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이색 음식지수 5
국가기밀도 배고픔
앞에서는 솔직해진다
세계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미국 국방부 펜타곤. 철통보완 같은 시스템을 뚫고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고한 것은 경제정치 전문가도, 노스트라다무스도 아닌 '피자 배달 추적 계정'이었다.
"새벽 1시 30분부터 펜타곤 인근 피자토 매장의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무슨 일이 생길게 분명해."
아니나 다를까. 미국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공습했다. 세계의 모든 현인이 몰랐지만 피자는 알았다. 그렇다. 음식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오늘 마시즘은 음식으로 보는 재미있는 사회지수다.
'펜타곤 피자 지수'라고 불리는 이것은 이번만의 일이 아니다. 1989년 미국의 파나마침공, 1991년 걸프전 때에도 검증된(?) 나름 유서 깊은 관찰법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비상 상황 시 펜타곤 직원들은 사무실을 비우지 못하고 식사를 해야 하니까. 나름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야식이 피자였던 것.
하지만 이 글을 보고 펜타곤 근처에 피자스쿨이라도 차릴 생각이라면 주의하라. 이미 국가적 기밀을 3번이나 유출된 펜타곤은 아마도 전 직원 피자 금지령(?)이라도 내렸을 테니.
와플 하우스는 미국의 김밥천국 같은 프랜차이즈 매장이다. 24시간을 영업하고, 언제나 문이 열려있다. 이런 와플하우스가 휴무인 경우는 지구에 재난이 왔을 때뿐이다.
그래서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에서는 '와플 하우스 지수'라는 것을 발표했다. 허리케인이 지나가면 동네마다 와플하우스의 영업여부를 조사하는 것이다. 정상 운영하면 '녹색(회복이 되었다)', 문을 열었지만 일부 메뉴만 팔면 '노란색(아직 교통 등 문제가 있다)', 문을 닫으면 '붉은색(큰일 났다)'이다.
사실 이쯤 되면 허리케인에 맞서 언제나 오픈하는 와플 하우스가 대단하다.
스타벅스의 카페라떼는 어느 나라, 도시에나 판매되고 있는 음료다. 그런데 같은 가게, 같은 음료여도 스타벅스 카페라떼의 가격은 다르다. 단순히 환율로 비교한 것보다 비싸거나, 싸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스타벅스 카페라떼 가격을 기준으로 '라떼 환율'을 만들어 비교한다. 그것이 '스타벅스 지수'다.
사실 이 분야에서 오랜 권위자는 '빅맥지수'라고 불리는 맥도날드였다. 그런데 햄버거가 나라마다 할인이 심해서 스타벅스가 더 낫다는 이야기다 있다.
이 지수는 가장 귀엽지만, 가장 무서운 지수이기도 하다. '베이글 지수'는 회사 탕비실에 베이글이나 도넛을 가져다주고 '드신 분은 돈을 넣어주세요'라는 양심 결제 시스템(a.k.a 돈 바구니)이 있다. 그리고 사라진 베이글 대비 돈을 비교하는 것이다.
'폴 펜드먼'이라는 사업가가 80년대 초에 워싱턴의 회사마다 베이글과 돈 바구니를 넣고 회수율을 계산하면서 시작했는데. 돈 지급률이 90%가 넘으면 '정직한 회사', 80% 미만을 지급하면 '부정직한 회사'로 구분했다는 것이다. 돈을 내면 되는데 왜 무섭냐고? 내가 오늘 아침 회사 탕비실에서 과자 하나를 주워 먹었기 때문이다.
이 친구는 앞선 권위 있는(?) 음식지수보다는 소박하다. 미국에 가을을 상징하는 계절메뉴 '스타벅스 펌킨 스파이스 라떼' 판매일을 '진정한 가을'의 시작으로 잡자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체감 계절 측정법이랄까?
문제가 있다면 펌킨 스파이스 라떼의 인기가 너무 많아서 매년 펌킨 스파이스 라떼의 판매시즌이 앞당겨진다는 것이다. 이러다 상시판매가 되면 미국은 그냥 1년 내내 가을이 되는 게 아닐까?
이런 지수들은 말한다. 세상에 많은 일들은 생각과 이론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고. 이를 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야식, 누군가의 조식, 누군가의 먹고 마시는 일을 통해서 돌아간다는 것이다. 만약에 여러분이 음식이나 음료로 세상을 측정한다면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음식 속에 숨어있는 세상의 비밀을 찾아보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