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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여행-03

by 백건우

2016-12-17 토요일 /하와이+3


폴리네시안 컬쳐센터


아침 9시쯤 아파트에서 출발. 시내 맥도널드 드라이브 인에서 맥모닝을 주문해 차안에서 먹으며 길을 줄였다. '폴리네시안 컬쳐센터'는 오하우섬의 시내인 호놀룰루에서 북동쪽 끝에 있어서 섬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를 타고 가야했다.

산 높은 부분에 짧은 터널이 있을 뿐 섬의 종단 도로는 비교적 순탄한 편이었다. 오하우섬은 북쪽에서 남쪽으로 길게 산맥이 뻗어내리는데, 북쪽이 낮고, 남쪽으로 갈수록 산이 험하고 높아진다. 호놀룰루는 산자락의 끝이어서 거의 평야이고 산자락이 완만하게 내려오지만, 반대편인 폴리네시안 컬쳐센터가 있는 곳은 산이 마치 깎아지르는 듯 날카롭고 뾰족한 거대한 벽이 병풍처럼 길게 늘어서 있다. 이 산봉우리에 구름이 걸려 비가 뿌리게 되고, 아침 나절에 근사한 무지개를 볼 수 있었다.

왼쪽으로는 깎아지른 봉우리의 거대한 벽을, 오른쪽은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태평양의 파란 바닷물을 만질 수 있을 만큼 가깝게 보면서 달려가는 느낌은 미지의 세계를 여행할 때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이었다.

물론 그 도로 옆으로 낡은 단독주택들이 즐비하고 그들의 삶이 결코 만만치 않으리라는 생각을 하면, 세상은 어디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 또한 깨닫게 된다.

오전 11시, 폴리네시안 컬쳐센터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차가 몇 대 없어 한가하다. 우리는 티켓 판매하는 곳에서 가장 비싼 티켓을 구입했다. 이곳에 사는 가족 덕분에 10% 할인을 했고, 우리는 하와이가 처음이라 가장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코스를 다니기로 한 것이다. 여기 올 때도 '폴리네시안'에 대해 대략적인 정보만을 알고 있었고, 남태평양의 수 많은 섬에 사는 원주민의 삶이 우리와 얼마나 밀접한가를 생각해 볼 기회가 없었다. 투어의 시작은 12시부터였고, 우리는 근처 기념품점에서 간단한 기념품을 구입하고 투어에 들어갔다.

우리를 내내 안내해 줄 한국인 가이드는 근처 대학에서 공부하는 학생이었다. 우리가 보는 '폴리네시안 컬쳐센터'가 몰몬교단에서 후원하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이곳에 대한 기본 지식 없이 방문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다양한 시설과 문화가 있었다. 폴리네시안도 여러 민족이 있는데 하와이도 그들 가운데 하나이고 뉴질랜드와 사모아, 통가 등 우리가 들어봤던 부족들도 있었다.

이곳은 한국의 '민속촌'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먼저 각 부족들의 마을을 다니며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체험하면서 재미와 교육을 동시에 하게 된다. 전담 가이드가 자신의 지식을 알려주거나 그곳 부족민의 설명을 통역해주어서 그냥 보는 것보다는 재미도 있고 배울 점도 많았다.

뉴질래늗 부족마을에서는 입장부터 인사까지 내가 방문객 대표로 뽑혀 부족민의 인사를 가장 앞에서 받는 영광을 누렸다. 수많은 관광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족민을 처음 만나는 행사는 TV 여행기에서 보던 것과 같았지만 직접 해보니 재미있었다.

사모아, 아오테아로아(뉴질랜드), 라파누이, 피지, 하와이, 타히티, 통가 등 7개 부족 마을을 지나는 동안 각각의 부족에서 준비한 체험 프로그램을 해봤다. 부족 마을을 가로지르는 수로의 배 위에서 선상 쇼가 펼쳐졌는데, 각 부족들이 배를 타고 나와 춤과 노래를 보여주었다.

그렇게 4시 반이 되자 저녁식사를 하러 레스토랑으로 갔는데, 앞쪽으로 무대가 있고, 공연도 함께 하는 곳이었고, 약 300-400명 정도의 관광객이 모였다. 우리는 최고 레벨의 고객이어서 무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앉을 수 있었고, 뷔페 식사 순서도 가장 우선이었다.

하루의 하이라이트이자 '폴리네시안 컬쳐센터'의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극장에서 하는 공연이었다. 저녁 7시 30분에 시작해 9시에 끝나는 이 공연은 비싼 입장료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했다. 그들이 보여주는 공연이 비록 '쇼'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공연을 통해 폴리네시아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데 시작이 되고, 도움이 된다면 그것은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나부터도 '폴리네시아'에 관해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다가 이곳에서 가이드를 통해 얻은 지식과 부족민의 인사, 춤과 노래, 그들의 몸짓과 생활 소품 등을 통해 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곳이 특정한 종교집단에서 후원을 하고 있다는 것이 비판의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틀림없겠지만, 한편으로 이런 지원조차 없었다면 폴리네시아 사람들의 역사와 문화는 어떻게 남을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 상업적 이용과 전통문화의 존속이 동전의 양면처럼 작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우리는 세계적으로 약자이자 소수자인 '폴리네시아인'들의 삶을 조금 더 응원하고 공감하는 것이 바람직 하지 않을까.

공연은 수 십 명의 원주민과 일부 백인이 함께 했고, 다양한 춤과 노래, 불방망이 쇼를 선보였다. 이들의 몸짓과 노래에서 나는 우리 문화에서 발견할 수 있는 원형의 모습들도 일부 볼 수 있었다. 우리 민족의 문화가 폴리네시아와 어떤 직접적 연관이 있겠냐고 하겠지만, 폴리네시아인이 하와이를 거쳐 아메리카 대륙으로 옮겨간 듯, 아시아 쪽으로 오지 않았으리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우리의 모습에는 분명 남방계통 부족의 모습이 있기 때문이고, 문화라는 것이 우열의 문제가 아니고 서로 조금씩 다를 뿐임을 인정한다면, 그들이 가진 문화 역시 분명 훌륭하고 고상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늘을 계기로 '폴리네시아'에 관한 관심이 조금은 더 커졌다는 생각이 들고 짧은 하루의 경험이었지만 배울 점이 많았던 시간이었다. 이곳에서 약 10시간 정도를 보냈고, 집에 돌아오니 밤11시가 다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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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에서 선물로 준 샴페인. VIP 고객에게만 주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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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도착한 폴리네시안 컬쳐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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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어 산타가 있지만, 날씨가 더워서 좀 어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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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네시안 센터 매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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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투어를 시작해 폴리네시안 컬쳐 센터 입구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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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아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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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열매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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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수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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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부족들이 사는 주택은 조금씩 다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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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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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 없이 쾌청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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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과 녹색 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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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테아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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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들어갈 때 내가 관광객 대표가 되어 인사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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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 들어와서도 코인사를 나누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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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공연 장면. 흥겹고 신나는 음악과 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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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면서도 소박한 춤과 놀이가 흥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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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저장하는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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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아 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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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햇살과 구름과 바람은 더할 나위 없이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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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위에서 펼쳐지는 각 부족들의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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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보고 저녁 식사를 하러 야외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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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와 함께 공연도 시작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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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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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권으로 쓰이는 라벨. 블랙 라벨이 가장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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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장면. 원래 카메라로 찍으면 안 되는데, 무심코 한 장을 찍고 말았다. 공연은 대단한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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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서 폴리네시안 컬쳐 센터까지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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