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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시즘 May 03. 2023

당신이 맛보지 못한 서울우유 밀크티 7

#서울우유도 모르는 서울우유 밀크티 신상을 예측해본다

우유회사들은 적어도 한 분야에는 미쳐있는 장인이다. 이를테면 빙그레는 단지우유에 미쳐있고, 매일우유는 선행에 미쳐있고, 덴마크우유는 민트에 미쳐있다. 경쟁, 아니 전쟁 같은 우유시장에 그들만의 무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서울우유는 없다. 서울대도 있고, 서울사이버대도 있는데, 서울우유는 무기가 없다. 음료계의 일타강사 마시즘이 나설 차례인가.


서울우유가 가야 할 길, 그것은 바로 '밀크티'다. 이전에 '서울우유 살롱밀크티'를 냈을 때는 몰랐다. 그러나 최근 인도식 밀크티인 '차이라떼'를 세상에 내놓고 말았다. 그 매니악한 차이라떼를 출시할 생각을 한다고? 서울우유. 당신이 가야 할 길은 '밀크티'야! 이렇게 10년만 꾸준히 내면 '서울우유'가 아니라 '서울밀크티'라고 부를 수 있는 포텐셜을 가졌다고.


그래서 준비했다. 서울우유가 만든 밀크티, 그리고 서울우유가 만들어야 할 밀크티를 말이다. 오늘 마시즘의 주제는 당신(서울우유 관계자 포함)이 맛보지 못한 서울우유 밀크티 7종류다. 이대로만 내줘!



1. 호불호 없는 로얄밀크티

살롱밀크티

시작은 서울우유의 첫 밀크티 <서울우유 살롱밀크티>다. 이 밀크티의 종류는 '로얄밀크티'라고 볼 수 있다. 이름만 들어도 영국 어느 왕실에서 마실 것 같은 메뉴지만 일본식 밀크티다. 로얄밀크티는 우유를 넣고 차를 끓이는데, 이 과정을 홍차덕후 영국사람이 본다면 공중제비로 트리플악셀을 돌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맛이다. 살롱밀크티도 흠잡을 곳 없이 맛있는 로열밀크티의 맛을 냈다. 오직 문제는 옆집 립톤도, 홍루이젠도, 데자와도 로얄밀크티라는 점이다. 하지만 아래의 밀크티는 다르지.



2. 밀크티계의 화생방

차이라떼

최근에 나온 서울우유의 야심작이다. 바로 인도의 '짜이', <서울우유 차이라떼>를 출시했다. 카레의 나라 인도출신인 만큼 밀크티에 계피, 카다멈 등의 향신료를 아낌없이 투하했다는 게 특징. 때문에 로얄밀크티에 비해 훨씬 향이 강하고 진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이걸 정식으로 발매를 했다고?


서울우유 차이라떼는 '짜이'처럼 강하진 않지만 향신료를 풍부하게 쓴 진한 밀크티였다. 밀크티 매니아로서 이 정도면 괜찮게 나왔다 싶었는데 주변이 초토화되었다. 좋게 말하면 수정과, 나쁘게 말하면 화생방 같다던데... 앞으로 보통 밀크티 마시면 심심해서 못 견디게 될걸?


하지만 '차이라떼'는 시작일 뿐이다. 서울우유 여기서 멈추지 말고, 이런 것들도 내보라고!



3. 버터가 들어간 티베트 수유차

야크버터티

기왕에 인도버전까지 밀크티를 갔다면, 티베트 밀크티 정도도 돌아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않을까?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고원을 가진 티베트의 밀크티에는 특별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수유차라고 불리는 이 음료에는 바로 '버터'가 들어간다. 방탄커피도 이걸 보고 만들었다. 그래 <서울우유 야크버터티> 이것이 바로 서울우유 밀크티의 다음 단계다!


야크버터티는 버터가 들어가 있어서 훨씬 고소하고, 우유가 아닌 거의 야생의 소젖 맛을 느끼는 밀크티가 될 것이다. 기력이 없는 사람이 마시면 강제 에너지충전이 되는 급속충전 에너지 밀크티로 이 음료를 추천한다. 오직 문제는 이게 너무 진해지면 밀크티가 아니라 곰탕 맛이 날 것 같다는 점뿐.



4. 우유와 연유의 깊이 있는 콜라보

연유밀크티

티베트가 너무 생경하다면, 가까이 홍콩스타일의 밀크티를 적용해 보는 것도 좋다. 심지어 홍콩은 영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근본적인 밀크티의 맛에 더 가까워있다. 대신 홍콩 밀크티만의 특징은 '무가당 연유'를 넣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름 지어봤다 <서울우유 연유밀크티>.


진하게 우려낸 홍차에, 수분함량이 낮고, 당이 들어있지 않은 연유를 섞어서 홍차 본연의 맛과 깊이 있는 우유의 고소함을 느낄 수 있는 연유밀크티. 이름만 들어도 한 번 마셔보고 싶지 않던가. 하지만 밀크티 초심자가 마셔보면 알 것이다. 밀크티는... 달아야 맛있다는 사실을.



5. 바닐라향이 안개처럼 피는 밀크티

런던포그라떼

연유밀크티는 심심해서 안 되겠다고? 이번에는 고급스러운 향을 더한 밀크티로 가본다. <서울우유 런던포그라떼> 이것은 실제 있는 메뉴다. 런던포그는 얼그레이 홍차에 바닐라시럽을 추가하고, 거품이 잔뜩 있는 스팀밀크를 섞어 만든 밀크티다. 달콤하고 따뜻한 바닐라향과 시원쌉싸레한 얼그레이 향. 그리고 구름처럼 부드러운 우유의 조화라니!


영국영화에서 마실 법한 런던포그는 사실 런던에 없다. 캐나다 벤쿠버에서 만든 시그니처 밀크티라고 한다. 런던산이면 어떻고, 캐나다산이면 어때. 이렇게 맛있는 조합을... 서울우유 놓칠 거야?



6. 밀크티계의 예송논쟁을 내 손으로

클래식밀크티

결국 밀크티에 발을 내딛은 이상 원조를 만드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라고 볼 수 있다. 영국식 밀크티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참으로 평양냉면'이었다. 밀크티가 왜 이렇게 달지도 쓰지도 않고 밍숭맹숭한지 굉장히 놀랐다. 영국에서는 밀크티가 달면 맛알못 취급을 받는다는데... 누가 누구보고 맛알못이라고!?


하지만 이 <서울우유 클래식밀크티>는 영국밀크티의 슴슴한 맛과 역사를 모두 가지고 있다. 심지어 영국판 부먹논쟁인 '차먼저 VS 우유먼저'를 음료로 보여줄 수 있다. 패키지만 바꾸고 2+1행사로 판매량투표를 한다거나 하는 악마의 마케팅을 하면 영국수출의 미래도 먼 일이 아니다(전혀 아니다).



7. 밀크티는 씹어야 제 맛

버블밀크티

한국에서 이미 검증된 밀크티다. 타피오카펄이 들어간 대만식 밀크티인 '버블티(전주나이차)'를 만드는 것이다. 포도봉봉도 알갱이를 넣고, 모구모구도 알갱이를 넣는데, 서울우유라고 못할 것은 없잖아. 알갱이음료의 마지막 희망 바로 <서울우유 버블밀크티>다.


진한 홍차와 부드러운 우유의 만남. 그리고 중간중간 입을 간지럽히는 동그란 타피오카펄은 밀크티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쾌감을 대중들에게 선물해 줄 것이다. 물론 이 정도가 구현이 되면 사람들은 공차와 서울우유 중 어떤 곳을 가야 할지 선택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우유회사에 왜 밀크티를 파야하거든 묻거든, 이렇게 말하라


사람의 취향은 금방 변하기 때문에 음료회사들은 당연히 유행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짧디 짧은 유행들이 지나간 순간들이 굉장히 허무하다는 것은 창립 90년이 다 되어가는 '서울우유'가 가장 잘 알 것이다.


그렇기에 새로운 장르를 파는 것이다. 유행에 흔들리더라도 다시 돌아올 곳을 찾기 위해서다. 적어도 어떤 종류의 마실 것에서는 이곳이 가장 오랫동안 잘했다는 것을 음료 브랜드들은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가 아무 생각 없이 음료를 고르는 것 같지만, 그 무의식에는 이런 이유가 분명 숨어있다.


오늘의 일타강사 마시즘이 만든 서울우유 밀크티 플랜, 과연 서울우유에서 보았으면 하는 밀크티는 무엇인가? 그리고 이 완벽하고도 위대한 서울우유 밀크티 플랜은 어디에 보내야 하는가!


※ 추신 : 물론 장난입니다, 고.. 고소하지 마십시요. 서울우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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