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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테크 Nov 13. 2023

집 팔면 끝인 줄 알았지?

매도보다 매수가 더 어려워


몇 달 간 고생했던 매도에 성공했지만 생각보다 후련하거나 홀가분하진 않았다. 우리에겐 매도보다 더 큰 숙제, 매수가 남아있었다.



그래도 다행인건 집을 내놓은 순간부터 부지런히도 임장을 다녔기에 이미 선택지가 많이 좁혀진 상태였다. 이사 갈 생각이 있다면 집이 팔리기 전에 미리미리 이사갈 지역이나 단지를 추려놓고 호가 모니터링을 꾸준히 해야한다.



우리는 예산을 정해놓고 여유있게 가능한 매물, 적정한 매물, 살짝 무리해야 하는 매물 총 3종류로 나누어서 호가와 실거래가를 모니터링해왔다.



기준1. 출퇴근 거리


실거주를 해야하기 때문에 조건 1순위는 직장과의 거리였다. 현재 내 출퇴근 시간이 왕복 3시간이다보니 출퇴근 시간을 줄이는게 가장 큰 목적이었다. 다만 회사가 경기도에 있다보니 경기도로 가지 않는 이상 획기적으로 시간을 줄이긴 어려웠다.



경기도로 가면 남편의 출퇴근 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후보에서 아예 제외했다. 내 출퇴근 시간이 편도 50분 내외인 곳들 중 예산에 들어오는 곳으로 1차 후보지를 추렸다.



기준2. 신축보단 입지


두 번째 기준은 입지였다. 서울에 입주 물량이 줄어들어 점점 신축이 귀해지는 상황에서는 신축을 매수하는게 더 좋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우리 예산에 맞는 신축은 상대적으로 입지가 떨어지는 곳이었다. 구축을 매수한다면 훨씬 좋은 입지를 매수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같은 가격으로 서대문구의 신축을 살 수도 있고 성동구의 구축을 살 수도 있다. 신축 단지는 그 지역에서 대장 단지이고 아파트가 신축인건 너무나도 좋았다. 하지만 내 출퇴근 시간이 편도 1시간~1시간 10분으로 길었다. 신축임을 제외하면 주변에 별다른 호재가 없는 것도 마음에 걸렸다.



반면 구축 단지는 그 지역의 대장단지도 아니고 구축이기 때문에 당연히 실거주 만족도가 신축보다 떨어지긴 한다. 게다가 우리 예산에 맞는 곳은 구축 중에서도 재건축 등 개발 호재가 없는 곳이었다. 하지만 훨씬 더 상급지이기에 입지 자체가 주는 힘이 있었다. 교통이 편리해 서울 어디든 30분 내로 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신축에 살고 싶다는 로망 같은건 없었기에 신축보다는 입지를 선택했다.



이렇게 비싸졌다고?


집이 팔린 후 빠르게 우리의 후보 단지들의 호가와 실거래가를 다시 체크했다. 한달이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실거래가도 오르고 호가는 너무 많이 올라버렸다.



실거래가가 5천만원 올랐다면 호가는 1억이 넘게 올랐다. 실거래가가 오르지 않았는데도 적정가에 내놓은 매물은 다 소진되어 실거래가보다 1~2억 비싸게 부르는 매물밖에 남지 않은 단지들도 꽤나 있었다. 물론 호가는 조정할 수 있다지만 1~2억을 조정해달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도 일단 발품을 최대한 많이 팔아봐야한단 생각으로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임장을 다녔다. 지금은 또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지만 불과 한두달 전만 하더라도 집주인들이 계속 호가를 올리는 분위기였다.



특히나 우리가 알아보던 지역은 강남으로 갈아타기하려는 집주인들이 많았다. 하지만 강남이 이미 너무 많이 올라버렸기 때문에 호가를 쉽게 조정해주지 않거나 갈아타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아예 매물을 거둬버리는 일이 많았다.



가격, 위치, 단지 분위기, 매물 상태, 주변 환경 등등 모든걸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딱 2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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