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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노성 Oct 20. 2015

총균쇠 어디까지 읽어봤니?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총,균,쇠)를 쉽게 이해하는 방법입니다

셜록 홈즈는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돈다는 사실 조차 몰랐다고 한다.

닥터 왓슨은 이런 홈즈의 모습을 보고 "어떻게 이렇게 뛰어난 사람이 상식적인 내용도 모르고 있는가"하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사는데 크게 지장없는 정보는 아얘 관심이 없었던 천재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총균쇠를 읽는 우리들의 모습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싶다.

먹고살기에 급급한 우리에게 인류의 불균형은 고민의 대상이 아니다. 천동설이든 지동설이든 그것이 먹고사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셜록 홈즈처럼 말이다. 캠브리지 대학의 장하석 교수에 따르면 실제로 미국인의 25%는 여전히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도는 걸로 알고 있다고 한다.  


'총, 균, 쇠'는 우리에게는 상관없을 것 같은 사실을 가르쳐준다. 서울대학교 도서관 대출 1위가 뭐길래 우리는 마라톤하듯 힘들게 읽어내고, 내용도 이해못한 채 좋은 책이라고 칭송하는가.  

비판하자니 그 자료가 너무 방대하고, 맹종하자니 한 번을 다 읽어내기도 벅찬 총균쇠.


어렵지만 워낙에 유명해서 한번쯤은 접하고 넘어가야 할 명저 '총, 균, 쇠'를 알기 쉽게 정리해보았다.


1. 비판하기 전에 : 이 책을 대충 한번 읽었던 사람들. 제대로 알고 비판하자.

2. 맹종하기 전에 : 기왕에 힘들게 읽었다면, '재밌었다'만으로 끝내지는 말자.


저자가 환경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은 결국 인간은 평등하다는 이야기를 하고싶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기존의 세계관인 '백인 우월주의'에 대한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정면도전이다.


세계적인 불균형은 단순하게 당사자들 만의 문제는 아니다. 링컨이 노예제도를 폐지할때와 마찬가지로 가해자는 없고 피해자만 난무한 상황이 바로 지역 불균형의 문제다.


바쁘시겠지만 잠시 한 소시민의 세계 불평등에 관한 이야기에 귀기울여 주시기를....


<△ 이 부분에 대한 내용은 아래에서 자세히 다룬다>




<총균쇠를 올바로 읽기 위한 가이드>


이 책을 보신 분들이라면  위의 내용으로 대략적인 논조를 이해를 하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혹시 아직 읽지 못했거나 곧 읽을 예정인 분들을 위해 사례 하나를 들어 올바른 독서법을 제시해보겠다.


위 내용의 21페이지('총균쇠가 우리에게 남긴 것'파트의 첫페이지 1. 한국과 일본)에 보면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국과 일본이 같은 민족이라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대륙의 발전은 원주민이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기 보다 침입자들에 의해 진행되었다.

이게 총균쇠라는 책 전체의 주제다.


따라서 일본에 처음 살던 원주민인 아이누족은 지금의 똑똑한 일본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북아메리카 인디언과 유럽인들과의 관계처럼 말이다. 지금의 미국은 인디언들이 세운 나라가 아니라 유럽에서 이주한 영국인들이 세운 나라다. 그러면 지금의 일본인은 누구인가? 바로 한국인이 이주한 것이다. 일본은 바로 한국인이 세운 나라인 셈이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일본은 외모가 거의 비슷하다. 동남아 사람들과 비교하면 거의 똑같을 정도다. 하지만 언어 적합도는 15%에 불과하다. 이정도의 적합도라면 전혀 다른 민족의 언어라고 볼수있는 수준이다. 그런데 왜 일본인이 한국민족인가. 그것은 삼국시대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삼국시대에 세 나라의 문자는 한자를 사용했으나 언어는 달랐을 것으로 저자는 추정한다. 그리고 신라가 한반도를 통일할때 일본으로 넘어간 한민족은 바로 고구려 사람이다.


한국과 일본은 신라와 고구려의 언어 차이로 다른 말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게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주장이다.


그래서 역사를 전공한 친구에게 이 내용의 진위를 물었다.  


그 친구의 말에 따르면

"중국 사신이 우리나라에서 의견을 나눌때 통역이 있었다는 기록은 있지만 삼국간에 통역이 있다는 기록은 못봤다. 언어가 달랐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 차이가 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한다.


여러가지 자료와 정황을 통해 볼때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새로운 증거를 찾은 것 같지는 않다. 결국 역사전공자나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나 둘 다 정확한 증거는 없는 셈이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모리오리 족과 마오리 족의 사례 등의 몇가지 자료를 통해 가설을 세운 것이다. 책에도 분명히 "~라고 나는 생각한다" 라고 쓰여있다.


불확실한 사실에도 가설을 세우고 결론을 만들어내는 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기에 이 책은 역사적인 배경지식이 있는 사람이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읽어낼 수 있다고 보여진다. 역사적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지나치게 이 책의 내용을 맹종하는 오류에 빠져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몇몇 부분만 제외하면 대부분의 내용은 상당히 독창적이고 논리적이다.  


따라서 '총, 균, 쇠'를 읽는 올바른 독법은,

무조건 받아들이는 오류를 피하고 지엽적인 문제를 인지하면서 읽되, 저자가 힘주어 강조하는 평등에 대한 흐름의 맥을 놓치지 않고 흡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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