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꿈 2
철야작업 끝나고 쓰러진 잠자리
혼곤하게 녹아드는 잠 속에서
가슴을 내리누르는 아아...프레스
반복되는 동작은 멈추지 않는다
일정한 모양으로 찍혀나오는 철판
내 손과 발은 일정한 모양으로
철판을 찍어내기 위해 움직인다
한치의 오차와 실수도 없이
충혈된 눈으로 프레스를 밟는다
기름때 찌든 작업복 속의 가난한 육체
빈 가슴을 채우는 철판 짤리는 소리
짤리는 철판과 함께 젊음과
시간과 천금과 같은 한 생애가
조각으로 떨어져 나가고
기계의 소음과 공장의 그늘에
핏기잃은 내 인생은 빈혈로 쓰러진다
쓰러지며 프레스 철 ! 커 ! 덕 !
두 켤레 겹으로 낀 목장갑의 끝이
제각기 펄덕거리며 살아 꿈틀대고
새하얀 칼날에 피빛 노을이 번진다
무수한 우리들의 손가락을 자르고
우리의 젊음과 그보다 노동을
인간의 한 생애와 행복을
송두리채 앗아간 프레스에 눌려
철야끝난 잠자리에서 나는
충혈된 눈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