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이 존재하는 이유 - 애니메이션 편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by Mashimaro

(spoiler)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었던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을 개봉 당일에 보고 왔다. 화려한 액션에 감탄을 하다가도 호흡 조절에 실패한 듯 사이사이에 집어넣은 회상씬에 한숨을 내뱉기도 하며 그렇게 2시간 30분이 흘렀다. 완벽한 영화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F1 더 무비>에 이어 극장이 존재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 것은 확실했다. 이에 대한 내 짧은 감상평은 이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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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가장 두드러지는 요소는 단연 작화다. 여느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유독 <귀멸의 칼날> 시리즈에서만큼은 '작화'에 대한 평가가 대단히 좋다. 소위 말하는 '작화 붕괴'도 크게 보이지 않고, 게다가 만화책으로 이미 본 사람들에게는 CPR에 가깝다는 평까지 있을 정도. 근데 그렇게 평가가 좋았던 작화가 이번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에서 그 한계를 뛰어넘었다. 거짓말 좀 보태서 무한열차 편과 더불어 1기부터 4기까지 진행된 그 수많은 훌륭한 작화들이 기억이 안 날 정도였다.

이걸 바탕으로 구현된 수많은 액션씬들은 내 가슴을 뛰게 했다. 시노부 vs 도우마, 젠이츠 vs 카이가쿠 구도도 있었지만, 특히 렌고쿠 vs 아카자, 텐겐 vs 규타로 전투에 이은 이번 최대의 볼거리는 단연 기유 vs 아카자였다. 탄지로는 사실 이 화려한 전투 속에서도 기나긴 독백과 함께 각성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때문에 같이 언급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있어서 제외했다. 이 둘의 전투는 크게 기유의 반점 발현 전후로 나뉘어 두 번 묘사되는데, 이것이 내가 이 영화관에 온 이유를 설명해 주었던 것 같다. 보면서 기유가 이렇게 강력한 주라는 것도 다시금 알게 되었고, 렌고쿠는 가지고 논 수준이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아카자의 다양한 기술도 대단히 훌륭한 볼거리였다. 영화를 본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물방울 파문 찌르기 vs 파괴살: 난식이 묘사된 그 순간은 여러 번 돌려보고 싶을 정도다.


175375195732378nYb.jpg 아카자 특유의 다양한 깔보는 표정들도 꽤 매력적


물론 단점도 매우 두드러진다. <귀멸의 칼날> 시리즈의 고질병 중 하나가 호흡 조절을 못 한다는 건데, 유독 이번 영화가 심했다. 물론 각 인물의 과거가 현재에 작용하는 경우가 많고 서사가 전체 스토리 흐름에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되지만, 그것을 자연스럽게 흡수시키는 전개는 전혀 아닌 점이 피로감을 느끼게 했다. 이 회상 혹은 독백이 과연 매우 중요한 것인지에 대한 1차 분류, 이것을 어디에 배치해야 자연스러울 것인가에 대한 2차 분류가 필요해 보였다. 난 오히려 후반부에 묘사된 아카자의 과거가 꽤 훌륭하다는 생각을 했다. 온전히 '아카자의 과거'라는 테마를 붙잡고 쭉 달리는 것이다 보니 다른 요소들이 개입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몰입도가 올라가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시즌 2인 환락의 거리 편에서 묘사된 다키와 규타로의 과거를 11화에서 통으로 다뤘던 것과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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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점이 명확해 영화로서는 아쉬웠지만, 빵빵한 사운드와 큰 스크린이 제공되는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본 것은 절대 후회되지 않는다. 그 순간순간 휘몰아치는 액션씬들은 매우 감탄스러우니 아직 안 본 분이 계시다면 꼭 극장에 방문해 보시길.

필자는 다 보고 나서 '한 번 더 볼까?'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지만 결국 1회 관람으로 마무리할 것 같다.


4.0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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