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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시즘 Apr 05. 2019

시원함이 배가 된다
스프라이트 배향

#오프너(Opener)_스프라이트 시원한 배향

이번에는 배 향이 나는
스프라이트를 보내드릴게요


코카-콜라에서 지령이 왔다. 이번 오프너의 미션은 배향이 가미된 스프라이트라고 한다. 배와 스프라이트의 만남이라... 해외 사이트에서도 본 적이 없던 조합인데. 과연 세계 각지에 파견된 요원들의 수집력은 대단했다. 오랜만에 일을 하겠군.


곧이어 오프너 박스가 왔다. 펴... 평소보다 사이즈가 많이 큰데? 


(오늘부터 아침, 점심, 간식, 저녁은 ‘스프라이트 시원한 배향’이다)

상자를 열었다. 투명한 스프라이트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박씨를 여는 흥부의 심정이 이런 것일까. 쏟아진 병에는 한글로 '스프라이트'가 떡하니 적혀있었다. 아니... 배향이 나는 스프라이트가 우리나라 거였어?

해외의 이색 음료를 소개하던 오프너* 마시즘. 오늘은 해외에서 주목해야 할 한국의 이색 음료를 소개한다.



배와 탄산의 조합

진짜들은 알고 있잖아?


조별 음료의 대가(선배님 이름도 뺄게요!) 스프라이트가 변신을 했다. 이름하야 '스프라이트 시원한 배향'. 무엇보다 반가운 점은 한국 사람들이 좋아할 배향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 조합은 최소 90년대 생은 되어야 알 수 있는 것인데. 


(우리가 한국 배 향 탄산 3대장이다!)

그렇다. 스프라이트의 변신이 반가운 이유. 그것은 90년대 한국에서 각양각색의 사이다가 나올 때 마니아층을 이끌던 '축배사이다' 때문이다. 그때는 특이한 음료였는데 절판된 지금은 그립다. 진짜 덕후들은 갈아만든 배와 스프라이트를 1:1로 섞는 축배레시피를 공유하기도 했다. 


지난해 출시된 '갈배사이다'는 사람들에게 축배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다만 갈배사이다는 IdH라고 불리는 갈아만든 배의 확장판이다. (‘IdH’는 필기체로 쓰인 ‘배’를 알파벳으로 착각한 외국인들이 붙인 별명이다.) 안 그래도 뜻밖의(?) 놀라운 해장 효과로 인기를 몰았던 '갈아만든 배'를 탄산으로 즐길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갈배사이다가 음주 요정을 위한 음료라면, '스프라이트 시원한 배향'은 탄산러를 위한 버전이라고 할까. 축배사이다의 후배들이 이렇게나 성장했다. 보고 있나요 축배씨?



너는 오이 수박이니? 

나는 배인데 

(코카-콜라 저니 오프너에서 다뤘던 스프라이트 오이수박, 스프라이트 체리)

코카-콜라의 탄산음료 3대장. 코카-콜라, 스프라이트, 환타는 같은 향으로 나와도 느낌이 다르다. 만약 음료계의 '할로윈 파티'가 열린다면 환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변장을 할 것 같다. 코카-콜라는 도도하게 입술만 검게 칠하고 올 것 같다. 그렇다면 스프라이트는? 일상에서 입고 다녀도 좋을 정도의 세련됨으로 나올 것 같다. 별거 아닌데 옷 잘 입는 애. 그것이 바로 스프라이트다.


지난 마시즘에서 리뷰한 러시아의 '오이 수박 스프라이트'가 한국 독자들 특히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에는 충격과 공포를 일으켰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오이는 굉장히 옳은 조합이다. 러시아에서 오이는 보드카 안주는 물론 각종 요리에도 활용되는 녀석이다. 그렇다. 스프라이트는 각 나라가 좋아하는 향으로 센스 있게 옷을 입는 녀석이다. 이런 '패피(패션피플)' 같은 음료.


반대로 '스프라이트 시원한 배향'은 외국인들이 보았을 때는 의아할 수 있다. 한국의 배(아시아 배)는 아삭아삭하고 시원한 단맛이 난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의 배는 푸석푸석해서 시원하게 먹기보다 익히거나, 설탕에 절여먹기 때문이다. 파이나 잼으로 만들어 먹는 것을 스프라이트에 뿌렸다고!?



시원하다

스프라이트 배향 

(사이다 코너에서 하얀 녀석을 만났다면 배프라이트... 아니 스프라이트 시원한 배향이다)

설렘이 길었다. 드디어 '스프라이트 시원한 배향'을 마실 차례다. 뚜껑을 열자 쏟아지는 배의 향기는 지난 추석을 떠올리게 했다. 손님들 올 때마다 배를 정말 열심히 깎았는데... 이건 따기만 해도 되는구나.


이것은 기존의 상큼함에 시원한 향이 가미된 스프라이트다. 비슷한 계열의 갈배사이다가 탄산감과 맛에서 투박한 느낌이 있다면, 이쪽은 탄산의 톡 쏘는 맛과 상쾌함을 살렸다. 처음에는 스프라이트 특유의 상쾌한 향이 느껴지는데, 마시고 날 수록 입안에 달콤시원한 배향이 머물러있다. 


(슬러시 제조, 음료계의 엘사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

'스프라이트 시원한 배향' 덕분에 어린 시절에 꼭 해보고 싶었던 것도 해볼 수 있었다. 바로 배 슬러시 만들기다. 음료 좀 마실 줄 알던 형들이 했던 그것. 뚜껑을 닫은 스프라이트 배를 미친 듯이 흔들어준다. 그리고 냉동실(당시는 키가 안 닿아서 못 했다)에 넣고 3시간 정도를 기다려준다. 


다시 꺼내서 넘치지 않게 조심해서 뚜껑을 열어 따라주면 음료가 나오면서 살얼음으로 바사삭 변한다. 액체와 고체 중간 어디쯤의 스프라이트 시원한 배향 슬러시는 사르르 녹는다. 이 맛을 보기 위해 몇 년을 기다렸던가.



시원함을 배로 즐기자

스프라이트 시원한 배향


'스프라이트 시원한 배향' 리뷰에 걱정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나는 배를 싫어하는데!" 다행히 마시즘도 마찬가지다(?). 명절마다 과일깎개를 하다 보니 배가 싫어졌다. 크고 무거운데 껍질이 얇아 깎을 맛도 나지 않았다. 하지만 단언컨대 배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어도, 배 아이스크림과 배 음료를 싫어할 사람은 없다고!


날은 따뜻해지고, 싹은 움튼다. 뭐든지 새롭고 신기한 시기. 다가오는 봄과 여름을 대비한 '스프라이트 시원한 배향'도 마찬가지다. 오랜만이지만 처음 보는 반가움! '스프라이트 시원한 배향'과 함께라면 다가올 계절에는 시원함이 '배'가 되겠지?

* 오프너(Opener)는 코카-콜라 저니와 함께 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모임입니다. '마시즘(https://masism.kr)'은 국내 유일의 음료 전문 미디어로, 코카-콜라 저니를 통해 전 세계 200여 개국에 판매되고 있는 코카-콜라의 다양한 음료 브랜드를 리뷰합니다. 해당 원고는 코카-콜라 저니에서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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