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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시즘 Oct 06. 2020

아이디어는 어떻게 제품이 되는가? 마시즘의 음료학교

#신상음료를 출시 안 해줘서, 신상음료를 만들어 버렸지 뭐야

음료계의 동사무소이자 출생 신고지인 마시즘. 이곳에서는 지난 2년 동안 600여 종이 넘는 음료(와 간장, 라면 국물 등)를 마시고 리뷰를 써왔다. 매일 같이 기상천외한 음료가 쏟아지던 영광의 시대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매일 이름만 다른 '흑당 밀크티'만 출시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만다. 이대로 가다간 음료미디어가 아니라 흑당미디어가 되겠어!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간다! 리뷰할 '음료'가 없다면 리뷰할 '음료를 만들면' 어떨까? 오늘 마시즘은 세상에 없는 새로운 음료를 내기 위한 프로젝트 '음료학교'에 대한 이야기다.



당신의 아이디어를

음료로 만들어드립니다


안타깝게도 새로운 음료는 믹스커피 타듯이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바나나맛 우유를 만들어준다고 달걀노른자를 우유에 섞는(...) 마시즘의 제조 실력은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동료가 있으면 어떨까?

그렇다. 마시즘에게는 오랫동안 아껴온 히든카드가 있다. 바로 롯데칠성음료의 '칸타타 스파클링' 담당자다. 칸타타 스파클링이 무엇인가. 지난 2018년 호불호 음료 7대장의 대장, 특이점이 온 탄산음료로 소개되었으며 그 해의 마시즘 음료대상(빌런상)을 탄 역작이다. 


최근에는 커피와 탄산음료가 익숙한 조합이지만 시대를 너무 앞서가서 온갖 음해(?)를 받은 비운의 음료가 되었다. 문제는 그 음해 유포범이 나였다는 것인데(...) 괘... 괜찮겠지.


이전에 없는 음료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롯데칠성음료'도 비슷했다. 그동안 '산업적인 시각'에서 기획되고 만들어지는 음료가 아닌, 소비자들의 생각과 취향이 담긴 음료를 만들고 싶어 했다. 하여 롯데칠성음료와 마시즘은 음료학교를 만들고, 대중들을 참여시켜 전 국민 음료 오디션을 보기로 했다.


마(?) 여기가 음료계에서는 SM이고, JYP야! 


(면접은 토익…이 아닌 콜라 블라인드 테스트, 음료덕력 시험, 음료 섞기를 준비했다)



음료계의 루키들이 모였다

그런데 RTD가 뭐죠?


음료학교 신입생 모집에 지원자만 수 백 명. 지원자들은 매운맛 음료부터 반반음료, 입냄새를 제거해주는 음료 등 각양각색의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하지만 독특한 아이디어 하나만 믿고 음료를 만들었다가는 제2의 '파맛 첵스 사건(?)'이 일어날지도 몰랐다.


그래서 음료학교가 필요하다. 이곳에서 만들 음료는 RTD(Ready To Drink)라고 불리는 음료. 즉 마트나 편의점에서 사서 바로 마실 수 있는 음료를 말한다. 같은 음료라고 하더라도 카페나 바(Bar)에서 만드는 음료가 즉석에서 보는 연극에 가깝다면, RTD는 영화에 가깝다고 할까?



맛과 향이 조합되는

연구소에서 실습대결

(생각해 본 음료를 직접 만들어 본 연구실 수업)

하지만 이론만으로 '맛을 내는 것'을 완벽하게 공부할 수 없다. 마시즘과 음료학교는 음료가 개발되는 롯데중앙연구소에 실습을 떠났다. 일반인에게는 공개가 잘 안 되는 연구소. 다들 과일이나 향신료가 가득한 셰프의 테이블을 기대했는데, 연구소는 온갖 맛과 향의 농축액이 시험관에 담겨있는 실험실에 가까웠다.


(연구소에서 각종 농축액과 향을 모아줘서, 음료판 마스터 쉐프 코리아를 찍을 수 있었다)

맥주를 양조하는 친구도, 커피와 차에 정통한 친구도 스포이드와 계량기로 음료의 맛을 만드는 작업은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다. 양은 적지만 농축액이기 때문에 약간의 배합 차이로도 맛이 천지차이로 바뀌었기 때문이다(0.001%라고 라벨에 쓰여있는 게 절대 생색이 아니었다). 


곧 제조 방법에 익숙해진 각 팀들은 저마다의 아이디어로 음료를 만들어 대결(?)을 해보았다.



기회를 틈타 마시즘은 명작 음료 '솔의눈'을 베이스로 이용해 '솔메리카노(솔의눈+아메리카노)'와 '솔파클링워터(솔의눈향+탄산수)'를 만든 게 함정. 그런데 맛이 있던 게 더 함정(...)



한 줄의 아이디어가

상품기획서, 소개서가 되는 과정

(2번의 발표와 전문가 멘토링을 거쳐, 음료판 스티브잡스(?)들을 키워냈다)

이론도 배우고 (아마도) 맛도 즐겼다. 이제는 신상음료 기획서를 만들 시간이 왔다. 한 줄의 아이디어에서 떠오른 음료들은 기본적으로 '이름', 소비자에게 기억될 '카피', 음료시장에서 얼마나 성공할지를 예측하는 '시장분석' 과 '타겟', '컨셉' 등등의 필터로 업그레이드가 된다.


처음에는 단순히 음료학교에 뽑히려던 '숭늉'이 이 작업을 거치며 '뉴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흑미숭늉차'가 되고, 맥주를 만들고 싶어서 왔다가 맥주의 '홉'을 이용한 새로운 맛의 음료를 개발하기도 했다. 


한국에는 없는 새로운 라떼를 선보이기 위해 미국 시장을 분석해 오는 팀. 탄산음료 덕후의 시점에서 저칼로리 탄산음료를 만든 팀. 카페인의 각성이 아닌 릴랙스를 택한 감성적인 음료팀까지. 무엇이 나와도 훌륭한 녀석들이 탄생했다. 오직 아쉬운 것은 이 중의 한 녀석만 출시 기회를 얻는다는 것이겠지.



사람들에게 좋은 음료를

계속해서 만들기 위해

(최종 출시될 음료는? 여러분의 손에 달려있다)

'사람들은 어떤 음료를 원할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음료학교. 음료학교는 결국 음료 라벨에는 담지 못하는 '이야기가 있는 음료'를 만들어 냈다.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것 이상으로 제품에 담긴 히스토리와 메시지를 알릴 수 있게 되었다. 마시는 사람 입장에서도 이런 에피소드를 알게 되면 음료의 맛이 더욱 특별해진다.


사람들에게 좋은 음료를 계속해서 만들고, 마실 것의 저변을 넓히는 것. 그것이 음료학교가 계속 풀어나갈 숙제다.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취향과 아이디어를 담은 음료들이 앞으로도 계속 나올 수 있기를 바란다. 그 첫 단추의 음료들이 출시를 목표로 경쟁하고 있다. 투표를 통해 선정될 하나의 음료가 당신의 표를 기다리고 있다. 궁금하시면 와주시고 꼭 투표해주시라. 


음료학교 투표 바로가기 : https://www.beverageschool.co.kr/polls

음료학교 스토리 보기 : https://bit.ly/30AZa2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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