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즈베리와 향신료가 느껴지는 콜라 _ 코카콜라 스파이스드
인파가 가득한 거리를 혼자 걷는다. 누구를 만나지도, 인사를 나누지도 않는다. 그가 원하는 것은 햇볕을 통과하고 에어컨 바람이 가득한 사무실에서 마실 시원하고 달콤한 콜라뿐이다. 사무실 입장과 함께 마실 콜라 한 캔에 동료들은 말하겠지. 그는 국가가 허락한 유일한 음료 털이 ... 어?
코카콜라 제로 맛이 왜 이래?
독특한 맛이 나는 코카콜라. 이 녀석은 미국에 새로 출시된 '코카콜라 스파이스드'다. 마치 주방 고무장갑 같은 디자인을 하고 있다. '스파이스드'라는 이름 때문에 매운맛 코카콜라 혹은 콜라계의 불닭볶음면을 생각하기 쉽지만 그런 맛이 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수정과 버전의 코카콜라' 같다고 할까?
그렇다. 코카콜라 스파이스드를 잔에 따라보면 익숙한 과일향이 올라온다. 체리 코크보다는 더 달콤함이 강한 라즈베리의 새콤달콤한 향이다. 마셔보면 익숙한 코카콜라의 맛이 나지만 진정한 매력은 마신 후에 펼쳐진다.
입 안에 향긋한 향이 감돈다. 첫 향에서 느낀 새콤한 라즈베리도 아니고, 콜라에서 느껴지는 달콤함이 아니고, 수정과를 마실 때 나는 따뜻한 향기가 감돈다. 덕분에 입맛이 피로해지지 않고 다시 코카콜라 스파이스드를 마시고 싶어 진다.
굉장히 매력적인, 하지만 코카콜라라기에는 복잡한 향이다. 때문에 호불호가 날 수도 있지만, 마시즘에게는 콜라로 만들어진 칵테일 같은 매력을 줬다. 문제가 있다면.
얘가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스프라이트 너마저 변한 거야?
올여름을 노리고 미국에서 출시된 스프라이트의 신제품 '스프라이트 칠'은 한국인들에게 묘한 반응을 일으킬만한 음료다. 일단 이름부터 스프라이트... 칠성사이다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프라이트의 칠(Chill)은 차갑게 하는 것을 말한다. 더 시원함을 주는 스프라이트라고 할까?
이 녀석은 색깔부터 다르다. 투명한 스프라이트가 아닌 약간 토레타 컬러의 불투명한 하얀색 음료가 나온다. 향을 맡고 마셔보면 '아!' 다양한 과일이 입안에서 터진다. 스프라이트 칠은 '체리 라임 소다'다. 기존의 스프라이트가 가진 시큼한 라임향에 체리의 달콤한 향이 어우러져서 입안에서 톡톡 터진다.
후르츠 펀치를 맞는 듯한 입안, 하지만 이 녀석도 과일향과 탄산 사이에 진정한 카운터를 숨겨놨다. 바로 혀가 '얼얼해'지는 느낌이다.
스프라이트 칠은 마실수록 입안이 시원해지는 느낌을 만들기 위해 고안된 음료다. 때문에 민트를 먹을 때나, 마라탕을 먹을 때 혀가 얼얼한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렇게 혀가 자극되다 보니 다시 음료를 마셨을 때는 미각이 예민하게 반응한다.
마치 탄산음료가 된 샹그리아를 마시는 기분이라고 할까?
물론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는 오리지널 버전이 언제나 존재한다. 이번 코카콜라 스파이스드와 스프라이트 칠은 그동안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를 좋아해 준 사람들을 위한 약간의 변신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입맛이 어른이 되어 다양한 미각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좋다. 어른이 되었는데 아직도 콜라를 마시냐며 핀잔을 받는 콜라매니아이면 더욱 좋다. 술자리에서 술을 잘 못 마시고 음료를 마시는데 멋스럽지 않다고 생각한 사람에게는 더더욱 좋다.
'달콤하다'로 정의할 수 없는 다양하고 복잡한 미각. 어려서부터 콜라를 마셔온 우리들의 나이에 맞게 진화한 코카콜라와 스프라이트를 즐겨보는 것은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