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gone baby gone
벤 애플렉의 감독 데뷔작. 미스터리 범죄물. 데니스 리헤인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원작이 훌륭하고, 연출이 훌륭한 편이다. 이 영화는 미스터리 범죄물의 외피를 하고 있지만, 사실은 도덕적인 질문을 하는 영화다. 사회에서 정한 기준과 개인의 판단 가운데서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4살 아이가 사라지고, 경찰은 아이를 찾기 위해 동원되지만, 아이의 고모부는 사립탐정인 패트릭과 앤지를 따로 고용해서 아이를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이렇게 패트릭과 앤지는 사건에 개입하게 되고, 조금씩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여기서 보스턴 지역의 토박이였던 작가는 주인공 패트릭을 통해 오래된 동네에서 토박이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다. 경찰들은 강력한 힘과 정보망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토박이인 패트릭의 탐문수사를 따라가지 못한다.
아이의 엄마는 평범한 가정주부가 아니라 마약중독자였고, 아이가 사라지던 날도 술집에서 마약을 하며 노닥거렸다는 증언이 있었다. 이 정보를 시작으로 경찰과 함께 사건을 추적하다보니 지역의 갱단 두목과 관련되어 있고, 아이의 엄마가 그 갱단의 돈을 빼돌렸으며, 아이를 납치한 것이 바로 갱단이라는 논리적 귀결로 이어졌다.
패트릭은 갱두목 치즈를 만나 돈과 아이를 맞바꾸자는 제안을 하지만, 치즈는 처음 듣는 내용이라 믿지 않는다. 자신의 돈이 도둑 맞았다는 사실을 어떻게 경찰이 먼저 알았을까.
영화는 그 힌트를 앞부분부터 조금씩 흘리고 있지만 사실이 드러날 때까지 관객은 알지 못한다. 그리고 치즈가 아이를 데리고 있으니 돈을 가지고 나오라는 전화를 경찰이 받고, 담당형사들과 패트릭, 앤지가 약속 장소로 나가지만 치즈는 총에 맞아 죽고, 아이는 호수에 빠져 찾지 못한다.
시간이 흘러 아이는 찾지 못했지만 사망한 것으로 결론이 나고, 사건은 그렇게 종료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끝날 듯 했던 영화는 후반부터 진짜 비밀을 파헤치게 된다.
반전이 일어나고, 모든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을 때, 우리는 당혹하게 된다. 아이를 위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패트릭은 결정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기로에 선다.
마약중독자에 가난한 친엄마에게 보낼 것인가, 아니면 중산층의 안정된 가정에 남아 있게 할 것인가. 아이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이며, 아이를 둘러싼 어른들은 어떤 선택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할 것인가.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의 의견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아이는 네 살이고, 적어도 엄마가 더 좋은지, 아니면 지금 있는 환경과 어른들이 더 좋은지 자기 의견을 말할 수는 있었을 것이다. 그 과정이 생략되었고, 오로지 어른들의 판단만으로 아이의 운명은 결정되었다.
아마도, 도덕적 딜레마를 극대화하기 위해 아이의 의견은 묻지 않는 것으로 선택했을 수 있다. 어른들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어린 아기를 마약중독자 친엄마와 훌륭한 인품의 중산층 가정의 어른에게 맡기는 문제를 놓고 의견이 분분할 경우, 많은 사람들은 과연 이 딜레마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연인이었던 패트릭과 앤지는 이 판단을 두고 의견을 달리하고, 결국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된다. 아이는 친엄마가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패트릭과 아무리 친엄마라도 마약중독자에 가난한 엄마보다는 중산층의 안정적인 부모 아래서 성장하는 것이 아이에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앤지의 대립은 모든 관객이 겪는 갈등이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