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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시즘 Jun 17. 2022

내가 알던 스벅이 맞나요? 스타벅스 VS SSG타버스

잘 나가던 스타벅스는 왜 이렇게 달라졌을까?

스타벅스를 자주 가는 사람이라면 요근래 무언가 이상한 점이 생겼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을 것이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부모님(?)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원래 미국 스타벅스와 신세계 그룹의 이마트가 50 대 50 합작회사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이마트가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면서, 신세계가 최대 주주가 됐다. 새로 바뀐 법인명은 ‘SCK 컴퍼니’. 자고 일어났더니 우리 엄마아빠가 한국인이라니! 


한국은 ‘카페공화국'이라 불릴만큼 카페에 진심인 나라다. 수많은 카페 중에서도 언제나 1위를 하는 스타벅스에게 일어난 신변 변화에 대해서 음료 미디어 마시즘이 놓칠 수 없다. 


오늘은 스타벅스와 쓱(SSG)타벅스, 그 사이 어디쯤에 와버린 스타벅스 코리아에 대한 이야기다.



내가 알던 스타벅스는 

어디로 가고.. 이건 뭐죠?

한국인에게 스타벅스란 무엇인가. 고급스러운 브랜드이고, 누구보다 프리미엄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자동차로 치면 외제차 같은 느낌이랄까? 한때는 ‘밥보다 비싼 커피(하지만 이제는 밥이 훨씬 더 비싸져버렸다)'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높은 가격과 안락한 카페공간은 여전히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을 멋져보이게 만드는 요소였다. 


이를 증명하는 것이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스타벅스 기프티콘이 언제나 1위였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한국에서 스타벅스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에게 사랑받는 브랜드였다.

하지만 최근의 스타벅스는 달라졌다. 심지어 ‘쓱타벅스'라고 강제개명(?)을 당할 정도다. 도대체 왜 이러나 싶을만큼 변화된 모습에 팬들을 혼란스러워한다. 아니, 스타벅스 너 말이야. 몰스킨, 스탠리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역사가 오래된 브랜드들과 어울리는 곳 아니었어? 그런데 왜 갑자기 이마트 야구단(SSG 랜더스)과 콜라보를 하는건데!



스타벅스에서 
낯선 SSG의 향기가 나요 

최근 스타벅스에서 느껴지는 기묘한 뉘앙스의 정체는 SSG, 즉 신세계다. 조금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볼까? 현재 스타벅스의 지분 구조는 이마트 67.5%, 나머지는 싱가포르 투자청(GIC)이 가지고 있다. 즉, 미국 스타벅스 본사의 지분은 ‘0’으로, 사실상 철수한 상황이다. 


신세계가 최대주주가 되었다는 것은 경영 상에서 큰 의미를 차지한다. 경영권을 독자적으로 가지게 되기 때문에, 신세계 입장에서는 훨씬 주도적으로 계열사와의 콜라보나 굿즈 판매 등 다양한 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다. 

ⓒ SSG 랜더스 유튜브

대표적으로 SSG 랜더스와 협업으로 탄생한 야구 유니폼 ‘랜더스벅', 최근 신세계에서 운영하는 야구장, 호텔에 입점한 특수 매장 등이 그 예시다. 국내 최초로 골프장(a.k.a. 그늘집)에 생긴 스타벅스인 여주 ‘자유CC골프장' 역시 계열사인 신세계 건설이 운영하는 곳이다. 마치 신세계 유니버스 안에 스타벅스가 전담 푸드코트처럼 들어가버린 느낌이랄까? 

ⓒ 이마트몰


심지어 스타벅스 마케팅의 꽃이라고 볼 수 있는 e-프리퀀시 굿즈에도 변화가 생겼다. 원래 프리퀀시는 매년 일정 기간동안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20잔 이상 마신 손님에게 상품을 주는 이벤트다. 일종의 개근상 같은 개념이랄까? 하지만 올해부터는 신세계 쇼핑의 유료 멤버쉽 제도인 ‘스마일 클럽’에 가입을 하면 음료를 마실 필요 없이 굿즈만 별도로 구매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러다 보니 스타벅스를 좋아하는 팬들은 실망감을 이야기한다. e-프리퀀시는 그동안 스타벅스에 대한 팬심을 자랑하는 증표였는데, 한순간에 신세계 쇼핑 굿즈로 전락해버린 기분이라는 것이다.


여긴 커피 파는 곳이야, 옷 파는 곳이야?

우리 인스타그램이 달라졌어요


그렇다면 미국 본사는 어떨까? 스타벅스 CEO 인 하워드 슐츠는 코로나 이후 더욱 커피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글로벌 스타벅스의 공식 인스타그램만 보아도, 화려한 비주얼의 음료와 다양한 커피메뉴가 돋보이는 구성으로 이뤄져있다. 여러 사람들이 스타벅스 메뉴를 즐긴다는 것을 알리기라도 하듯, 누군가 손에 음료를 쥐고 있는 후기 사진이 대다수다. 사진을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목이 말라오고 단 음료를 마시고 싶어진다.

하지만 스타벅스 코리아를 볼까? 무엇보다도 굿즈와 이벤트에 진심이다. e-프리퀀시 여름 버전을 출시하면서 옷과 가방 사진을 올린 것인데,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 곳이 스타벅스인지 무신사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 스타벅스 코리아 유튜브

심지어 런웨이 컨셉으로 광고도 진행했다. 공항, 비행기에서 모델들이  e-프리퀀시 굿즈를 착용하고 활보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느낌,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는다. 자그마한 스타벅스 로고를 빼고 본다면, 그냥 이마트 의류매장 광고를 보는 것 같다고 할까? 



어디까지 현지화를 허용해도 될까?

다른 브랜드의 로컬라이징

이번 스타벅스 이슈의 핵심은 결국 로컬라이징의 문제라고 볼수 있다. 사실 모든 글로벌 브랜드는 다른 나라에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로컬라이징, 즉 현지화를 진행한다. 

예를 들어 ‘배스킨라빈스’은 아이스크림 브랜드 중에서도 현지화가 잘 된 케이스다. 1945년 미국에서 시작한 글로벌 체인인데, 한국에서는 SPC에서 관리와 운영을 하고 있다. 이 곳은 누구보다 ‘맛'에 대해서라면 한국인을 가장 잘 아는 곳이라고 할까?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아빠는 딸바봉', ‘이상한 나라의 솜사탕' 등 신메뉴를 꾸준히 개발해왔고, 심지어 ‘아이스크림 케이크'처럼 국내에서 최초로 발명해서 역수출 되는 히트상품도 탄생시켰다. 덕분에 세계를 통틀어 배스킨라빈스가 가장 잘 되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반면 똑같은 아이스크림 브랜드이지만, ‘콜드스톤'이라는 미국 브랜드가 있(었)다. 말 그대로 차가운 돌 위에 아이스크림을 비벼서 만들어 주는 프리미엄 컨셉인데, 한국에서 2번이나 망한(...) 비운의 전적이 있다. 


콜드스톤이 실패한 이유로는 지나친 현지화를 꼽는다. 한국에 들어올 때 미국 본토에서 쓰는 매장 인테리어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고, 특유의 서비스를 생략했다. 오리지널 콜드스톤의 매력이 잘 전달되지 못한 것이다. 결국 콜드스톤은 대다수 한국인에게 설득되지 못하고 실패하고 만다.



브랜드가 길을 잃으면

소비자는 혼란스러워진다

그렇다면 콜드스톤이 지금의 스타벅스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그것은 브랜드가 가진 아이덴티티를 놓치면 끝이라는 것이다. 스타벅스의 핵심은 언제나 ‘커피’다. 결국 고급스러운 커피 경험을 보여주는 것이 스타벅스를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바가 아닐까?




참고문헌

"커피맛, 굿즈 다 변했다고?"…스타벅스에 무슨일이, 최아영, 매일경제, 2022.6.13

“美 느낌 사라졌다” 스타벅스 둘러싼 오해와 진실, 한다원, 시사저널, 2022.6.9

[백브리핑] 스타벅스 '팬'이 속상한 이유, '변심' 때문인가 오해인가, 김지효, 비즈니스포스트, 2022.6.2

웬 좌석없는 별다방? 스타벅스가 '쓱타벅스' 된 후 생긴 일 [뉴스원샷], 이소아, 중앙일보, 2022.5.27

스타벅스, 이마트 때문에 변했다는 지적…진실은?, 김현우, 글로벌경제신문, 2022.5.26

"스벅틱하지 않네" 이번엔 품절대란 없다…스벅 굿즈 무슨일, 고석현, 중앙일보, 2022.5.18

"국내 첫 골프장 내 매장" 스타벅스, '여주자유CC점' 오픈, 김보라, 뉴데일리, 2022.2.11

[마켓인사이트] 신세계,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추가 인수…최대주주 된다, 차준호, 전설리, 김종우, 한경닷컴, 2021.7.27 

[단독] 신세계, 스타벅스코리아 최대주주 됐다…정용진 커피 나올까, 차준호, 김종우, 한경닷컴, 2021.7.27

스타벅스 '레디백'이 뭐길래? 커피 300잔 주문한 사연, 홍다영, 조선비즈, 2020.5.24

해외서 성장 멈춘 배라와 던킨…한국 SPC그룹은 어떻게 살렸나, 김보라, 한경닷컴, 2019.10.7

전세계에서 배스킨라빈스가 제일 잘되는 나라는?, 이덕주, 매일경제, 2019.4.3

‘폐점 속출’ CJ푸드빌 콜드스톤… “국내서 못 볼까”, 조지윤, 시사위크, 2015.8.28

[분석+]배스킨라빈스, 20년 넘게 아이스크림 시장 장악한 비결은, 김아름, 한국경제, 2015.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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