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꿈 1
오늘도 꿈을 꾸었어
꿈속에서 나는 언제나 붉은 발이었지
가시밭길을 지날 때 무지개빛 햇살이 비추었고
사막을 건널 때면 맑은 개울이 흘렀어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이 길을 인도하였고
꽃내음 은은한 들길을 걸었어
아아... 그리운 꿈길이라고 생각하겠지
그러나 꿈속에서 사람은 없었어
눈에 보이는 것은 사실 아무 것도 없었지
빛도 없었고 향기도 없었어
간절히 나는 그런 것들을 원했을 뿐이었지
아니, 한가지씩 보이기도 했어 스쳐지나가는 빛 속에서
반짝거리는 금속성의 날카로운, 그래
그것은 칼날이었어 시퍼런 눈빛같기도 한
또 있었어 반짝거리는 것들이 빛나고
그것들은 차가운 빛을 내뿜고 있었어
반들거리는 매끄러운 총구들이 줄지어 지나가고
하얗게 광이 나는 군화코가 땅을...흔들며...
내 가슴은 쿵쿵 울리기 시작했어 아니,
내 늑골이 흔들리는 것은 캐터필러의 무거운
부르짖음 때문이었어 물론 모든건 어둠이었지
나는 알 수 없는 두려움에 피 흘리고 있었어
어디에서인가 절그럭 거리는 쇠사슬 소리
물소리 흐르듯 내 귀바퀴에서 젖어들고
나는 숨죽이고 담벼락에 붙어 있었어
내 발은 붉은 발 맨 땅 위에 얼어 있었지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고
잠에서 깨어난 내 몸은 흠뻑 젖어 있었어
꿈 속에서 나는 오늘을 보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