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넷플릭스.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 소설을 읽지 않고 봐도 재미있고, 소설을 읽고 보면 더 재미있는 영화. 소설은 서간체 형식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소설의 소재가 '북클럽'이라는 점에서 더 흥미롭게 다가올 내용이다. 소설과 영화는 다르다. 소설과 영화의 재미가 서로 다른 것도 좋은 점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영국. 전쟁 중에 신문에 에세이를 써서 이름을 얻은 줄리엣은 뭔가 새로운 이야기를 쓰고 싶지만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없다. 그때 우연히 자신의 책을 읽은 독자에게 편지를 받는다. 보낸 사람은 건지섬에 사는 독자였고, 그 편지가 인연이 되어 줄리엣은 건지섬에서 활동하고 있는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에 대해 알게 된다.
건지섬은 영국보다 프랑스에서 더 가까운 섬이다. 제2차세계대전 당시 영국이 방어를 포기한 섬으로, 독일군이 이 섬을 점령했다. 섬의 주민들은 독일군에게 모든 가축을 뺏기고, 감자를 심으라는 강요를 받는다. 하지만 한 주민이 몰래 돼지를 키웠고, 키운 돼지를 잡아 독일군 몰래 이웃들과 함께 모여 식사를 한다.
식사를 하고 밤중에 집으로 돌아가던 주민들은 독일군의 검문에 걸리고, 임기응변으로 자신들은 북클럽 회원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시작한 북클럽은 나중에 실제 열리기 시작하고, 독일군 점령 상태에서 많은 일이 벌어진다.
줄리엣과 도시(북클럽의 남자 회원)의 사랑 이야기는 북클럽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이야기의 전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줄리엣이 약혼한 상태였지만 도시를 만나면서 자신의 마음이 변하는 것을 느낀다. 줄리엣은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결정하는 당당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은 편지를 쓰지 않는다. 이메일을 쓰고, 문자를 보내고, 카톡을 하지만, 예전에 격식을 갖추고, 정성을 들여 쓴 편지로 안부를 묻고, 의견을 나누었다. 조선시대에도 편지로 철학을 토론하던 이황과 기대승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관료들이 유배를 가면 유배지에서 편지를 써 친구와 가족에게 안부를 알리고, 정치적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편지 형식의 문학은 따로 '서간문학'으로 분류할 정도로 세계 문학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보편 현상이다. 그만큼 편지를 주고 받는 것은 인류 문명에서 소중한 자산으로 남아 있다. 이 영화는 소설과는 다른 재미가 있다.
출처:
http://marupress.tistory.com/2544
[知天命에 살림을 배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