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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시즘 Jul 06. 2022

돌아온 여름을 지배할 맥주는? 2022신상맥주 왕중왕전

#어느 때보다 치열한 맥주 대결이 펼쳐진다

호빵의 계절이 겨울이라면, 맥주의 제철은 여름이다. 시원한 맥주를 더욱 맛있게 만들어줄 최고의 안주는 바로 무더위거든. 머리가 띵 울릴 만큼 차가운 맥주를 마시면 더운 날씨의 힘듦이 한결 나아지는 기분이 든달까? 실제로도 맥주 회사들에게 여름은 한 해의 흥망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즌이자 그만큼 공력을 기울이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올여름을 위해 태어난 여름 맥주들의 왕중왕전! 분야별 최고의 맥주는 무엇일지 1:1 데스매치로 겨뤄본다.   


1. 맥주의 근본은 라거지,

제주라거 VS 블루걸  

곰표부터 불닭까지. 온갖 과컨셉의 맥주를 마셔보다가도 결국 고향집처럼 다시 돌아오게 되는 것은 ‘라거'다. 익숙하면서 편안하고, 무엇보다도 ‘꿀꺽꿀꺽’ 터프하게 마시기에 가벼운 라거만한 것이 또 없으니까. 오히려 제대로 만든 라거를 찾는 일이 꽤나 어렵달까?


제주라거는 제주의 재료로 힙한 맥주를 만드는 ‘제주맥주’에서 나온 첫번째 라거다. 깨끗하고 맑은 노란빛으로 이름값을 뽐내고, 쫀쫀한 거품과 함께 파도처럼 부드러운 목넘김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블루걸 보다 이쪽이 더 라거다운 느낌이 들었다.


반면 블루걸 맥주는 한국보다 홍콩에서 훨씬 더 유명한 맥주다. 홍콩에서는 16년 동안 1위를 하는 국민맥주라서 모르는 사람이 없거든. 덥고 습한 나라에서 살아남은 맥주 답게, 블루걸은 쌉싸름하면서 시원한 맛이 난다. 재밌는 점은 블루걸의 소속은 한국의 오비맥주이고, 이번에 역으로 국내에 소개된 사례라는 것이다. 과연 블루걸은 본국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2. 여름에도 배는 먹고 싶으니까,

말표 배 에일 VS 호가든 페어

한국인이 배맛을 좋아한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명제다. 아이스크림에는 탱크보이, 음료에는 갈아만든 배라는 불후의 마스터피스가 있으니까. 그렇다면 술의 세계에서 배의 왕좌는 누구의 것이 될까?


먼저 배맛에 도전한 곳은 말표다. 흑맥주, 청포도에 이은 말표맥주 시리즈 셋째로 ‘말표 배 에일'을 발표했다. 캔을 열자마자 익숙한 ‘갈아만든 배' 향기가 퍼져나온다. 이게 술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아주 달큰하다. 심지어 색깔도 투명에 가까운 연노랑빛이라 더욱 음료 같다는 느낌이 든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추천하는 난이도 초보의 맛이다.


동양배가 있다면 서양배도 있다. ‘호가든 페어'는 밀맥주의 황제, 호가든에서 호기롭게 도전한 배맛 버전이다. 서양배 과즙을 더해서 3.5도의 가볍고 상큼한 느낌의 맥주다. 재밌는 점은 서양배는 우리가 먹는 다르게, 꽃향이 나고 사과 같은 향이 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마시다 보면 은근히 사과향이 떠오른다. 개인적으로는 달기만 한 것보다는 다채롭게 향긋한 쪽이 좋아서 호가든 페어가 더 마음에 들었다.   



3. 전국구 배달앱이냐 37년 전통의 소시지냐,

요기요 맥주 VS 천하장사 에너지비어

콜라보의 인기는 올해도 계속된다. 내노라하는 회사들이라면 한 번쯤 브랜드 맥주를 내놓았을만큼, 껌부터 주식, 음악, 심지어는 방송국까지 모든 것이 맥주로 다시 태어난다. 모든 것의 맥주화랄까?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배달어플 ‘요기요’에서 맥주를 낸 것도 이상하지 않다. 이번 요기요 맥주는 GS 리테일이 요기요를 인수하면서 GS 25 편의점과 연계해서 만든 첫 제품이다. 특히 어플로 구매하면 4캔 9000원 대에 구할 수 있어서, 맥주를 생필품으로 여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동안 대란이 일어났다. 맛은 보통의 필스너 라거 맥주로, 어떤 배달음식과도 페어링이 무난하게 좋다. 하지만 아무래도 맛보다는 가격으로 마시는 사람들이 아직까지는 더 많은듯 하다.


수제맥주 브랜드 카브루는 전통의 K-소시지 ‘천하장사'와 재밌는 콜라보를 했다. 여기는 특별히 맥주에 ‘마카‘라는 재료를 넣었다. 마카는 피로 회복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재료인데, 이걸 맥주에 태웠다고? 하지만 진짜 재밌는 점은 천하장사 소시지와의 궁합이다. 확실히 소시지랑 먹었을 때 숨겨져있던 알싸하고 짭쪼름한 맛을 돋궈주었다. 이걸 먹고 추억 속 소시지도 함께 구매하라는 빅픽쳐가 아닐까.   


4. 치솟는 물가도 맥주를 막을 순 없어,

오비 오엠지 VS 신세계 레츠


자고 일어나면 단골식당의 밥값이 달라져 있고, 차를 두고 다닐까 싶을만큼 주유비가 오르는 요즘. 월급 빼고 모든 것이 오르지만 그래도 맥주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 그럴 때 고마운 것이 발포주다. 맥주보다 맥아의 함량이 살짝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맛과 기분은 충분히 맞출 수 있는 발포주. 갓성비에 빛나는 발포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오비맥주의 ‘오엠지’다. 보리가 들어있어서 맥주랑 비슷한 느낌을 내지만 훨씬 가볍고 고소하다. 이름에는 ‘오 마이 갓!(OMG)’ 할만큼 놀라운 맥주가 되고싶다는 이들의 소망을 담았다. 하지만 문제는 비슷비슷한 발포주들 사이에서 아직까지 포지션이 애매하다는 것이다. 이 친구의 형님 격인 오비맥주의 ‘필굿'부터 이 구역 절대강자인 ‘필라이트'까지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반면 신세계 L&B에서는 ‘레츠’를 냈다. 레츠는 캔에는 맥주를 연상시키는 노란 몸통에 하얀 거품이 그려져있고. 스페인의 양조장과 협업을 해서 한국인 입맛에 맞는 맛을 맞춰냈다. 1800원이라는 가격은 맥주 중에서는 저렴하고, 국산 발포주보다는 살짝 웃도는 가격이다. 정용진 소주(푸른 밤)는 처참히 실패했지만 과연 발포주 시장에서는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까?


4캔 11000원의 시대,

가성비와 다양성 사이의 맥주씬

편의점 맥주의 ‘4캔 만원'이란 공식이 깨진 것은 맥주적으로 보았을 때도 중요한 변화다. 맥주가 가격의 한계를 넘어서서, 더욱 프리미엄하고 다양한 라인업으로 나아갈 가능성을 열었다는 것. 동시에 반대편에서는 더욱 가성비로 승부를 보는 유사 맥주 친구들이 치고 올라오게 될거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쉬운 것은 전처럼 맥주를 과감하게 담기 살짝 부담스러워 졌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만큼 훌륭한 품질과 괜찮은 맥주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고를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는 장점이 있다. 치열하지만 그래서 더욱 풍요로운 맥주씬. 과연 올해의 여름을 함께 보내고 싶은 여러분의 맥주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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