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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시즘 Jul 08. 2022

베트남의 소울드링크, ‘느억미아’를 아시나요?

#더울 때 생각나는 베트남의 시원한 음료를 소개합니다

올해도 여름이 오고야 말았다. 제법 무더워진 날씨에 온몸이 아이스크림처럼 뚝뚝 녹아버리는 기분이 든다. 이럴 때는 시원한 음료만이 우리를 구해줄 수 있다. 한국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태국에는 수박주스 ‘땡모반’, 그리고 베트남에는 ‘느억미아’가 있다.


느억미아는 베트남 사람들을 무더위에서 구해주는 음료다. 처음에는 녹즙을 닮은 초록 빛깔 때문에 마시기 꺼려졌지만, 한 모금 들이켜보니 시원함과 상큼함은 물론 자연에서 온 달달한 단맛까지 느낄 수 있었다. 이 느억미아의 정체는 ‘사탕수수’다. 사탕수수로 설탕이 아니라 바로 음료를 만들어버린다고?


오늘은 베트남의 소울드링크 ‘느억미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껌이 되기도 하고, 주스가 되기도 하는 사탕수수

대나무가 아니다, 사탕수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농작물’ 세 가지는 무엇일까? 3위는 밀이고, 2위는 옥수수다. 그리고 2위와 3위를 합친 것보다 많은 양의 ‘사탕수수’가 전 세계 곳곳에서 생산되고 있다. 한 해에 약 18억 톤이 생산된다. 양은 물론 거래량도 압도적이다. 2위인 밀보다 30배나 많은 양이 거래되고 있다.


사탕수수는 덥고 습한 열대기후에서 자라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기를 수 없는 작물이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자주 볼 수 있는 농산물 중에 하나다. 사탕수수는 보통 설탕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사탕수수 자체로 먹거리를 만들곤 한다. 시장 거리에 가면 사탕수수 줄기 토막을 파는데 이것을 껌처럼 입안에 넣고 씹는다. 한국으로 치면 칡뿌리를 씹는 기분이랄까? 물론 사탕수수가 훨씬 달콤하다.


마지막으로 사탕수수 줄기를 기계로 짜서 달콤한 즙을 시원하게 즐기기도 한다. 그것이 오늘 소개할 베트남 음료 ‘느억미아(Nuoc Mia)’다. 느억은 ‘즙’을, 미아는 ‘사탕수수’를 뜻한다.



베트남 거리의 오아시스 느억미아

초록 비주얼과 달리 굉장히 달고 맛있다.

베트남에 왔으면 꼭 마셔봐야 할 3가지 스트릿(?) 음료가 있다. 첫 번째는 연유 커피 ‘카페 쓰어다’, 두 번째는 얼음을 넣은 생맥주 ‘비아 허이’, 마지막이 바로 사탕수수 주스 ‘느억미아’다. 느억미아를 만드는 매장은 베트남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느억미아는 거리에서 ‘Nuoc Mia’라고 적혀있는 표지판을 찾아가면 된다. 혹은 대나무처럼 생긴 초록색 긴 줄기를 한쪽에 깔아놓은 곳으로 가면 된다. 베트남에서는 사탕수수의 긴 대를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 철가방(?) 같은 기계에 사탕수수 줄기가 있다면 그곳이 바로 느억미아를 파는 곳이다.

이런 식으로 사탕수수를 짜서 만든다.

느억미아는 더운 베트남의 필수 음료 중 하나다. 아니 오아시스라고 봐도 무방하다. 달콤하고 시원한 느억미아의 맛이 무더운 여름을 달래주기 때문이다. 한 잔에 약 10,000동(한화 500원) 정도 하는 착한 가격도 마음을 시원하게 한다. 베트남에 콜라가 들어오기 전에는 느억미아가 아이들의 코카콜라이자, 펩시였다고.


과거에 느억미아는 사탕수수를 기계에 넣고 직접 돌려서 즙을 짜내는 방식을 이용했다. 하지만 요즘은 사탕수수를 기계에 넣고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즙이 짜지는 첨단 시스템(?)을 자랑한다. 즙으로 짜인 느억미아는 얼음이 담긴 컵으로 옮겨지고, 여기에 새콤한 라임즙 몇 방울을 추가하면 완성된다.


가게에 따라 라임 대신 파인애플을 넣어주기도 하고, 깔라만시나 두리안(?)을 넣어주기도 한다. 때문에 나의 입맛 취향에 따라 느억미아를 찾는 재미도 있다. 푸르스름한 생김새를 보면 공포스러운 맛이 날 것 같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한국 사람들이 누구나 좋아하는 달콤한 맛이 난다. 무엇보다 베트남의 무더위가 느억미아를 더 맛있게 만들어 준다고나 할까?



느억미아를 한국에서도 만날 수 있을까?

베트남의 느억미아가 그리울 땐 차이나타운(?)에 가자.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 해외여행은 꿈도 못 꿨다. 이제야 조금 숨통이 트이고 있지만 여전히 쉽지 않다. 하지만 걱정은 금물. 베트남의 먹을거리와 마실 거리를 한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국내에 베트남 음식을 판매하는 전문 식당이나, 베트남 커피를 만드는 카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느억미아’의 존재는 어쩐지 찾기 어렵다.


그런데 놀랍게도 인천의 ‘차이나타운’에 가면 느억미아를 만날 수 있다. 느억미아는 이곳에서 ‘사탕수수 주스’로 불리며 차이나타운의 별미가 되어가고 있다. 베트남 못지않은 무더운 여름 날씨 느억미아가 그리운 분이라면 이곳에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몸은 베트남에 갈 수 없지만, 달콤하고 시원한 베트남의 오아시스가 당신을 찾아갈지도 모르니까.



해당 원고는 VEYOND MAGAZINE에 기고한 글을 수정한 것입니다. 'VEYOND'는 베트남을 거점으로 세계 각국에서 성공신화를 건설하고 있는 대원 칸타빌의 베트남 전문 매거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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