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합계 출산율이 0.65명을 찍었다. 서울은 무려 0.55명. 둘이 만나서 아이 하나도 안 낳는 세상이다. 어쩌다 이렇게 된걸까. 지금 젊은 세대들은 그 이유를 다 아는데 위에 계신 분들만 모르는 것 같다. 아니 어쩌면 모르는척 하는걸지도 모른다.
요즘엔 출산 생각은 커녕 결혼 생각조차 없는 사람들이 많다. 필자는 현재 20대 후반이다. 결혼을 한 친구들은 20% 정도, 나머지 80%의 친구들은 결혼 생각이 크게 없고 연애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대다수이다. 결혼을 했거나 곧 예정인 친구들 중 확고하게 아이를 낳겠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친구들의 친구들도 비슷하다. 물론 나이가 아직은 결혼과 출산을 생각하기엔 이를 수 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결혼과 출산을 선택사항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저출산의 원인에 대해서는 많은 것들을 말하지만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집값'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집값은 12억원을 넘는다. 새롭게 분양하는 신축 단지들의 평균 분양가는 서울 기준 평당 3,714만원이다. 25평이면 10억원, 국평인 32평은 12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아무리 대출을 받는다 해도 이제 막 결혼하는 20대 후반~30대중후반 평범한 커플들이 부담하기에 쉬운 금액대는 아니다. 결혼을 하면 같이 살아야 하고 같이 살려면 집이 필요한데 집값이 너무 비싸다. 전세 가격이라고 해서 싼 것도 아니다. 서울 평균 전세가는 6억원 수준으로 매매가만큼은 아니지만 역시나 꽤나 비싸다.
어찌저찌 집을 구한다 해도 사과 하나에 4~5천원씩 하는 요즘 같은 미친 고물가 시대에 대출 이자 내고 생활비 쓰고 나면 남는게 없다. 아이를 낳으면 마이너스인게 뻔하니 아이는 사치라고 느껴진다.
그럼 과연 집이 있으면 아이를 낳을까?
논문이나 통계에 따르면 자가를 보유하고 있으면 출산 의향이 높아진다고 한다. 실제로 집값과 출산율은 역의 상관관계에 있다고도 한다.
하지만 집값이 낮은 출산율의 모든 원흉은 아니라고 본다. 집이 있어도 아이를 낳는건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결혼을 했고 서울에 집을 갖고 있지만 선뜻 아이를 갖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아니 사실 어쩌면 갖고 싶지만 수많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짓눌러서 포기한거라고 보는게 맞을 것 같다.
이건 어쩌면 지극히 개인적인 한 사람의 생각이자 이야기이지만, 어쩌면 많은 사람이 공감할 이야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