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노든
이 영화는 흥미로울 뿐 아니라 중요한 기록이기도 하다. 미국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영화로 만들어 왔던 올리버 스톤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 또한 의미가 있다. 영화에서 스노든이라는 인물은 매우 흥미롭다. 스노든은 '애국자' 집안에서 자랐고, 그의 여자 친구와 나누는 대화를 보면 보수적인 생각을 가진 청년으로 보인다.
그리고 대학을 나오지 않았지만 독학으로 컴퓨터를 배워 상당한 실력을 갖고 있다. 그가 훈련소에서 부상을 입고 현역병이 되지 못하면서, 그가 가진 재능-컴퓨터 실력-을 나라를 위해 쓸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결국 그는 자신이 나라의 일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애국심으로 정부 기관에 들어간다.
스노든이 내부고발자로 미국정보기관의 무차별 정보수집을 고발한 이후, 미국정부가 보여주는 태도는 미국의 정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순서에 따라 사실을 부인하고, 확인된 내용에 대해서만 사과하며, 내부고발자 스노든을 간첩으로 몰아가 공공의 적으로 규정한다.
심지어 미국대통령 버락 오바마도 미국정부기관의 월권과 불법에 대해서 문책하지 않고 오히려 스노든을 비난한다. 버락 오바마를 믿었던 스노든은 그래서 더욱 실망한다. 스노든이 대단한 것은,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과, 그것을 공개하는 문제를 철저하게 분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노든은 믿을 만한 언론사로 영국의 '가디언'을 선택했다. 그는 자신이 미국정보기관의 최고 기밀을 공개하는 과정을 철저하게 기록하길 원했다. 당장 외부에 알려지지는 않겠지만, 고발 전문 프린랜서가 카메라로 기자들과 대화하는 것을 기록하고, 기자들은 스노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확인해 세상에 알린다.
미국정보기관 내부에는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정부의 활동을 아는 사람이 많지만, 내부고발을 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래서 내부고발자는 보호받아야 하고, 불법이나 비리를 알리는 내부고발자의 권리와 함께 내용에 따라 포상을 적극적으로 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스노든은 간첩 혐의를 받고 있어 미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가 모스크바에 남아 있는 이유도 그의 의지가 아니라 미국 여권을 박탈한 미국 정부과 정보기관에 있는 것을 보면, 미국 정부와 정보기관은 자기 조직에 불이익한 시민은 어떻게든 제거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미국같은 패권국가, 제국주의국가의 정부가 시민의 권리를 적극 옹호하고,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지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하다. 미국 뿐 아니라 어느 국가든 현대 정부는 패권화, 소수집단화 되어 있고, 이들은 자신들의 이익과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형식적 민주주의 사회와 소수에 집중된 권력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스노든은 잘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단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는 얼마나 문제가 많은가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