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펙트럴
SF전쟁액션영화 쯤으로 분류할 수 있는 영화. 이전에 나왔던 전쟁SF영화들과 비슷하면서도 이 영화가 갖는 특징은 미군의 '적'이 외계에서 온 생명체가 아니라, 인간의 기술로 만든 '전쟁무기'라는 데 있다.
이 영화를 리뷰한 여러 글을 봐도 이 영화의 핵심인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에 관한 이야기는 한마디도 없어서 이상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유령같은 존재이자 물리적인 힘을 갖고 있는 존재는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이라는 물리적 기술로 만들어진 물질이라는 것이 영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물론 영화에서 주인공 클라인 박사가 말하는 '보스-아인슈타인 응축'과 영화 속 유령같은 물질은 동일한 현상이 아니지만, 과학 이론을 상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을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가 허무맹랑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유럽 몰도바에서 반군과 대치하고 있는 미군은 클라인 박사가 만든 헬맷캠에서 이상한 물체를 발견하고, 그 물체에 공격을 당해 미군이 죽는 상황이 발생하자 클라인 박사를 현장에 투입한다. 클라인 박사는 투명하지만 움직이는 물체를 보기 위해 초분광 카메라를 들고 군인들과 함께 작전에 투입되고, 그 과정에서 '유령'의 정체를 확인한다. 그리고 나오는 이론이 바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이다. 이론의 핵심은 '보손 입자들이 절대 영도에 가까운 온도로 냉각되었을 때 나타나는 물질의 상'이라고 되어 있는데, '보손 입자'를 아는 것도 일반인에게는 난해한 문제이므로 이 이론을 이해하는 것은 무리다. 다만, 물리학적으로 입자들의 활동을 통제해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적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만큼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다른 생물이 아닌, 인간의 모습을 한 물질을 만들어 내고, 그것이 매우 강력한 힘으로 미군을 공격한다는 점에서 일정한 한계를 만들고 있다. 즉, 다른 생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과 '유령 물질'의 원본이 되는 사람들이 생명유지장치를 통해 죽지도, 살아 있지도 않은 상태로 전기 자극을 받으며 '유령 물질'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 그 유령 물질들이 모든 벽을 통과해도 유일하게 세라믹으로 만든 물질은 통과하지 못하고, 순수한 철에 닿으면 물질이 소멸한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실제 현실에서 '보스-아인슈타인 응축'으로 만든 물질은 외부의 아주 작은 간섭만으로도 응축의 임계 온도를 넘어 보통의 기체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영화에서처럼 투명하고도 강력한 물질이 군인을 공격하는 것은 실제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이 이론을 바탕으로 발생하는 '유령 물질'에 관한 실체를 알게 된 이후부터 영화는 기존의 헐리우드 스토리를 따라가고 있다. 클라인 박사가 미군 기지에서 가져 온 물건들을 조립해 금방 새로운 무기로 만드는 것은 과장된 장면이어서 설득력이 떨어지지만 군인들이 사용하는 장비들은 정교하게 잘 만들었다.
이 영화는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에서 투자, 제작한 영화로 다양한 영화 제작에 투자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