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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건우 Sep 26. 2015

미국 여행기 12 – 캐나다 몬트리올

여행을 말하다_012

미국 여행기 12 – 여행 여섯째 날
2014-09-02 화요일

어김없이 아침 7시면 눈이 떠집니다. 여행하면서 내내 신기했습니다. 일어나면 샤워를 하고, 여관의 로비로 내려가 아침 식사를 합니다.
로비에 차려 놓은 아침 식사는, 미국의 보편적 아침식사라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팬케이크, 와플, 크라상, 베이글, 샌드위치, 식빵 등 빵 종류가 있고, 베이컨, 에그 스크램블, 소시지 등 뜨거운 음식과 다양한 잼과 버터, 치즈가 있고, 우유와 시리얼은 당연하고, 요구르트, 주스와 탄산음료, 마지막으로 커피가 있습니다.
어느 지역이든 비슷하지만, 지역에 따라 과일을 풍성하게 내는 곳이 있고, 과일이 적은 곳이 있더군요. 저는 가능한 과일을 많이 먹으려고 노력했지만, 잘 되지는 않았습니다. 과일을 넉넉하게, 먹을 만하게 내놓는 곳이 많지 않았습니다.
미국인들은 아침부터 팬케익에 시럽을 듬뿍 뿌려서 먹거나, 에그 스크램블에 베이컨, 소시지 등 기름진 음식을 먹더군요. 
생각해보니, 미국 여행 내내 배가 고팠던 적은 없었습니다. 하루 세 끼를 다 먹기도 했지만, 음식점이든, 휴게소든 이들이 주는 음식의 양은 늘 많았습니다. 게다가 차에도 먹거리를 늘 가지고 다녀서, 오히려 늘 배가 부른 상태로 다녔던 것 같습니다.


<사진> 여관에서 먹은 아침 식사

아침 식사를 하고, 몬트리올로 향했습니다. 


<사진> 왼쪽에서 들어와 오른쪽으로 나간 경로

몬트리올에 들어와 가능한 번화가로 들어갔습니다. 차로 이동하지 않고, 주로 걸어서 다닐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번화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시내를 걸었습니다.
몬트리올은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대도시이긴 했지만, 건물도 높지 않고, 도로도 넓지 않았습니다. 걸어다니기에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형도 약간 언덕에 세워진 도시여서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고, 지금까지 봤던 미국의 여느 도시처럼 마냥 평평한 땅이 아니었습니다.


<사진> 몬트리올의 오래된 건물

우리는 몬트리올의 번화가를 걸어다니다 눈에 띄는 음식점에 들어갔습니다. 


<사진> 점심으로 먹은 스테이크

점심으로 스테이크를 주문해서 먹고, 다시 힘내서 시내를 걸어다니며 구경을 했습니다. 몬트리올만 해도 프랑스어를 많이 쓴다고 하는데, 음식점에서는 대개 영어로 주문을 받더군요.


<사진> 맥길 대학 앞에 있는 서점

길을 걷다보니 발길이 맥길 대학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한국에 있을 때는 몬트리올에 맥길 대학교가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이 대학을 다녀와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위키백과에 있더군요. 이렇게 엄청난 대학인줄 몰랐습니다.

http://ko.wikipedia.org/wiki/맥길_대학교



<사진> 맥길 대학교 캠퍼스

우리가 갔던 맥길 대학은 도심에 있는 작은 캠퍼스였습니다. 작다고는 해도, 한국의 대학 캠퍼스에 비하면 넓은 편입니다. 대학 바로 뒤로는 몬트리올 시민들이 ‘산’이라고 부르는 몽루와얄 공원이 있는데, 워낙 평지인 곳이다 보니, 조금 높게 솟은 언덕을 ‘산’이라고도 하더군요.
우리는 대학을 둘러보고, 대학 앞쪽의 번화가로 내려갔습니다. 몬트리올에서 유명한 곳 가운데 하나인 ‘언더그라운드 시티’를 보기 위해서죠.
‘언더그라운드 시티’는 말 그대로, 지하에 만든 거대한 쇼핑몰입니다. 몬트리올이 겨울이 길고 추워서, 사람들이 한겨울에는 지하에서 쇼핑도 하고, 놀기도 할 수 있는 공간을 원했고, 몬트리올 시에서는 지하철을 중심으로 지하공간을 연결해 거대한 쇼핑몰과 생활공간을 만들었습니다.


<사진> 몬트리올 시의 ‘언더그라운드 시티’의 약도

언더그라운드 시티의 입구와 출구는 따로 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전철역에서도 곧바로 이어지고, 도심의 빌딩 지하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약도를 보면서 찾아갈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날씨가 좋은 가을에는 사람들도 바깥에서 더 많은 활동을 하고, 바깥에 있는 상점들이 활성화 되어 있지만, 한겨울이 되면 이곳 지하 공간에 사람들이 많이 들어가겠죠.
지하 도시에는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적절히 배치되어 있어서 휠체어를 가지고도 불편하지 않게 다닐 수 있습니다.
지하 도시를 다 돌아보려면 하루가 부족할 정도여서, 우리는 지하의 일부만 돌아보고 올라왔습니다.
오후가 되어 몬트리올을 떠날 때가 되었고, 가는 길에 몽루와얄 공원에 들러 몬트리올 시내 전경을 봤습니다. 고층 빌딩이 거의 보이지 않는, 지평선이 보이는 도시였습니다. 역시 대륙의 나라답게 끝없이 보이는 지평선이 부럽기만 했습니다.


<사진> 몽루와얄 공원에서 내려다 본 몬트리올 시내 전경

몬트리올 시내를 벗어나 보스톤으로 향했습니다. 우리는 차에 내비게이션이 없었고, 스마트폰으로 구글 지도를 보면서 여행했습니다.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국경을 넘기 전에 이미 해는 졌고, 저녁 때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적당한 곳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고, 가능하다면 작은 마을에 있는 소박한 백반집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외국 여행을 할 때, 유명한 맛집이나 유명한 장소, 유적지보다는 시골의 한적한 곳, 이름 없는 소박한 밥집 등이 더 추억에 남더군요.
캐나다와 미국의 국경 근처, 캐나다 영토인 어느 작은 마을을 지날 때, 도로 옆에 있는 작은 식당을 발견했습니다.


<사진> 구글 로드뷰로 본 시골 백반집

그리 크지 않은 식당이고, 주변에 큰 마을도 없는, 한적한 곳인데, 다만 이 도로가 미국으로 가는 유일한 길목이라는 점이 중요한 변수이긴 합니다. 이곳을 지나는 많은 차량들과 트럭들이 이 식당에 들를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그렇더라도 우리가 느낀 것은, 외지 사람보다는 지역 주민이 더 많이 찾는 곳 같았습니다. 노인 부부가 다정하게 식사를 하는 모습도 보이고, 이웃끼리 술 한 잔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규모는 작지만, 식당에는 사람들도 많았고, 분위기도 훈훈했습니다. 서빙을 하는 아주머니는 풍채가 넉넉하고 인심 좋게 생긴 분이었습니다. 


<사진> 체즈 페페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

아니나 다를까, 이곳에서도 음식이 푸짐하게 나왔습니다. 여기서 1인분이라면 한국에서는 거의 2인분에 가까운 양입니다. 게다가 맛도 좋았습니다. 
우리는 다섯 명이 각자 1인분씩 주문했는데, 결국 음식을 남기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미국이나 캐나다의 푸짐한 음식을 다 먹을 수는 없었습니다. 도시의 레스토랑에서와는 다른 분위기와 음식이 좋은 느낌이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다시 미국 쪽을 향해 달리다 보니, 곧바로 미국 국경에 도착했습니다. 우리는 국경 경찰이 묻는대로 정직하게 대답을 하다가, 순간 우리가 실수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캐나다에서 구입한 과일이 차에 있었던 것입니다. 미국은 국경으로 넘어 오는 물건 가운데, 농산물만큼은 절대로 반입이 안 됩니다. 비행기도 그렇고, 차도 그렇고, 입국 심사를 할 때 반드시 묻는 말이 농산물을 가지고 있느냐입니다.
우리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약 10분 정도 국경 사무실에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경찰들이 우리 차를 수색했고, 농산물에 해당하는 것을 찾아 폐기처분한 다음에야 떠날 수 있었습니다.


<사진> 몬트리올에서 보스톤 직전의 맨체스터까지의 경로

미국 국경을 통과하면서 날씨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번개가 번쩍거리면서 천둥이 치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미국 쪽 고속도로라고는 해도 불빛 하나 없는 완벽한 어둠 속을 달리고 있었고, 도로에는 차도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천둥과 번개는 더 심해졌고, 번개가 칠 때마다 마치 대낮처럼 환하게 어둠이 사라지곤 했습니다. 그 대단한 번개와 천둥 그리고 폭우는 한국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거대하고 난폭한 자연의 모습이었습니다.
우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천천히 차를 몰았고, 한 시간 이상을 달려서야 겨우 폭우 지역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늦은 밤에 맨체스터 근처의 여관에 도착했습니다. 밤 12시가 다 된 시간이었습니다. best western rewards였고, 다행히 묵을 방이 있어서 편하게 하룻밤을 지낼 수 있었습니다. 아, 방에 설치되어 있는 냉난방 공조기에서 나오는 소음 때문에 조금 괴롭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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