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마시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시즘 Jul 06. 2023

인공지능으로 콜라를 만든다면?

#인공지능으로 '코카콜라 신제품' 만들기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시대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을 보며 모두가 인간팀에 응원을 보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뛰어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특히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챗GPT(Chat GPT)는 무엇이든 물어보면 답을 주는 21세기의 소크라테스가 되지 않았던가. 


챗GPT는 모르는 것이 없다. 예를 들어 챗 GPT에 '마시즘이 뭐야?'라고 물어보면. 


... 정체를 들킨 건가. 오늘의 맑시즘, 아니 마시즘은 인공지능으로 갈아탄다. 가내수공업은 이제 안녕!



인공지능과 짱친되기

대화형 인공지능은 콜라를 만들 수 있을까?

AI 인공지능을 가장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다. 구글의 AI 바드(Bard)는 한글로 물어봐도 쉽게 답하는 진정한 인공지능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바드가 마시즘을 알아서 고른 것은 아니고... 그런데 바드가 챗GPT는 아직 개발 중이라 모든 것을 알지 못할 수 있데.

(앞으로 바드는 나와 한 몸이고...)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를 사용하는 방법은 '카톡을 하는 것'만큼 간단하다. 

1.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2. 답을 준다


마시즘이 가장 궁금했던 것은 현존하는 최고 음료 중 하나 '코카콜라'의 비밀을 파헤치는 것이었다. 바드에게 코카콜라 레시피를 물어봤다. 잠깐의 로딩도 없이 돌아온 답은 심플했다. 

(물 2리터에 설탕 1KG, 음식 손이 진격의 거인인 바드)

... 이렇게 간단하게 만들어진다고? 는 만들어서 마셔봤더니 아니고, 바드도 때론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무언가를 아는 척 대답이라도 해야 대화가 이어지는 짝사랑의 카톡 같다고 할까? 


하지만 마시즘은 콜라도 만들 줄 모르는 인공지능을 놀리려는 것이 아니다. 바드, 나의 꿈은 카피에 있지 않아. 너와 함께 신제품 출시로 간다! 



인공지능이 만든

코카콜라 신제품의 맛

우리는 기존의 코카콜라를 만드는 것이 아닌, <코카콜라 우주맛>이나 <코카콜라 레전드> 같은 기존에 없는 새로운 코카콜라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이름하야 AI 코크 프로젝트.


바드에게 과일맛에 코카콜라를 만들기 위해 추천하는 과일을 물어보았다. 여러 가지가 나온 것 중에 오렌지와 딸기가 섞인 코카콜라를 만들기로 했다. 실제로 만들었는데 나쁘지 않았다. 아마 인터넷에 있는 여러 과일주스 믹스들을 참고한 것이겠지. 

(중간에 이상한 오이가 있는 거 같은데? 함정이냐?)

인공지능과 대화과정은 굉장한 인내심을 발휘한다. 바드는 충분히 악의 없이 나를 도와주는 파트너지만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가 되는 것은 아니다. 과일을 물어보면 여러 가지 과일을 나열하고, 하나만 골라달라고 따로 말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아, 이렇게 보니 명령하는 내 잘못이기도 했네.


바드와의 30여분의 토크 끝에 결정된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우리가 만들 코카콜라는 오렌지와 딸기맛이 포함된 코카콜라

2. 이름은 '코카콜라 펀치'라고 한다

3. 슬로건은 '상큼한 과일맛, 코카콜라 펀치' 

4. 광고가 필요하다


그래서 광고를 만들기로 했다. "바드야 무료로 광고를 만들 수 있는 인공지능 서비스가 있니?"


(휴먼지능이 제안한 회심의 펀치 장면을 단호하게 컷하는 인공지능 바드)

인공지능으로

광고영상 만들기 

글만 쓰면 인공지능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은 이미 너무 유명해졌다. 이제는 글만 쓰면 영상이 나오는 시대가 오고 있다. 계속되는 글쓰기와 영상 만들기의 병행으로 콜라 마실 시간이 부족한 마시즘에게는 글 쓰지 않고, 영상을 찍고 만들 일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잠깐 그러면 콜라 살 돈은 어떻게 벌지?


걱정은 뒤로 하고 명령어를 입력하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서비스를 여러 개 사용해 보았다. 메인으로 영상을 만들 것은 '카이바(Kaiber.ai)'라는 서비스였다. 명령어를 입력하면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주는데 퀄리티가 나쁘지 않았거든.

하지만 이쯤 되면 프롬프트라고 불리는 명령어를 잘 써야 한다(심지어 영어로). 아무 말이나 해도 답을 해주는 바드가 그리울 정도였다.


그래서 바드한테 프롬프트를 영어로 써달라고 했다. 물론 시나리오도 바드 네가 써.


그렇게 영상을 인공지능으로 만들고, 성우도 인공지능을 사용하고, 실사 이미지 같은 인공지능 영상까지 활용하여 광고를 한 편 제작했다. 



(영상을 보면 9분 부터 만들기가 시작되고, 19분에 광고가 나온다.)


인공지능 서비스들을

투어 하며 생각한 것

주사위는 던져졌다. 바드와 '인공지능 코카콜라'를 만들어가면서 생각한 것은 마치 이 모든 과정이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 대화형 인공지능 : 아 인공지능이 콜라 만들 수 있음, 대신 디자인은 다른 데서 알아봐

- 디자인 인공지능 : 아 로고 제가 만들어줌, 근데 영상은 다른 데서 알아봐

- 영상제작 인공지능 : 아 영상은 이렇게 만들 수 있는데, 사운드는 다른 데서 알아봐

- 사운드 인공지능 : 아 사운드는 이렇게 만들 수 있는데, 나레이션은 내가 못 함

- 인공지능 성우 서비스 : 아, 아 이렇게 말하면 되는 건가요?

- 상품소개서 인공지능 : 아, 소개서 제가 만들 수 있음, 근데 위에 소스들은 못 씀 

- 이 모든 곳을 돈 마시즘 : 아 그냥 내가 할 걸


결국 제품을 기획하고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키를 잡고 있는 것은 인공지능에게 대화를 거는 인간이었다. 또 인간이 얼마나 명확하게 명령을 내리는 가에 따라서 인공지능이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가 달랐다. 


정말 짧은 시간에 작업물을 만든다는 피지컬에서는 놀랍지만, 자칫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 출력과 수정을 반복할 수도 있다. 그렇게 빨리 원하는 걸 만들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을 참고하게 되고, 그러다 비슷비슷한 결과물들만 나오는 불상사가 일어날 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무... 물론 인간이라고 다른 것은 아니라서. 



음료에서는 인공지능을

쓸 일이 없는 것일까?

아니다. 이미 인공지능은 음료 회사들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레시피의 개발이 아니더라도 생산과 유통과정을 줄이는 자동화과정에서 인공지능은 쓰이고 있다고 한다. 인공지능의 역할은 미래에 갈수록 더욱 강해지는데 음료시장은 '맛있는 음료'를 내는가의 맛 경쟁을 넘어 '고객의 취향은 무엇인가', '그들의 구매패턴은 어떻게 되는가' 등의 소비자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 화두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맛을 모르는 인공지능일지라도 세상에 있는 음료의 레시피들을 모두 끌어와서 분석하고 개선할 수 있다. 마치 우리가 전화를 걸 때 전화번호부를 보거나, 여행을 갈 때 지도를 들고 다니지 않듯이 인공지능과 함께 하는 과정은 굉장히 자연스럽고 효율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라고 바드가 말했다. 어쨌거나 인공지능은 대단해(언변은 이미 인간인 나를 초월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소환사의 협곡에서 날아온 '코카-콜라 레전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