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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UKO Sep 17. 2020

싸이코지만 괜찮아 "고길동"도시락을 만들기

(마루짱의 김레터링도시락문화)

오늘의 데일리 김레터링도시락

"고길동이 이해되는 나이" 도시락

김레터링이라는 표현은 제가 엉터리로 지은뒤 사용하는 네이밍이예요.

낯선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예쁘게 봐주세요 ㅠ


- 계란에 잘개 자른 맛살을 볶은 맛살달걀볶음
- 슬라이스채로 얼려둔 오쿠라 해동분
- 칼집 소세지4개 (2개분)
- 꽃햄 2개
- 무 레몬꿀조림




이제는 정말 기억이 가물가물해진 역시적인 만화영화 "아기공룡 둘리", 수십년간 삶이 뭐가 그리 바빴는지, 단한번도 그시절의 그 만화를 떠올리지않고 참 잘도 살아온 것 같습니다. 최근 한국 드라마를 넷플릭스나 아마존프라임으로 정주행하고 있는 일본인 남편 덕분에, 저또한 별로 관심이없었던 지난 인기 드라마들을 아주 뒤늦게나마 함께 하하호호 웃으며 시청하고 있습니다. (본래 TV드라마를 챙겨보는편이 아니예요)


얼마전에 핫하게 인기몰이를 했었던 김수현씨와 서예지씨가 나왔던 드라마 "싸이코지만 괜찮아" 의 정주행 역시 한국과 동시에 방송했던 덕을 보아, 매주 오매불망 다음 회의 내용을 기다리던 남편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남편은 동백꽃필무렵이라는 드라마에서부터 오정세씨의 연기에 관심이 많았었어요. 그가 이번 싸이코지만 괜찮아 라는 드라마에서 김수현씨의 친형이자 극중 "문상태" 역으로 자폐 스펙트럼(ASD)가진 연기로 저역시 많은 관심을 가지고 가슴 져미게 지켜보았습니다. 어느 드라마던 이제는 오정세씨가 연기한다하면 괜히 전반적인 드라마 내용이나 분위기에도 관심이 가지게 된다랄까요, 열배우 안부러운 한 조연배우 오정세씨에 푹 빠져있는 우리 부부.


어쨌든 극중 오정세씨는 아기공룡 둘리 만화를 참~ 좋아하고 즐겨보는듯 했습니다. 저역시 덕분에 둘리라는 캐릭터를 오랜만에 떠올려보았고, 사뭇 어린시절이 떠올라 괜시리 생각에 잠기기도 했어요. 이글을 쓰는 2020년은 유튜브가 종횡무진하는 시대에 검색해보면 돌아다니는 영상이 좀 있진 않을까, 싶어 검색해보았건만, 생각보다 많이 발견할수는 없어서 아마도 저작권 문제로 보호받고 있는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말 나온김에 만들어본 일본인 남편의 오전 도시락 준비는 바로, 전날 미리 도안을 찾아 출력해둔 아기공룡 둘리의 성질 더럽고 무서운 고길동씨(??) 로 테마를 잡아보았어요. 


사실, 이제는 어린시절에 가지고 있었던 고길동 아저씨의 인식이었던 "성질 더럽고 무섭고 괴팍한" 아저씨라는 표현에 그다지 손을 들수만은 없다라는것이 제나이 30대 후반에 드는 생각이고 입장이랍니다. (웃음)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하고 때묻지 않았던 어린 시절에는,


마냥 인상을 찡그리고 피죽 튀어나와 매사에 불만을 가지고 있어보이는 성지 고약해보이는 고길동씨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사회생활을 해보고 결혼을 하고 , 좀더 세상살이에 알게되는것이 많아질수록 왠지 어린시절 그모습의 고길동 아저씨는 우리의 미래와 닮아 있는 것 같은


조금은 애절하고 씁쓸한 거울이 비춰진 모습같은 우리네의 자화상이 될런지요. 


둘리에게 그럴만한 혼을 내는것은 아니였을까, 그리고 희동이에게 대하던 따뜻한 아버지같은 모습, 글로 짤막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지금은 참 다른 관점으로 고길동 아저씨를 바라보게됩니다. 


때문에 이번 김 레터링 도시락의 이름은 "고길동이 이해되는 나이" 라는 테마로 김을 오려 레터링 작업을 준비해보았습니다.

글씨체는 왠지 고길동씨와 잘 어울릴 것 같은 폰트로 골라보았어요. 도안상의 고길동씨의 눈의 흰자역시 흰색 치즈로 구별하여 만들어주니 조금이라도 더 리얼한 만화 이미지 느낌을 느낄 수 있네요 ;)

아랫쪽에 밥을 먼저 깔아주고, 위에는 짭조름한 맛살 조각들과 계란을 볶아 덮어 깔아주었습니다. 반찬은 햄꽃, 그리고 칼집낸 소세지등을 프라이팬에 구워주고. 오쿠라 슬라이스나 꿀레몬에 절인 무절임 등으로 간단하게 채워보았어요. 까맣게 보이는것은 고마콘부입니다.(콘부>다시마)


맛살이 알게모르게 간을 알아서 해주는 역할을 해주기애, 밥은 계란과 맛살 볶음과 함께 먹으면 어느정도 수분감있게 먹을 수 있고,

진득한 양념이나 강한 맛의 반찬을 덜 첨가하도록 요즘 노력하고 있어서 얼핏보기엔 심심해보이는 도시락이 될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늘 수프통에 수프를 가득 담고있고, 수프에 넣은 그날의 국이나 찌개, 그리고 수프 등과 함께 밥을 먹으면 꽤 잘 어울리고 먹기 쉽다는 남편의 말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

김의 라인을 따라 자르는것은 생각에 따라 참 귀찮은 일이 아닐수없어요. 자르다보면 여기저기 뜯겨 나가버릴때가 있어 , 망쳤다고 오인하는 경우도 마다하죠. 하지만 까만 김이야말로, 어느정도의 부분에서 잘려도 이어붙이면 전혀 떨어진 티가 안나기애 조금은 시각적으로 마법을 부릴 수 있는 도시락 만들기중 하나이기도합니다.


유튜브를 운영하다가보면 김레터링 도시락에 대해서 참 많은 질문들을 받고있어요. 이론적으로 하나하나 알려드리는것보다는 직접 이렇게 저렇게 체험해보시고 연습을 해보시면서 직접적으로 경험에서 얻게되는 중요한 정보들을 숙지하게되시는것이 가장 큰 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레터링 도시락은 참 재밌는 테마의 도시락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내 마음의 메세지를 보다 더 사실적으로 , 솔직하고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는 간접적 표현이 가능하니까 말이예요. 


https://www.youtube.com/watch?v=yb-LttQHw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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