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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UKO Jun 07. 2018

묵묵한일본남자,제멋대로인 한국여자만나다.

한국에 살고있는 도치기남자와 서울여자.



우리가 나이를먹고 먼 미래에,  이 영상들을 수없이 재생하며 과거를 기억하게 될 날을 기다려봅니다.^^

최근 일도 내팽겨쳐놓고, 데일리 일상을 올리고있는 마루짱입니다. 무거운 캐논750D와 더불어 브이로그 용으로 선택한 캐논 g9xmark2도 새로 데려왔겠다, 원하는대로 카메라도 세팅도 했겠다,

요리조리 데일리 영상을 찍어 업데이트 하는데에 굉장히 흥미를 붙이고있어요.

(유튜버들 사이에서는 g7xmark2가 인기지만, 과감하게 선택한 g9 !)

과거에는 카메라로 찍은 필름을 현상해서, 두꺼운 앨범에 아날로그 편집을 하기 바빴지만, 2018년인 지금, 

적지 않은 분들께서 유튜브 채널을 제작하시며 다양한 영상을 업데이트 하시는것에 시대적 흐름을 굉장히 몸소 느끼고 있는 것이에요. :) 저는 제가 자주 찾던 데일리 브이로그 채널에서 영감을 받고 하나둘씩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유튜브 채널에는 절대적으로 한일 커플의 일상만을 업데이트 하고 있습니다. 남자친구도, 가족들도, 그리고 남친의 회사 동료분들께서도 지켜보고 계신다니, 편하게만은 올리기가 왜이리 떨리는지요, 물론 저의 지인들도요 ㅠㅠ

어쨌던 제가 손수 초대하지 않은 다른 분들에게 자연스레 노출이되고, 그렇게 저의 채널을 발견하시는 구독자 분들의 수도 한분한분 늘어난 지금, 감사하고 두근두근하지만, 그래도 저의 포커페이스로 저희들만의 영상을 올려 가렵니다.^^













100프로 나에게 좋은 소리만 하지 않아 좋은 일본 남자친구.




9월에 저희는 또한번 도쿄로 향합니다. 추석과 설날은, 어머님 가족분들을 뵙기위해 늘 도치기현에 다녀오곤했는데요, 이번에는 계획을 조금 바꿔, 도쿄에서의 개인시간을 보낸뒤 한국으로 올때 어머님과 함께 한국으로 들어오기로 했습니다.

어머님께서는 한국에 오시는것이 처음이시고, 당신의 아들께서 한국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어떤 곳에서 어떻게 살고있는지 정말로 궁금하고 보고싶으셨을거라 생각되요. 

한국으로 들어오기 전날에 어머님과 함께 하루정도 묵고, 어머님과 저는 함께 같은 비행기를, 남친은 따로- 의 스케줄을 만들게되었어요. 덕분에 지금부터 미리 여러가지 계획을 짜느라 즐거운 마루짱입니다.




여러가지 계획을 짜다보면, 커플들끼리 의견충돌도 있게되고 좀 번거로운 일들이 생겨나기 마련인데요,

남친과 저 역시 둘이 만난뒤, 일본에 왔다갔다하며 정말 많이 다퉜던 것 같아요. 저도 나름 경험이 있고,

어떤 부분에대해서는 "마루짱 대단하네! " "언제나 마루짱 덕에 마음을 놓아" 라고 이정받는 부분이 있지만

그 누군가에게는 부족할 수 도있고 실로 그럴수도 있는 것을 제 자신이 인정하지 못했던 탓에 그 누군가와 또 트러블이 일케 되는 것이었지요. 내가 원하는대로 되지않을때, 내가 원하는 답이 나오지않을때, 짜증을 내고, 그것이 고스란히 상대방에게 전달이되고. 

가장 가까이 곁에있기때문에 다 받아주고 이해해줘야 좋아하는 것이다. 라는 알아채기 쉽지않은 착각으로

남친도 참 많이 힘들었을거라고 생각이들어요. 시간이 지난 후에 돌이켜보면 또다시 후회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는 것 처럼 말이예요.




한번은 열이 머리 끝까지 뻐쳐서 , 무언가를 미워하고, 욕하는 상황이오면, 한두번은 여자친구 맘 상하지 않게

맞장구를 쳐주는 남친지만, 그 이후에는 좀더 현명하게 대처해야하는게 좋지 않을까? 라고 저에게 다시한번 생각해주게끔 하는 이성적인 남친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층간 소음 문제로 , 이웃과 인사하지않을때에도, 굳이 목례를하고 미소지어가며

"안녕하세요- :)" 라고 이웃과 먼저 인사를 건네는 남친.


저를 굉장히 부끄럽고 숙쓰럽게 만들고 반성하게 해주는 , 적어도 저와 같이 감정적으로 행동하지않는 어른같은 사람이라는것을 매번 느낄 뿐이지요.


제가 마치 꼬마 여자아이처럼

"왜 인사했어? 저사람들은 우리 무시하기 일쑤인데." 라고 물으면


"그래도 얼굴은 봤는데 , 인사는 해야하지. 그게 기본적이잖아. 감정적인게 기본적인 도리를 이기면 안된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마루짱도 인사하도록하죠." 라고 들려오는 답변. (더 길었는데 축약)




나이가 들다보면, 막연하게 완벽하지 않은 나에게 "예쁘다, 너가 옳다, 너가 최고다" 라며 다 맞춰주길 바라는 사람보다는,

하늘로 쭉 뻗은 높고 끝없는 사다리 같은 사람이 저의 배우자이길 바라게 되는 것 같아요.

결혼 후에도, 어떠한 일들이 닥쳐올때, 그사람이 어떤사람이냐,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냐에따라서 많은 영향이 있을거라고 100프로 인생경험이 말해주고 있거든요.








지키지 못할 약속은 지금 말로 내뱉을 수 없어. 
그러니까 나는 지금 그 약속을 할 수 없어.



그 언젠가 저를 너무나도 속상하고 아쉬워하게 했던 이 한마디.


현재는 아무 문제 없는 이 과거의 문제를 다시한번 이야기해보라면.


대체 이 사람은 어느정도 정직하다길래 나에게 이런 말을 하고 있는것인가, 정직한게 아니라,

그냥 내가 싫은 것인가? 라고 까지 극단적인 판단을 하게되었던 그 순간.


그러니까말이야, 자, 자,,, 내가 원하는 말은 , 그냥 지금 이러이러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지금 당신 눈앞의 나에게 , 

사탕발린 말, 그러니까 내가 원하는말 그 한마디 해주면 어디가 덧나? 라며 찢어질듯 일자형이 된 쭉 찢어진 내 눈빛에 저렇게 냉정하고 이성적인 말을 굳이 해야할 필요가 있냐! 라고 투정부리던 나의 모습.




그래 맞다.



남친은 내가 듣고싶은말을 굳이 하고싶지 않았던 것이었죠.

지금 이여자의 화를 풀어주기위해서, 자신이 지키지 못할 자신없는 말을 내뱉기 싫다는것이 남친의 직접적인 이유였고요.


년대 에게 이것저것 요구하고, 나에게 맞춰주길바라고, 한두번 맞춰주다보니, 그거에 반하는 행동이 나올때에는 나도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왜 당신은 이래이래 하지 못하는거야" 라는 가부장적인 모습이 

그의 눈에 비춰졌을지도 모를뿐더러.




어찌보면 저렇게 이야기하는 나의 일본인 남자친구는, 참 원리 원칙대로 움직이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맞았던것이죠.

가끔은 기계적으로까지 느껴졌던 이 사람이지만, 반대로 나는 너무나 제멋대로 였던것에 인간인 그가 마치 

IA 혈액형마냥 느껴졌던 것 뿐이고 , 그렇게 불꽃튀기는 마찰이 일어났던것은 아닐까?




초반의 연애기간이 지나고, 좀더 나은 미래를 위해 깊은 대화까지 나누어가게되며 (단순 결혼식의 문제가 아닌, 자녀, 결혼후의 생활, 등등) 

실질적으로 지켜나가야할, 둘만의 혹은 만들어질 가족에대해 지켜가고싶은 것들만을 이야기하고 있는 지금이 참 좋다 , 라는 생각이 듭니다.




불안함이 엄습했던 연애 초반이 있었더라면, 현재는 충분히 다투고 교감하고, 서로 처음 마주하는 새로운 하루하루에 함께 나아갈 방향을 개선하고 의논하는 지금이.




살고있는 오늘이 가장 행복합니다.



적어도 남친은 

널 위해 이렇게 해줄거야

널 위해서라면 이렇게 되도 좋아.

니가 원한다면 이렇게 해줄수있어 , 라는 당장에 눈에 보이지않는 미래를 말로 그려내지않고.

현실적으로 눈앞에서 행동해주는 면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것들에 더 의지가되고, 신뢰가 쌓이는 것 같아요.

말은 행동을 못따라간다는 인생에서 경험하는 원칙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그사람은.

부정할 수 없는 저의 인생 선배인 것 같습니다.




이런부분도 "제 일본인 남자친구는 너무 이성적이예요 ㅠㅠ" 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고민들과 맞아떨어질 수 있을지요?


겪고있는 오늘이라는 시간들역시 , 서로에게 처음인 시간들이므로, 그안에서 발견하게되는,

무수히 많이 스쳐지나가는 시간들속 서로의 모습들에서 역시 잘 따르고, 타협하고, 인정하고 






저역시 예민하고, 불안하고, 제멋대로였던 모난 돌멩이 같은 성격들이 조금씩 갈고 닦여가고 맞춰져가면서

지금의 제가 만들어와진 것 같더군요.





그리고 아직 부족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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