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Y3000 VS 잔디소다 & 베이컨소다
인류 여러분 세상은 갑자기 나타난 인공지능. AI로 불리는 것에 대체되고 있습니다. 이 편지를 남기기 전까지만 해도 저는 당연한 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오히려 잘 된 것 아닌가요? 인간은 이제 최선을 다해 쉬기만 하면 되는 시대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 인공지능이 음료의 영역을 건들 줄은 몰랐습니다. 그것도 인류의 문화유산에 가까워지는 코카콜라의 맛을 인공지능이 디자인을 했다고 합니다.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음료 신상털이 마시즘. 오늘은 인류, 아니 음료의 미래를 결정지을 대결을 소개합니다. 인공지능 음료와 인간이 만든 음료의 대결. 여러분은 무엇을 마시겠습니까?
먼저 살펴볼 제품은 인공지능이 만든 코카콜라, 코카콜라 Y3000입니다. Y3000이라는 말은 3,000년 정도의 인공지능이 가득한 시대의 맛이라는 뜻일까요? 미래지향적인 색감의 코카콜라 Y3000을 마셔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새로운데, 맛있는데... 어디서 먹어본 맛이야!
그래요. 이 코카콜라 Y3000은 복숭아와 풍선껌 사이에 있는 달콤한 향이 납니다. 초등학교 소풍을 갈 때 들고 다니는 분홍색 어린이 음료의 향미가 코카콜라에 입혀졌습니다.
분명히 굉장히 맛있어요. 오히려 코카콜라라는 것을 모르고 마셨다면 더욱 점수가 높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코카콜라 오리지널의 특별함은 아직 인공지능이 뛰어넘기에는 무리가 있는 듯싶었습니다.
어쩌면 인공지능의 한계가 이런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새로워야 하는데 무난하다." 모두의 취향을 학습해서 만들다 보니 익숙함이라는 향이 너무 짙게 남는 것 같습니다. 이대로 창의력의 인간의 승리인가?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마시즘이 유튜브가 구독자 5만이 되며 받은 선물인데요. 바로 '잔디맛 소다'와 '베이컨맛 소다'입니다. 서, 선물이 맞겠죠?
이 둘은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음료와 간식을 파는 '로켓피즈'라는 샵에서 왔습니다. 잔디의 푸르름을 느낄 수 있는 탄산음료와 베이컨을 마실 수 있는 탄산음료라니요.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습니다.
이것은 인공지능 콜라가 그리워지는 맛이 납니다.
초록색 잔디맛 소다는 형광 녹색의 폭력적인 비주얼과 다르게 기본적으로는 청사과나 청포도의 맛이 납니다. 대신 그 향을 풀냄새가 덮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잔디 깎기를 하다가 잔디가 입에 들어간 맛이라고 하더라고요. 동료들은 선산에 예초기를 돌리는 맛이라고 합니다.
베이컨맛 소다는 웃음이 나는 맛입니다. 정말 삼겹살 바짝 태운 향기가 솔솔 나거든요. 처음에는 달콤했다가 끝에서 다크 초콜릿이나 커피 같은 쌉쌀함이 느껴집니다. 물론 알고 마셔야 즐길 수 있다는게 함정입니다. 깜빡하고 동료들에게 어떤 음료인지 안 알려주고 맛보게 했을 때의 그 눈빛이란(...)
음료로 만들 수 있는 한계를 (너무) 넓힌 느낌이었습니다. 컨셉도 재미있고, 맛도 신기합니다. 분명 맛있으라고 만든 음료는 아니었을 ... 것이겠죠? 그렇지 않다면 인공지능의 손을 들고, 인공지능의 앞잡이가 되는 수밖에 없어요.
특이한 음료를 생각했던 인공지능에게서는 평범함을, 대중적인 무언가를 기대한(?) 인간 음료에서는 독특함을 경험했습니다. 가까운 미래 인공지능과 인간이 만든 음료가 공존할 시대. 우리는 어떤 음료를 택하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