아무튼 아프리카는 와이파이 사정이 좋지 않아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상 돌아가는 소식에는 깜깜이다. 그만큼 혼자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적 중 하나지만 텐트생활을 하다 보니 시간 여유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또한 집 없는 홈레스가 비닐조각 하나까지 꾸려 다니는 것을 이해할 수가 있게 되었다. 매번 필요한 것들을 찾느라 배낭을 다 헤집고는 다시 쑤셔 넣기를 반복한다. 조그만 것 하나라도 없으면 불편하다. 그래서 챙겨두지만 막상 찾으면 없다. 어디 넣었는지 찾으려고 배낭을 뒤집어엎었다가 다시 짐을 꾸려 매일 옮겨 다니는 것이 캠핑 생활이다.


마운을 100km 남긴 도로에서 우리와 같은 아프리카 트래블 컴퍼니에서 운영하는 트럭을 만났다. 빅폴에서 케이프타운으로 가는 팀이다. 여행객은 5명이다. 그들 중 3명은 나이로비에서부터 내려온다고 한다. 나처럼 43일 풀 코스를 여행하는 사람들이다. 가이드를 비롯한 양쪽 크루들이 반갑게 인사를 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느라 바쁘다. 우리도 그쪽 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지나온 곳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았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즐거운 여행 하라고 인사를 나눈 후 다시 무파로를 타고 달리는데 맞은편 길 위에 자전거를 타고 오는 사람이 있다. 뒷바퀴 양쪽에 불룩한 패니어를 달고 있는 걸로 보니 장거리 여행을 하는 사람이다. 엠 모요가 가끔 아프리카 종단 여행을 하는 사람을 만나는데 차림으로 보아 저 사람이 대륙을 종단하는 사람 같다고 한다. 나는 현직에 있을 때 틈만 나면 자전거 해외여행을 꿈꾸었는데 이렇게 트럭여행을 하면서 자전거로 아프리카 대륙을 종단하는 사람을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비록 캠핑을 하긴 하지만 트럭을 타고 다니니 자전거를 타면서 여행하는 것에는 비할 수 없을 정도로 편한 여행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 내 나이에는 뭐든지 하고 싶을 때 바로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 그래서 나선 트럭여행이다. 아프리카는 몰라도 유럽에서 자전거로 여행하는 걸 실행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오전 11시 35분 오늘의 목적지인 시타퉁가 캠프에 도착했다. 마운까지는 아직 15km 더 가야 한다. 점심을 먹고 2시 반까지는 휴식이다. 캠프 바 근처에서 와이파이를 즐기다가 밀린 빨래를 했다. 현지에서 산 빨랫비누가 잘 녹지 않기는 하지만 빨래도 이제는 익숙해진 것 중 하나다. 2시 반에 모두 마운으로 나갔다. 내일 오카방코 델타를 갈 준비를 하기 위해서다. 물을 사고 현지 돈도 바꾸고 또 팁으로 줄 달러가 없는 사람들은 환전을 했다. 오카방코 델타에서 우리가 머물 캠프장 관리자와 워킹 사파리 가이드 그리고 수로를 통해 이동하기 위한 무코로의 노잡이를 위한 팁이다. 마틴은 오카방코 캠프에서 먹을 식품을 사서 차에 싣고 우리는 필요한 물과 음료, 간식거리를 산 후 캠프로 돌아왔다. 비교적 한가한 오후다. 이곳 모기들은 지독해서 틈만 나면 덤벼든다. 모기퇴치제를 발랐는데 손등을 언제인지 모르게 모기에게 물렸다. 모기가 수시로 물어대니 한국에서 처방해온 말라리아 예방약을 을 꼭 챙겨 먹어야 하는 이유이다. 저녁식사 후 내일 델타 내 캠프에서 자야 하므로 하루 지낼 짐을 챙겨 놓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시타퉁가 캠프


오카방코 델타의 거점지인 마운 길가의 노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