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만화의 역사, 그리고 그 변천사는 어떠한가?

by 백건우

스포츠 만화의 역사, 그리고 그 변천사는 어떠한가?


일본 만화의 영향을 받다

2025년 현재, ‘네이버 웹툰’에 연재하는 ‘스포츠 만화’는 53개 작품으로 나온다. 2025년 웹툰 1,322개 가운데 ‘스포츠 만화’는 양적으로도 매우 적어 3%도 안 된다. ‘스포츠 만화’보다 더 적은 장르도 물론 여럿 있으나, 우리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포츠/체육’이라는 일상 활동이 만화 창작에서는 다른 장르보다 적게 창작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대중만화는 다른 대중문화와 비교해서 초기에는 일본 만화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한국전쟁’ 이후 대중문화는 주로 미국의 영향을 받은 팝 문화로 상징할 수 있는데, 미국 대중음악, 미국 영화가 한국 대중문화의 형성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대중만화는 일본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지리적 여건도 있고 역사적으로 한국전쟁 전까지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였던 한국은 강점기 기간에 일본에서 들어오는 문화를 받아들이는 수동적 상황에 놓여 있었고, 그 후유증이 전쟁 이후는 물론 1990년대까지 이어졌다.

서양으로부터 근대 문물을 한국보다 빠르게 받아들인 일본은 군국주의를 장착하고 아시아 여러 나라를 침략하면서 제국주의가 되었다 결국 패망했다. 일본이 받아들인 서양 문물 가운데 만화도 한 분야였다. 19세기 후반부터 ‘후쿠사이 만화’라는 한 칸(한 페이지) 그림이 널리 퍼졌고, 이후 1920년대부터 장르 만화가 탄생하면서 ‘스포츠 만화’도 중요한 장르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일본은 30년대, 40년대에 2차 세계전쟁을 일으킨 전범국이었다 전쟁에서 패망하고, 이후 패전국의 어려운 상황은 50년대까지 이어졌다. 일본의 부흥은 역설적으로 1950년 한국에서 벌어진 ‘한국전쟁’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미국의 군수물자 보급 전진기지로 경제 부흥의 발판을 마련한 일본은 미국의 경제적 지원으로 1960년대부터 비약적 성장을 시작했다. 그 상징적 행사가 1964년 도쿄올림픽이었다.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은 금메달 16개로 세계 3위 성적을 거두고, 경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만들었다.

스포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일본은 만화계에서도 스포츠 만화가 적극 반응하기 시작했고, 야구 만화 ‘거인의 별’, 복싱 만화 ‘내일의 죠’와 같은 대표작이 등장했다. 일본 만화는 지금도 스포츠 만화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발행 부수, 독자 모두 큰 시장을 이루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개봉한 애니메이션 ‘슬램덩크’는 만화로도 1억 2천만 권이 팔렸다고 하니 일본 시장의 규모가 세계 최고임을 증명하고 있다.

한국에 만화가 본격 보급된 건 1953년 한국전쟁이 휴전으로 마무리 된 이후, 어린이 잡지가 등장하면서 시작했다. <<새벗>>, <<학원>>, <<아리랑>> 등 1950년대 창간한 잡지도 있으나 1960년대 들어서면서 <<소년사>>, <<새소년>>, <<어깨동무>>, <<소년중앙>> 같은 잡지들이 만화를 연재하면서 만화 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

특히 만화 잡지인 <<만화세계>>가 1956년 창간되어 큰 인기를 얻자 <<만화 학생>>, <<만화 소년소녀>> 같은 만화가 중심인 잡지가 등장하면서 만화는 어린이들에게 중요한 독서 시장을 형성했다.

하지만 1950년대, 60년대 한국 만화의 주류를 이루는 작품들은 대부분 일본 만화를 거의 그대로 베낀 작품이거나, 그림과 내용을 조금 다르게 만들어 출판한 일본 만화의 아류 작품들이었다.

이런 현상은 1970년대 말까지 그대로 이어져, 만화잡지의 별책부록은 물론이고 공영방송국에서 어린이를 위해 방송한 만화영화 대부분도 일본 애니메이션을 주인공 이름만 바꿔 내보냈다. <황금박쥐>, <타이거마스크>, <요괴인간>, <바다의 왕자 마린보이>, <우주소년 아톰>, <밀림의 왕자 레오> 등 수 많은 일본 애니메이션이 한국 방송 컨텐츠로 인기를 끌었다.


가난과 역경을 극복하는 드라마

스포츠 만화의 특성은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본격 스포츠 만화가 등장한 건 1962년 <<빅토리 야구단>>(백산), 1963년 <<붉은 배트>>(조원기)가 있었으나, 1964년 <황금의 팔>을 본격 스포츠 만화로 볼 수 있다. 박기정 작가 작품으로 ‘한국 최초의 야구 만화’로도 알려졌으며, 이 작품이 나오기 전까지 본격 스포츠 만화라고 할 만한 작품이 등장하지 않았으므로, 한국 스포츠 만화의 효시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그 이유는 작가 박기정이 고등학생 때 야구부에서 선수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 자신의 만화에 ‘리얼리티’를 핍진하게 부여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야구 만화가 스포츠 만화의 시작이라는 점은 역사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야구’는 미국이 가장 자부심을 갖는 스포츠로, 19세기 중반부터 대중의 인기를 얻었고, 19세기 말(1876년)에는 이미 프로야구 체제가 갖춰졌다. 미국에서 발달한 야구가 일본으로 보급된 건 19세기 말(1872년) 미국선교사가 일본 학교에서 야구를 가르치면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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