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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건우 Oct 02. 2015

2015-다퉁 개발프로젝트

EIDF_2015

2015-다퉁 개발프로젝트


겅 옌보는 다퉁시의 시장이기에 앞서 중국공산당원이다. 공산당원은 지방 당서기의 지휘를 받게 되어 있고, 공무원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 나면 언제든 옮겨 다녀야 하는 운명이다.

2년 임기의 시장으로 일하면서 다퉁 시의 모습을 완벽하게 바꾸려는 겅 옌보의 계획은 어찌보면 상당히 무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겅 옌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은 바람직하다. 중국의 역사를 되살려 역사 도시로 만들면 장기적으로 도시가 더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은,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지 않는다면 나올 수 없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중국 상황에서 겅 옌보와 같은 성실한 일꾼은 따돌림을 당한다. 다퉁 시의 건설업자들은 건설 계획을 지키지 않고, 공사를 날림으로 하며 오로지 돈만 챙길 궁리를 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내부의 부패는 이미 도를 넘고 있고, 공산당과 결탁한 건설업자들은 막대한 뇌물을 쏟아부으며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중국은 이미 자본주의의 폐해가 심각한 상황이고, 중국공산당은 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어 보인다.

청렴하고 능력 있는 겅 옌보 같은 당원들은 변방으로 밀려나고, 부패한 관료들이 출세하는 상황에 인민들의 빈익빈 부익부의 심화, 상대적 박탈감과 분노는 중국의 미래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남북조 시대 북위(北魏)의 수도였던 다퉁시는 이제 폐허 같은 모습으로 남아있다. 겅 옌보 시장은 예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수천 가구를 밀어버리고 50만 명의 주민을 이주시키는 도시계획을 발표하지만, 곧 성난 노동자들과 불안해진 지배층 엘리트들과 대면하게 된다. <다퉁(大同) 개발 프로젝트>는 불안한 미래로 뛰어드는 한 남자, 나아가 한 국가의 모습을 뛰어나게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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