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리포터 카페부터 포스트잇 카페까지, 놓쳐선 안될 명소들
커피에 진심인 나라에는 언제나 그곳만의 카페 문화가 있다. 그리고 보통 이런 문화는 작고 도시의 구석에 있을수록 빛이 난다. 때문에 어떤 여행자들은 그 나라와 도시의 숨겨진 카페만을 찾아 헤매기도 한다… 는 것을 당시의 나는 몰랐다. 베트남 커피 하면 유명한 길거리 커피, 하이랜드 커피, 콩 카페 정도만 알았을 뿐.
베트남에는 ‘카페 쓰어다’, ‘에그 커피’같은 독특한 음료 메뉴만큼이나 이색 카페들도 많다. 뒤늦게야 작은 카페의 매력을 알게 된 마시즘. 드디어 떠날 수 있게 된 베트남의 꼭 가봐야 할 이색 카페 다섯 곳을 소개한다. 이름하야 ‘베트남 카페 버킷리스트’.
한국만큼이나 베트남도 거리에 카페가 참 많은 편이다. 하지만 아파트 한 동에 카페들이 입주해 있는 모습은 한국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바로 호찌민 시내에 있는 ‘카페 아파트먼트’다.
이곳은 1960년대에 지어진 국영 아파트다. 1975년까지는 정부 고위 관료들이 살았다고 하는데, 건물은 낡았지만 위치도 좋고 이곳에서 바라보는 시내의 풍경이 아름다웠다고 한다. 그래서 그 안에 카페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세월이 느껴지는 낡은 건물 속에 감각적으로 꾸며놓은 매장은 보기만 해도 레트로함을 느낄 수 있다. 카페는 물론 기념품을 사는 매장이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도 함께 들어와 있다.
한 가지 팁이 있다면 아래에서부터 구경하면서 올라가지 말고, 9층까지 가는 엘리베이터(3,000동 정도를 내야 한다)를 타고 올라가 천천히 내려오라는 것. 베트남의 더위는 계단을 오르기에 그리 호락호락한 녀석이 아니니까.
카페 아파트먼트(The Cafe Apartments)
주소 : 42 Nguyễn Huệ, Bến Nghé, Quận 1, ThMinhành phố Hồ Chí
세기말 영화에서 본 풍경이다. 오래되어 달릴 수 없는 버스가 있고, 그것을 사람들이 생활공간으로 쓰는 풍경 말이다. 하노이에 있는 버스카페는 오래된 버스를 개조하여 만든 독특한 콘셉트의 카페다.
이곳의 특징은 ‘업사이클링’이다. 페인트통과 타이어가 테이블과 의자가 된다. 시계나 메뉴판은 오래된 LP판을 리폼하여 만들었고, 식물이 자라는 화분의 정체는 페트병이다. 이쯤 되면 누구보다 업사이클링에 열심히인 카페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니 카페 자체가 버스를 업사이클링 한 것이구나.
오래된 버스라고 말했지만 제법 관리가 잘 되어있다.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힙하게 꾸며놓은 공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독특한 외관에 끌려 들어갔다가 업사이클링의 매력에 푹 빠져서 나오는 카페다. 공간은 이렇지만 과콘셉트화(?) 되지 않은 준수한 음료들도 나름의 매력이랄까.
하노이 버스카페(Hà Nội Bus Cafe)
주소 : Metro, Đ. Tô Hiệu, Hà Cầu, Hà Đông, Hà Nội
이번에는 달랏으로 넘어간다. VEYOND 매거진에서 마시즘이 사딸라… 아니 ‘샤또 달랏(달랏에서 생산되는 와인)‘ 노래를 불렀던 와인의 도시다. 사실 알고 보면 이곳은 커피가 재배되는 커피의 도시이기도 하다.
‘메린’은 달랏 산악 지역의 커피 농장 이름이다. 이곳에 가면 갓 수확하여 볶은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다. 메린 커피 가든이 베트남 커피와 카페를 찾는 사람들의 성지가 된 이유는 바로 뷰다. 좌석 걱정 없이 넓은 테라스에 올라 커피를 마시면 눈앞에 넓은 커피농장이 펼쳐진다. 그 뒤에는 산과 호수가 보이는데 마치 대자연 속에서 나온 커피를 마신 기분이 든달까.
게다가 카페를 걸어 내려가면 커피나무를 볼 수 있다. 식물원에 온 느낌으로 생산되는 커피나무와 열매를 보고, 또 이곳에서 나온 원두들도 구매해서 갈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택시를 타고 들어가야 할 정도로 시내에서 제법 떨어져 있다는 것. 멀리 온 김에 멋진 풍경과 맛을 한가득 담아 와야 한다.
메린 커피 가든(Me linh Coffee garden)
주소 : Tổ 20 thôn 4, Tà Nung, Tp. Đà Lạt, Lâm Đồng 670000
다시 하노이다. 호안끼엠 호수변에는 작지만 독특한 카페들이 많다. 그중 하나는 ‘더 노트 커피’라는 곳이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커피도 커피지만, 메뉴를 주문할 때 함께 오는 ‘포스트잇’에 달려있다. 이 포스트잇에는 소박하지만 귀여운 응원의 문구가 적혀있는데. 이것이 더 노트 커피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그렇다. 더 노트 커피 주변을 둘러보면 온통 이렇게 받은 포스트잇투성이다. 카페의 벽뿐만 아니라 테이블과 의자에도 포스트잇이 붙어있다. 알록달록 귀여운 말들이 적혀있는 포스트잇이 바로 더 노트 커피의 상징이 되어버린 것이다.
커피와 메뉴는 준수하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반미 등 다양한 취향을 고려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문구에서 에너지를 얻게 되는 작지만 독특한 카페라고 볼 수 있다.
더 노트 커피 (The Note Coffee)
주소 : 64 Lương Văn Can, Hàng Trống, Hoàn Kiếm, Hà Nội
호안끼엠 호수에 또 다른 명물이 있다. 바로 올웨이즈 카페라는 곳이다. 더 노트 커피가 귀엽고 긍정적인 바이브를 자랑한다면, 이곳은 마법사의 기운을 가득 느끼게 해 줄 수 있다. 바로 ‘해리포터’ 콘셉트를 가진 카페이기 때문이다.
올웨이즈 카페는 카페의 인테리어는 물론 각종 소품과 직원들의 옷이 해리포터 소설과 영화에서 튀어나온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해리포터 덕후들을 위한 작은 공간이다. 한쪽에는 해리포터 소설책도 읽을 수 있게 비치되어 있다. 안타깝게도 베트남어라 우리가 읽을 수는 없겠지만(…).
게다가 이곳은 해리포터에 나오는 음료 ‘버터맥주’를 판매한다. 여러 버전의 버터맥주를 마셔봤지만, 이곳의 버터맥주는 평범한 인간인 ‘머글’의 입맛에도 손에 꼽을 수 있을 만큼 맛있을 듯하다. 왜냐하면… 콜라 맛이니까.
올웨이즈 카페(Always Cafe)
주소 : 8 Hàng Tre, Lý Thái Tổ, Hoàn Kiếm, Hà Nội
해당 원고는 VEYOND MAGAZINE에 기고한 글을 수정한 것입니다. 'VEYOND'는 베트남을 거점으로 세계 각국에서 성공신화를 건설하고 있는 대원 칸타빌의 베트남 전문 매거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