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잭 리처 : 네버 고 백
탐 크루즈의 영화는 대개 믿고 볼만한 액션이지만, 이 영화는 방산업체의 비리를 캐는 내용으로 접근하지 않고, '가족'이라는 주제로도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이다.
잭 리처는 퇴역한 군인이고, 자신의 후임인 터너 소령과 식사 약속을 하지만 갑작스럽게 터너 소령이 체포되자 수상한 낌새를 느낀다. 여기에 자신이 모르는 여성이 친자소송을 했다는 우편물까지 건네 받게 되면서, 잭 리처는 난감한 상황에 놓인다. 잭 리처는 터너 소령을 구하고, 혈연은 아니라고 믿지만, 어떻든 서류상으로 딸로 되어 있는 사만다까지 구해서 함께 다니게 되는데, 이 세 명은 자신들에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임시 가족의 형태를 이룬다.
'유사 가족'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가족의 형태와 의미를 이 영화는 다시 생각하게 한다. 잭과 터너는 같은 계급(소령)이지만 남녀로 이성이다. 여기에 친딸은 아니지만 딸로서 청소년 자녀로 함께 다니는 사만다가 있다. 잭과 터너는 동료이자 부부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호텔에서도 스스럼 없이 속옷만 입은 채 행동하고, 어색함이 없이 대화를 나누는 것은 부부가 보여주는 태도와 비슷하다.
또한 두 사람 모두 '딸'인 사만다가 잠을 자고, 외출을 하는 것에 대해 마치 부모처럼 행동한다. 이들 앞에 놓인 방위산업체의 암살자들의 추격과 범죄의 내막을 캐야하는 임무는 살짝 돌려서 확인하면 부모가 직장에서 치열하게 일하며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상징한다.
청소년의 일탈을 보여주는 사만다의 행동은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행동도 부모가 이해의 눈으로 바라보면 별 것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즉, 이들 가족은 사회의 통념에서 살짝 벗어나면 얼마든지 자유롭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며 살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잭 리처는 훌륭한 아버지는 아니다. 그는 능력 있는 군인이고, 문제 해결에 탁월한 재능을 보여주었지만, 개인으로의 삶이 순탄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평범한 가정'을 꾸리지 못한 것이 역으로 '유사 가족'을 만드는 계기가 된다. 자신은 물론, 서로에게 결핍이 있을 때 '가족'은 탄생한다. 여기에 극한 상황까지 겹쳐지면서 가족애는 더욱 강해지는데, 아무런 혈연 관계가 아님에도 잭 리처와 사만다는 마치 진짜 가족처럼 애틋한 감정으로 헤어진다.
피를 나누어야만 가족인가라는 질문은 오늘날 매우 중요하고 유용한 질문이다. 전통시대의 '가족' 개념이 붕괴되는 것은 사회의 다양성과 개인의 자유를 학장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며, 사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잭 리처의 '유사 가족'은 위협과 갈등이 해서되면서 자연스럽게 해체된다. 그것도 해피엔딩이니 가족이 서로 자신의 갈 길을 가는 것은 서로의 성장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