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하고 예적금 금리가 올라가는 시대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예적금 금리가 1~2%대라 누가 바보같이 저금하냐는 소리를 했었는데 지금은 5~6%짜리 예적금이 흔해졌다.
주식이랑 코인이 하도 떨어지다보니 이런 웃긴 짤들도 돌아다닌다.
요즘 고금리를 따라 계속해서 자금을 옮겨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렇다면 고금리 시대에 어떻게 현금을 굴리는게 현명한 전략일까?
우선 예적금 상품을 가입하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들이 있다. 바로 월불입액과 우대금리이다. 요즘 적금의 경우 10%가 넘는 상품들을 1금융권에서도 꽤 흔하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기본금리는 1.8~3%대 수준으로 매우 낮고 우대 금리가 매우 높다. 또 이렇게 이자를 많이 주는 상품의 경우 월불입액이 30만원 이하로 한도가 낮고 대부분의 적금 상품의 월불입액 상한선이 50만원이다.
우대금리도 쉽게 받기 어려운 조건들이 많다. 위 우대금리는 우리종합금융 THE드림 정기적금3 상품인데 최고 연10.55%라는 엄청난 금리를 제공하지만 월불입액 최대 20만원 만기 6개월 상품이다.
기본금리는 4.05%로 다른 10%대 정기적금에 비해 기본금리가 높은 편이긴 하지만 우대금리 혜택을 받으려면 CMA 평잔 최소 500만원 이상 유지, CMA체크카드로 200만원 이상 사용 등 실적 조건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10.55%라는 최고 금리를 적용받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6% 정도의 금리가 현실적으로 가장 많이 적용받을 수 있는 금리이다.
또 요즘 비은행권의 부실 우려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하나의 금융기관에 돈을 몰빵하는 것도 금물이다. 예금자보호 한도인 5천만원 내에서 여러 금융기관에 분산해놓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예금자보호한도 5천만원은 원금과 이자를 합친 금액이기 때문에 이자까지 보호받을 것을 생각하면 원금은 4,500~4,800만원 정도로 넣어두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정기 예적금 상품에 가입할 때 크게 고민하지 않고 12개월 적금 상품을 가장 많이 가입한다. 아무래도 적금이 예금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주고 목돈이 없을 때 가입하기 좋기 때문이다. 예금은 최고 6% 정도에 불과하지만 적금은 연이율이 최고 13%인 상품까지 나왔다. 하지만 목돈이 없어도 적금보다는 예금에 돈을 넣어두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다.
어떤 전략이 가장 최선의 전략일지 시뮬레이션을 해봤다. 계산의 편의를 위해 원금은 5천만원으로 설정했다. 금리는 전부 현재 시중은행 최고 금리를 기준으로 계산했다.
1. 3개월 단위 정기예금 예치
우선 3개월 단위로 정기예금을 가입하는 시나리오이다. 첫 회에 가입할 때 원금은 5천만원, 연이율은 4.05%이고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인상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3개월마다 연이율이 25bp씩 인상된다고 가정했다.
3개월 단위로 정기예금을 가입하게 된다면 2회차 때는 1회차 때 수령한 이자까지 포함해서 예금에 예치할 수 있어 3개월 복리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렇게 한다면 12개월 동안 수령하는 총 이자는 약 224만원, 세금을 제외한 실수령 이자는 약 190만원 정도이다.
2. 6개월 단위 정기예금 예치
이번에는 6개월 단위로 정기예금을 예치하는 시나리오이다. 6개월의 경우 연이율 4.8%로 가정하고 6개월 후에 연이율이 50bp 상승한다고 가정했다. 3개월 단위 예치와 마찬가지로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12개월 후 수령하는 총 이자는 약 255만원, 세후 이자는 약 216만원 정도이다. 3개월 단위로 예치하는 것에 비해 약 14% 가량 더 많은 이자를 수령할 수 있다.
3. 12개월 정기예금 예치
이번에는 가장 간단하고 가장 많이들 하는 12개월 정기예금 가이이다. 현재 시중은행 기준으로 최고이율이 연 5.3% 정도이며 세후 이자는 약 224만원으로 가장 많다.
4. 12개월 정기적금 예치 + 파킹통장
마지막 방법은 정기적금과 파킹통장을 같이 이용하는 방법이다. 정기적금은 보통 월불입액 한도가 최고 50만원 정도로 적기 때문에 5천만원의 원금을 갖고 있다면 매월 불입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파킹통장에 예치해서 양쪽에서 이자를 받는 것이 좋다. 파킹통장은 일복리효과도 있기 때문에 이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렇게 할 경우 세후 이자는 약 150만원으로 정기예금에 예치하는 것보다 수령하는 이자가 훨씬 적다. 적금이자를 계산할 때 처음 1개월 납입치만 12개월 전체에 대한 이자를 받을 수 있고 그 다음부터는 11개월, 10개월, 9개월 이런식으로 이자 계산 기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예금보다 수령하는 이자가 적다.
1개월: 납입액 * 연이율 * 12/12
2개월: 납입액 * 연이율 * 11/12
3개월: 납입액 * 연이율 * 10/12
...
12개월: 납입액 * 연이율 * 1/12
또 적금이 아무리 고금리라고 한들 월납입액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월불입액에 한계가 없는 예금에 비해 고금리 효과를 100% 누리기가 어렵다.
5. 12개월 적금 vs 12개월 예금
나는 목돈이 없어서 예금에 그렇게 많은 돈을 넣을 수가 없는데?라고 한다면 예금을 마치 적금처럼 사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소위 말하는 예금 풍차돌리기이다.
매월 100만원씩 저축을 한다고 가정하고 12개월 만기 적금을 하나 드는 것과 매달 100만원씩 12개월 만기 정기예금을 드는 것을 비교해보았다. 연이율 6%짜리 적금을 든다면 세후 이자는 약 33만원이다. 반면 매월 100만원씩 연이율 5.3%짜리 12개월 예금을 들었다면 각각의 예금이 만기가 도래했을 때 수령하는 이자는 약 4만5천원이다. 이렇게 12개가 쌓이면 받는 이자의 총합은 약 54만원으로 적금보다 20만원이나 더 많다.
게다가 매월 새로 가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기예금 금리 인상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 실제로 받는 이자는 더 많을 수 있다. 물론 풍차돌리기를 하면 매달 한개씩 순차적으로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적금처럼 12개월 후에 이자를 한번에 수령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어떤 상품을 선택하는지, 전략을 어떻게 짜는지에 따라 실제 이자 수령액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확실한건 적금보다는 예금이 더 좋은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물가 상승률을 생각하면 5~6%대 예적금 금리도 현금가치 하락을 방어하진 못하지만 아무것도 안 하거나 물려있는 주식을 생각하면 인플레이션을 조금이나마 방어할 수 있는 차선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