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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누리 Jul 10. 2022

INFP의 서재 - LOVE

토요일 오후. H가 MBTI(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16persoanalities) 사이트의 문항이 바뀌었다고  URL을 보내줬다. 여느때처럼 침대에서 혼자-음감회 중이었기 때문에. 노래 한 곡 보내고 바로 해보았다. 현시점의 내가 어떠한지 궁금하기도 하고.







MBTI의 유행이 1-2년쯤 되고나니, MBTI에 대한 사람들의 견해가 나뉜다.


맹신론자-불신론자.


나는 야트막하지만 학부때 심리학과를 복수전공 했는데. 그때부터 이미 MBTI는 좀 간- 이론이었다.

그 이유는, 요즘 ‘불신론자’쪽 사람들이 많이들 비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1) 자기보고적 검사의 한계
측정 방법에 대한 논란은 언제나. 그러나 이쪽에는, 나의 내면을 내가 보고하는 것 보다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을까 하는 반론이 같이 온다. 심층 면담이나 신경계적 측정을 병행하면 뭐 더 좋겠지만. 오지선다 자기보고만큼 경제적인 것도 없다. 이걸 극복하려고, 검사마다 타당도/신뢰도 문항이 껴있을 것.




2) 사람들을 16가지 종류로 유형화해버린다는 한계
유형화는 너무 나이브하다. 대강 생각해봐도 디테일이 떨어진다. 그래서 어떤 경향성으로 사람을 표현하는 쪽이 낫다는 이론이 우세했고. 그래서 그 이후로 떠오른 것이, big5 였는데. 그럼에도, 유형화만큼 경제적이고 편리한 것도 없다. 사람들은 빠른 파악을 좋아하니까.


어쨌든 정말 정밀하게 임상적인 내 성격을 알고 싶다면, MMPI, TCI, 문장완성 3종을 해보는게 가장 보편적이다. 주변의 심리상담센터에서 대략 10만원 이내에서 검사 및 결과해석까지 가능하니 궁금하신 분들은 해보면 본인을 이해하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




3) 바넘효과

사람은 다면적이다. 누구와 있냐. 어디에 있냐. 말그대로 케바케. 모든 면을 가지고 있기 떄문에, 어떤 해석적 결과를 주어도 내 이야기처럼 들리기 마련이다. 그게 바넘효과. 그렇게, 그쪽을 맹신하고 강화되어버린다는 비판.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나는 MBTI의 유행이 그리 나쁘진 않다.


이유 두 가지.



첫째로, 사람들이 스스로를 이해해보려는 관심/노력이 높아졌음을 느낀다.

몹시 긍정적이라고 생각. 이런 이론에 관심을 가지면서 심리검사에 대한 본인의 견해(긍정이건 부정이건. 한번쯤 생각해본다는게 의미있다고 생각한다.)도 생기고. 더 깊은 관심이 생겼을 때, 사람들이 전문적인 검사나 상담(오은영 박사님으로 대표되는 트렌드..)를 찾는 것의 문턱이 낮아졌음을 느낀다.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사회. 얼마나 건강한 방향인지.


둘째로, 타인에 대한 이해도 함께 높아짐을 느낀다.

같은 문항에 대해 정반대의 생각을 하는 가까운 이를 마주하고. 스스로를 이해하면서, 타인을 함께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평소라면 생각해보지 않을 상황들에 대해서, 사람들마다 다양한 견해가 있음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게 그렇게 다양성 존중의 사회로 한발짝 더 나아간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는 업데이트된 문항이 궁금했고.

검사 진행. 지금 시점의 나는 어떤 사람(으로 스스로를 보고하는)인가.


심리검사의 기본은 떠오르는대로 바로바로. 검사에 10분도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결과는,








INFP-A 가 나왔다.


Introversion | 내향 | 52 % ; 개인, 내면

iNtuition | 직관 | 73% ; 미래, 가능성, 신속

Feeling | 감정 | 64% ; 관계, 협조

Perceiving | 인식 | 58% ; 자율, 융통성

Assertive | 자기확신 | 72% ; 독립적, 주체적


설명을 읽어보니

그동안 나온 유형들 중, 가장 많은 부분이 공감이 되었고.



디테일하게 찾아보니-


- INFP가, 내가 주로 나왔던 INTP와 칼 융의 성격 분류로는 같은 범주로 보는 견해도 있었고. (놀랍게도, 로봇-INTP-과 시인-INFP-으로 표현되는 둘의 성격적 작동 기제가 몹시 비슷하단다.)


- 몹시 친한친구인 J가 본인과 있을 때 나는 ENFP의 성향 같다고 했는데, INFP가 소수의 친한 사람들에게는 ENFP의 모습을 보인다고도 한다.


- INFP가 Assertive가 낮을 때는, 다른 유형으로도 쉽게 드러난다고 한다. 한국 사회에서 INFP의 기질로 살아남기 어려우므로.




아무튼, 결과 중 내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Assertive(자기확신)가 72%로 딱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 민감도를 어느정도 유지하면서.






유투브로 또 INFP 검색해서 한동안 타고타고.

이건 공감. 이건 안공감. 생각하다가, 딱 눈에 들어온 썸네일이 있었다.



사랑꾼 순위. 1위 INFP.



맘 속으로 씩 웃었다.

역시! 사랑많은 INFP 나는 자랑스럽다.

1위 등극.






1위 사랑꾼 랭크된 김에, 지나칠 수 없지.

그동안 탐구한 사랑에 관한 책. 공유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브런치를 열었다.


가방 속. 평소엔 한두권만 가지고 다니는데. 글쓰려고 여러권 챙겨나왔다.




그간 모아온, 사랑에 관한 서재.

풀어본다. 추천하는 책들.






< 목 차 >

1. 이론적 사랑: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2. 낭만적 사랑: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알랭 드 보통

3. 현실적 사랑: 평범한 결혼 생활 - 임경선

ㄴ 2와 3의 중간: 모순 - 양귀자

4. 제도적 사랑: 결혼은 신중하게. 이혼은 신속하게 - 이지훈





1. 이론적 사랑: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말해 뭐해. 현대인의, 나아가 미래인의,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20대 시절 뭣도 모르고 제목이 멋져서 허리춤에 끼고 다녔는데. 30대 되어 읽으니 책에 그은 밑줄이 너덜너덜하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을 'Loving' 으로 명명했었는데, 그 이유가 뚜렷하다.


그는, 사랑이란

사람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충동적인 감정이나 그 대상이 '아니라',

두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지속적이고 역동적인 활동이라는 견해이다.


때문에, 책에서는 연애 교본과 같이 연애를 시작하는 방법 같은 내용이 '아니라',

사랑을 지속하고 지켜가는 방법과 마음가짐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이것을. '기술' 이라고 한 것이다.

결코. 사랑이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여기서는, 인간이 사랑을 해야 하는 이유.

왜곡된 사랑의 형태.

건강하지 못한 사랑의 관계.

등을 이야기하고 있고.


맹목적으로 '주는 사랑'도, 그저 '받는 사랑'도 불완전하고 한정적으로 끝남을 이야기 한다.

타인과의 결합에서. 각자의 다른 개성이 서로 존중받고 유지되는 관계.

각자를 주체적 대상으로 인정하고. 상대의 자유로운 선택들을 존중하고 응원하는 관계.

그것을 사랑으로 이야기한다.


돌이켜보면, 나도 이런 것에 미숙했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범주임을 알고 있다.

그러니까, '기술' 이라고 하겠지. 갈고 닦아야만 할 수 있는 일.



이건 다른 쪽-신경심리-이론이긴 한데,

사랑이 깊어지면, '본인'을 생각했을 때 활성화되는 뉴런과,

'사랑하는 상대'를 생각했을 때 활성화 되는 뉴런의 시냅스가 점점 끈끈해진다고 한다.

그러니까 나와 점점 동일시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참 모순적인 것이.

사랑할 수록 타인을 존중해주어야 하는데.

사랑할 수록 상대가 나와 같기를. 바라게 되는 것이 또 생물학적인, 시냅스의 경향성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끊임없이-

그가 그일 수 있도록.

그녀가 그녀일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존중해주는 일이 필요한 것이다. 필연.


가을에 또 읽어야겠다.

현대인의 필독서로 강력추천하니, 언젠가 마주치면 펼쳐보시길.







2. 낭만적 사랑: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알랭 드 보통


이 책이 아마 <하트시그널>인가 거기서 오영주와 이규빈이 서점 데이트에서 고른 책으로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글쎄 이 책은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사랑하게 되고 또 그것이 끝나가는 과정을 아주 섬세하게 묘사한 책이다. 정말 솔직한 견해로, 나는 낭만적 사랑을 좋아하긴 하지만, 또 이렇게 내내 운명 타령만 하는 것이 적성에 맞진 않는터라. 조금 읽고 넘기고. 조금 읽고 넘기고. 참 느끼하군. 하면서 아메리카노 사먹고 그랬다.

나는 아무래도 좀 건조한 편이 편안하다. 아무튼 사랑에 빠진 시선을 느끼고 싶다면 읽어볼 법 하다.







3. 현실적 사랑: 평범한 결혼 생활 - 임경선


임경선 특유의 냉소적인 시선으로 위트있게 결혼 생활을 서술해 낸 에세이이다.

나는 아무래도 이쪽인가보다. 알랭드 보통보다 현실적이라고 느껴졌고, 그래서 한자리에서 쉽게 읽었다.

작가의, 남편에 대한 따뜻하고도 따뜻하지 않은 시선이 재미있다.

인상 깊은 구절은 사진으로 첨부.


... 쳐돌았나.




나는 '정말로 중요한 문제'는 적당히 피하면서 사는 것도 인간이 가진 지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결혼이란 뭘까, 부부란 뭘까, 행복이란 뭘까, 같은 것들을 정색하고 헤아리려고 골몰한다거나, 100퍼센트의 진심이나 진실 따위를 지금 당장 서로에게 에누리 없이 부딪쳐러 어떤 결론을 얻으려고 한다면, 우리 모두는 대개 실패할 것이라는 뜻이다. -임경선






 

ㄴ 2와 3의 중간: 모순 - 양귀자

이건 인생책이므로.

다음에 언젠가 언급할 일이 있을 것이다.

- 인생은 모순. 뜨거운 줄 알면서 불 곁으로 다가가는 우리의 생.








4. 제도적 사랑: 결혼은 신중하게. 이혼은 신속하게 - 이지훈


사랑과 결혼의 차이가 궁금하여 읽었던 책이다. 저자는 변호사로, 결혼과 이혼을 모두 경험하고 두 딸을 키우고 있다. 책에서는 법률적인. 제도적인. 의미로의 결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혼이 어려운 우리나라에서. 어떤 동반자와 긴 삶을 약속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낭만끼 쫙 빼고 이성적인 시선으로 이야기한다.

특히, 그녀는 공자의 <논어>를 탐독하는 여성으로. <논어>의 개념들을 인용하여 내용을 풀어간다.



그녀의 지론으로는 크게 두가지를 갖춘 사람을 결혼해도 되는 사람으로 이야기한다.


하나는, 성숙한 사람.

그녀가 정의하는 성숙함이란, 감정과 문제를 분리하여 이성적인 질문이 가능한 사람.

잘 질문한다는 것은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만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관점이다.

상황을 통찰하고 질문하지 못하는 것은, 착한 것도, 예의바른 것도 아니고, 그저 미숙한 것이라는.


둘째로는, 일이 되게 하는 사람.

인용해보자면, 일을 시작할 때는 신중하게 하고(신시), 일을 끝낼 때는 삼가야 하며(경종), 언제나 조심스럽게 매사를 묻는 것(매사문).

본인이 그런 사람인지, 또 곁에 그런 사람이 있는지 살피는 일을 강조한다.


여기에 대해서,

사람들의 견해가 나뉠 것이라 생각한다.

너무 냉정하다는 의견도 있겠고, 십분 공감하는 견해도 있겠고.


글쎄 나는 어떠한가.

어쨌든 대화를 좋아하는 기질 때문에,

통찰을 해내는 사람이나 깊은 대화로 서로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은 언제나 좋아한다. 지인으로도 연인으로도-

그럴 수록(본인의 생각/판단 배경/이유를 잘 표현할 줄 알 수록) 그 사람의 관점을 더 존중하고 지지할 수 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므로.


핑크끼 쭉 빼고서 결혼이나 이혼을 바라보고 싶다면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여기까지가 책.




INFP에 대해서 검색하다보니, 인터넷상의 평가가 몹시 안좋은 것을 보았다.

너무 감정적이라는 평.


글쎄 나는 MBTI 각각이 게임 내 직업 같아 보인다.

누구는 마법사, 누구는 검사, 누구는 힐러.

그냥 각자가 더 잘난 스탯이 있는 것이고.

서로 서로 기대고 사는 것. 어떨 땐 전직도 가능하고.

뭐 현질로 어설프게나마 다른 것을 가져볼 수 도 있는 것이고.


어쨌든, 나는 ‘우리-INFP’ 옹호해보자면.

감정의 직관으로- 창작활동이나 이런 통찰도 해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INFP, 악플에 굴하지 않고- 자기 확신을 단단하게 길러서, 우리의 장점을 살려, 현실로 점철된 사회에 따뜻한 시선 뿌려줄 수 있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나도. INFP의 긍정적 면모를 한겹이나마 넷상에 뿌려보고자. 사랑에 관한 책 추천 발행-해본다.

 Love is everything !


인터넷에서 주운. INFP의 심금을 울린다는 짤. 완전 공감..






덥고 습해요. 그래도 그게. 여름의 맛!

건강한 여름 보내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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