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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누리 Aug 02. 2015

안 삼포 세대

우리는 삼포세대 아니에요.

매스미디어는 현 20대를 이르러 삼포세대라 이름 붙이고 매일같이 걱정과 탄식을 해댄다. 나는 이것이 매스컴의 주입식 걱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우리 세대는 우리 세대 나름의 살아나가는 방법이 있고, 그것에 죽을맨치 고통스러워하는 일명 청춘을 뵌 적이 없다. 예전에 비해 방법과 속도가 다를 뿐, 지금의 20대도 나름의 생존양식을 갖고 열심히 살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 생존양식을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삼포세대는 원래 불안정한 취업, 학자금 대출 등으로 사회적 압박 아래 결혼, 출산, 연애를 포기한 것에 의미를 둔다. 단어의 뜻에 비치듯이 대중이 우릴 연민하는 이유는 젠가막바지마냥 비틀거리는 경제놀이판 아래서 너네가 어떻게 살아낼 수 있겠느냐 지금 우리처럼 잘해낼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사회는 변화한다. 20대는 엄마 아부지세대 때처럼 한창 경제성장의 달콤한 사회 속에서 이곳 저곳 일자리로 러브콜을 받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러한 달콤 일자리에 평생을 쏟은 엄마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다른 인생설계를 하기도 한다. 예전처럼 회사에 들어가면 20년이고 30년이고 무한근속이 가능한 사회는 이미 집어친지오래기때문에, 20대들은 더 이상 현재 회사에서의 삶을 인생의 전부로 두지 않는다.



충성을 다 바쳐 일만하겠다는 생각의 세대가 아니다. 이제는 더 큰 세상을 보고, 더 큰 머리를 키워, 진짜 나의 삶에 관해 고민하고 실천한다. 으른들의 눈으로는 결혼자금 모으지 않고 취미생활한답시고 쓸데없이 나도는 애들도 비추어질 수 있지만, 점점 일과 돈에 예속되지 않고서 본인을 찾아가고자 하는 움직임이 긍정적이다. 한정된 자원, 이미 배분이 끝나버린지도 모르는 돈이라는 것에서 한 발짝 떨어져서 다른 가치 속에서 자신과 행복을 볼 줄 안다.



사회에서 20대를 걱정하는 다른 요소는 늦은 결혼, 또는 독신주의로 인한 출산율 저하이다. 베이비에 대한 사회의 니즈는 뭐 순수히 아이를 사랑하는 따뜻한 눈빛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사회적 비용과 경제성장 같은 경제적 시선의 우려에서 나오는 말이다. 나중에 노인만 많아진다고 걱정하는 사람은 미래의 노인들이다. 나는 오히려 이러한 인구수의 정화는 극한에 치닫은 경쟁사회에 찬물 샤워를 해주고, 새로운 사회의 모습을 구성할 수 있는 변화의 시발점이라 긍정한다. 머릿수가 많으면 이기는 돈놀이지만, 경제적 지표 말고 다른 문제점에도 시선을 돌릴 줄 알아야 한다. 인구수 정화로 사회적 문제가 감소하면 인구는 또다시 늘어날 수 있다.



현 20대의 결혼은 뭐 예전만큼 화려하거나 집과 차가 번쩍번쩍하지는 못하겠지만, 행복도가 높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전처럼 여자가 남자에 종속되는 양식의 결혼 모습이 아니라, 아담과 이브가 동등한 위치에서 하나보다 더 나은 둘을 약속하는 결혼이 이루어지고 있다. 자유연애를 충분히 한 개체들이 행복을 찾기 위해 더욱 잘 맞는 상대방을 선택할 것이고, 그것에는 물론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점점 나이에 떠밀려 건강치 못한 가정을 꾸리고 마는 실수를 하는 사람이 적어질 것이다. 그러한 결혼은 건강한 가정의 형성을 도울 수 있고, 건강한 가정의 확대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든든한 토대가 된다.



나는 이렇게 남들 눈에 비추어지는 허례허식을 벗고 검소하게 행복을 좇는 현 20대를 응원한다. 이전처럼 대기업으로부터 러브러브콜을 받지는 못하지만,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일을 찾아 살고, 즐거울 줄 안다. 화려하고 번쩍거리는 결혼을 하지는 못하지만, 보다 성스럽고 진실된 사랑을 할 줄 안다. 쉬이 아이를 낳지 못하지만, 출산에 따르는 무거운 책임감을 알고서 아이를 낳는다. 지금의 과도기스러운 시간을 잘 버티어내면, 다음에는 지금보다 행복한 사회가 올지도 모른다. 나는 뭐 이렇게 자위를 하면서 매스 미디어의 걱정 주입에 귀를 틀어막는다. 누구를 위한 걱정인가. 행복 찾는 20대 청춘님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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