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프너_아데스
한 모금의 음료수가 세상을 바꾼다
인류가 물을 발견한 시점부터 사람들은 언제나 마실 것을 원했다. 한 잔의 음료로 갈등이 일어났고, 한 잔의 음료로 평화가 찾아온다. 오늘도 많은 히어로들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고, 화성에서 수맥을 찾도록 훈련되고 있다. 그중에 가장 뛰어난 인물을 이렇게 부른다. 더 오프너(The Opener)*, 마시즘이다.
히어로의 첫 번째 규칙, 그것은 '내 정체를 들키지 말라'다. 하지만 코리아, 이곳 대한민국은 정체를 숨겼다간 취직을 할 수 없다. 완벽한 스파이도 이곳에서는 자기소개서 탈락, 면접 탈락의 연속일 것이다. 다행히 들어온 첫 번째 회사, 이곳은 회사보다 쥬라기월드에 가까웠다. 아침부터 성난 팀장님이 사무실 구석구석을 공룡처럼 휩쓰니까.
그의 공격이 닿지 않는 곳의 인간들은 모니터를 뚫어져라 보며 업무에 집중한다. 오전 업무의 대부분은 '무슨 간식을 먹을까'에 맞춰있다. 오전 간식에는 나름대로 철저한 조건이 있다.
1. 아침밥을 못 먹은 배를 채울 것
2. 점심밥을 먹기 전에 포만감이 꺼질 것
3. 소리가 나지 않고 몰래 먹을 수 있는 것
직장인들에게 이 조건을 만족한 간식은 음식이 아니라 음료다. 이 정도는 귀만 기울여도 알 수 있다. '졸졸' 정수기에서 물로 배를 채우려는 소리. '휙휙' 모닝커피를 마셨다가 입냄새에 손 휘젓는 소리. '드르륵 탁' 우유를 마셨다가 화장실로 직행하는 소리. '꿀꺽' 팀장이 딴짓하는 먹잇감을 발견하고 침 삼키는 소리. “앗 티.. 팀장님”
오프너의 임무를 맡고 첫 번째 패배를 맛보았다. 잔소리의 오케스트라, 현란한 정신계 공격에 나와 동료들의 멘탈은 먼지가 되었다. 잠깐만, 매일 아침 이런 고통을 맛보아야 한다고?
나는 사무실의 평화를 위해 팀장님을 해치... 아니 해결하기로 결심했다. 팀장님의 분노 원인은 아마 아침을 먹지 못해서다. 아침밥을 먹지 못하면 뇌는 몸속의 지방을 대출하여 포도당을 만든다. 이로 인해 쉽게 피로해지며, 성질이 급해지고 짜증을 내는 것이다. 그럼 다른 직원들은 가만히 있냐고? 그들은 팀장이 아니잖아.
진정한 프로는 언제나 작업도구를 가까이 숨겨놓는다. 나는 서랍을 열었다. 끔찍한 엽기음료수로 입맛을 공격할까? 아니면 달달한 초코음료로 화를 누그러뜨릴까? 아니다. 일류는 언제나 문제의 갈증을 해결할 음료를 찾는다. 그리고 내가 고른 것은 코카-콜라에서 파견 나온 '아데스(AdeS)'. 바로 이 녀석이다.
아데스, 1988년생, 아르헨티나 출신. 풀네임은 스페인어로 'Alimento de Semilla'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씨앗에서 온 음식'. 아몬드 열매 같은 씨앗 음료로 만든 남미식 두유이기 때문이다. 아데스는 지난해 코카-콜라에 들어갔고,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파견을 나왔다. 물론 이 정도로 상세한 스펙을 밝히면 주위의 의심을 살 수 있으니 그냥 아데스 광고 한 장면처럼 "아~데쓰요!"를 외치면 된다. "TMI. 아~데쓰요!"
나는 서랍에서 아데스를 꺼내어 팀장님 책상에 올려놓았다. 처음 본 음료(아마 남에게 처음 받아본 음료)에 팀장은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아침에 놓았건만 그는 해질녘이 다 되어 마셨다. 맛이 없을 리가 없지. 평소 두유를 즐기던 팀장이었기에 거부할 수 없는 맛이 났을 것이다. 그는 만족하고 의심을 거두었다. 그때부터 나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다음 날 아침에도 팀장님 책상에 아데스를 한 병 놓았다. 어제 맛본 녀석이 아몬드 오리지널이었다면, 오늘은 초코 아몬드다. 같은 맛을 매일 마시면 입에 물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는 담백하게, 다른 하루는 달콤하게. 그는 아침마다 찾아오는 아데스의 유혹에 화를 낼 타이밍을 놓쳐버렸다.
그렇다. 아데스는 튀지 않고 능청스러운 맛이다. 독특하다고 할 수 없지만, 호불호가 갈릴 새도 없이 목에 꿀렁 넘어간다. 음료 치고는 무거운 질감 때문에 공복을 완벽하게 지배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평소 모닝우유를 마셨다가 화장실 직행 티켓을 끊는 한국인에게 장을 건드리지 않는 아데스는 좋은 옵션을 가지고 있다.
팀장님 몰래 아데스를 공급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팀장님은 아침에 화를 내기보다 아데스를 즐긴다. 아니 ‘아데스를 즐기러 출근을 하는 사람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는 시리얼에 아데스를 말아먹는 응용 아데스 인간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사무실은 평화로웠지만 나는 초조함을 느꼈다. 오늘 놓은 아데스가 내가 가진 마지막 아데스였으니까.
아데스 없는 아침이 돌아왔다. 태평성대는 이제 끝난 것이다. ‘나라는 녀석은 평화를 찾기보다는 재난을 잠깐 막은 것에 불과하구나.’ 나는 좌절하며 회사에 가기 싫은 기분을 느꼈다. 물론 월요일이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출근을 했다. 하지만 팀장의 자리에는 여전히 아데스가 놓여있었다. 아데스가 한 개가 아니라 두 개, 세 개, 네 개가 놓여있었다. 이게 뭐지? 동료들이 웃는다. 매일 아침 아데스를 마시는 팀장을 보고 자신들도 마시는 김에 하나 사서 놓았다고. 그동안 팀장님 자리에 아데스를 놓은 게 내가 아니냐고 묻는다.
공복은 채울수록 좋고, 평화는 도울수록 좋다. 평화는 혼자의 힘보다 여럿이 함께 힘을 합칠 때 찾아온다는 가르침을 받았다. 팀장님만 마시던 아데스를 사무실 모두가 함께 즐긴다. 물론 막내인 나보고 사 오라고 하면 "아~데쓰요!"
* 오프너(Opener)는 코카-콜라 저니와 함께 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모임입니다. '마시즘(https://masism.kr)'은 국내 유일의 음료 전문 미디어로, 코카-콜라 저니를 통해 전 세계 200여 개국에 판매되고 있는 코카-콜라의 다양한 음료 브랜드를 리뷰합니다. 해당 원고는 코카-콜라 저니에서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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