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전세와 구축 매매를 고민하거나, 신축 25평과 구축 34평을 고민하거나, 외곽이나 신도시 신축과 서울 내 중상급지 구축 중 고민하는 내용이다.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지만 질문의 핵심은 '아이가 태어나는데 신축에 살아야하지 않겠어?'라는 것이다. 정말 아이가 있으면 꼭 신축에 살아야하는걸까?
나는 아직 아이가 없고 신축에 살지도 않는다. 그렇다보니 아이가 있는 집이 왜 신축을 선호하는지 깊게 공감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아이를 키울 때 꼭 신축에 살아야하는 이유로 꼽는 몇가지가 있다.
지하주차장과의 연결
지상 차량 없음
커뮤니티 시설
넓은 수납공간
지하주차장과 아파트가 연결되어 있으면 유모차를 접었다 폈다 할 일 없이 주차를 하고 집까지 편하게 갈 수 있다. 비나 눈이 오는 날에도 비 한 방울 맞지 않고 집에 갈 수 있다.지상에 차가 다니지 않으니 단지 내에서 유모차를 끌며 산책을 하기도 편하고 아이가 마음껏 뛰어놀아도 불안하지 않다. 키즈룸이나 작은 도서관, 맘스카페 등 부모와 아이를 위한 깔끔한 커뮤니티 시설도 갖추어져 있다.
요즘엔 지하에 세대창고가 갖추어진 신축도 많고, 세대창고가 없더라도 집 내부에 수납공간이 넉넉한 편이다. 아이가 있으면 유모차, 웨건 등 부피가 큰 짐들과 장난감이나 아이 옷과 같은 자잘한 짐이 많은데 수납공간이 많으니 편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축은 어떨까?
90년대 이전에 준공된 3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들은 대부분 저런 조건들을 충족하지 못한다. 지하주차장이 아예 없는 곳도 있고 지상엔 차가 빽빽하다. 당연히 지상엔 차량이 통행하며 커뮤니티 시설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구축의 범위를 좀 더 넓혀보자. 2000년대 중반 이후로 지어진 아파트들은 지하주차장이 존재하며 지하주차장과 아파트 개별 동이 연결되어 있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지상에 차량이 다니긴 하지만 차도와 인도가 분리되어 있고 아주 어린 아이들은 거의 항상 부모와 함께 다니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확률은 높지 않다.
집 내부는 수리를 하면 신축보다 훨씬 좋은 컨디션으로 살 수 있다. 수납공간은 수리를 하면서 붙박이장이나 창고를 짜면 되고, 그게 아니어도 서랍장과 같은 가구를 구매하면 수납공간은 만들어진다. 어차피 구축이나 신축이나 구조의 차이일 뿐 실평수는 똑같다.
신축을 가려면 포기하는게 많아진다
적은 예산으로 신축을 가려면 포기해야 하는게 많아진다. 세대수, 직주근접 등이 대표적이다. 전세라면 그나마 낫지만 매매인 경우 세대수가 적으면 환금성이 떨어진다. 거래가 적어 시세가 불투명한 것도 단점이다.
한정된 예산으로 신축을 가려면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 신도시를 가야할 수도 있다. 직장이 서울이라면 출퇴근 시간은 중심지 구축보다 길어질 수밖에 없다. 아이와 좋은 환경에서 거주하기 위해 신축에 사는 것인데 늘어나는 출퇴근 시간으로 아이와 함께 할 시간이 줄어든다.
아직 아기가 생기지 않았거나, 이제 막 아이가 태어났다면 사실 그 어린 아이가 신축의 인프라를 누리기엔 쉽지 않다. 지상에 차가 없어 맘껏 뛰놀 수 있는 장점은 아이가 본격적으로 걷고 뛰는게 가능한 이후부터 누릴 수 있다.아기가 태어나니 신축에 살아야한다는 것이 정말 아기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내 욕심인지는 잘 따져봐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