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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테크 Apr 18. 2022

카푸어가 꿈이 아니라면 초년생에게 차는 사치다


2~3천만원 정도 돈을 모으면 이 위기가 찾아온다. 바로 자차 소유 욕망!

 


사실 대부분의 사회초년생들은 자차가 필요없다. 특히나 직장이 서울에 있고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이 가능하다면 더더욱 자차는 필요없다. 전 임직원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넓은 주차장을 가진 회사가 거의 없기도 하고 출퇴근시간대에 서울 한복판에 차를 갖고 가는 것은 미친 짓이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차가 필요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차가 있으면 생활 반경이 넓어지기 때문에 주말에 즉흥 당일치기 여행으로 바다를 보러 갔다올 수도 있고 연애를 한다면 데이트 장소의 범위도 넓어진다. 



그렇다고 주말마다 쏘카나 그린카 등을 빌려 타기엔 생각보다 꽤 비용 부담이 크고 부모님 차를 빌려타는 것도 내 마음대로 나 편할 때 탈 수 없기 때문에 자차 욕망은 더더욱 커진다.



하지만 다들 알겠지만 차는 출고되는 순간 감가상각이 시작되는 돈 먹는 하마이다. 이걸 머리로는 알아도 체감해 본 적이 없어서 별로 와닿지 않고 일단 차를 사고 싶다는 생각이 뇌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에이 뭐 들어봤자 얼마나 들겠어'라면서 무시하게 된다.



나 또한 (명의만 내것으로) 차를 사기 전까지는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명품 가방이나 잡화에는 별 관심이 없어도 유독 차 욕심이 많았고 2~3천만원짜리 정도는 충분히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경차를 타고 다니는 것도 솔직히 사치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다니던 전 직장에서는 계열사 혜택으로 차를 조금 할인받아서 구매할 수 있었다. 마침 아빠가 차를 바꾸려 하던 참이었기에 아빠가 나의 차 할인 찬스를 사용했다. 임직원 할인으로 차를 구매하려면 100% 내 명의여야만 했다. 2년간 명의 유지를 하지 않으면 할인받은 금액을 토해내야 하기 때문에 차량과 보험 모두 100% 내 명의로 하면서 보험료 폭탄을 맞았다. 그리고 지금은 직장이 집과 너무 멀어 어쩔 수 없이 차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덕분에 차량 유지에 얼마나 많은 비용이 필요한지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우선 첫 차를 뽑을 때 보험료 부담이 상당하다. 차량 구매 당시 나는 운전 경력도 없는데다 나이가 만 26세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험료가 약 150만원이었고 자차 특약까지 들면 보험료가 약 250만원 정도였다. 운전경력 30년 무사고인 아빠 명의로 들면 자차 포함 보험료가 60만원이 채 안된다.



다음으로는 어마어마한 세금이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내는 세금에는 취등록세, 개소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총 4개가 있다. 그외에 탁송료, 번호판 비용 등 자잘한 부대비용들도 발생한다.



당시 계약서 상 등록/부대비용이다. 총 약 260만원이 들었다. 개소세 21만원 할인을 빼면 원래는 약 28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했던 셈이다. 만약 올 현금으로 사는 것이 불가능해서 은행이나 캐피탈 대출을 끼고 할부로 산다면 매달 상환해야 하는 할부금도 차량유지비에 포함된다.




이렇게 보험료와 세금 폭탄을 내고 사면 주유비와 주차비가 기다리고 있다. 최근 유가 폭등으로 서울 기준 평균 휘발유가격이 1900원 후반대이다. 하이브리드처럼 비교적 연비가 좋은 차량이 아닌 연비 7~9km 정도의 일반 차량이라면 주유비 부담이 정말 크다. 나의 경우 평균 연비 17km 정도인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왕복 60km 주2~3회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 한달 주유비가 8~10만원 정도 나온다. 그리고 회사 건물 정기주차권이 월 15만원이니 한달에 고정적으로 25만원 정도가 들어간다.




그리고 매년 자동차세도 내야한다. 자동차세는 배기량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내 명의로 된 하이브리드 차량은 배기량이 적어 30만원으로 다소 저렴한 편이다. 참고로 그랜저를 소유한 친구는 매년 60만원을 내고 있다. (아 모두 연초에 완납해서 9% 할인된 금액 기준이다)



이 외에도 차를 타다보면 정기적으로 엔진오일 등 자잘한 부속품들도 교체해줘야하고 잔고장이 나면서 수리비용이 발생한다. 게다가 초보운전이니 사고라도 나면 보험료 할증과 수리비 자비 부담 중 택1을 해야한다. 나도 한번 문짝을 기둥에 박아서 수리비로 140만원을 썼다.





이런저런 비용들을 다 따져보면 어쩌면 택시를 타고 다니는게 더 이득일 수 있다. 교통이 매우 불편한 지방에서 차가 없으면 출퇴근이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라면 차는 정말 불필요한 사치품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감가상각 돼서 가치가 똥값이 되는 자동차보다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좋아지는 부동산 등 자산에 투자하는게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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