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초 만두 마리아쥬를 소개합니다
세상에서 만두만큼 무한한 음식이 있을까? 고기, 김치, 새우… 속에는 무엇을 넣어도 맛있고, 어떻게 조리하든 만두는 제각기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만두의 즐거움엔 끝이 없거든.
<만두만 15시간 먹은 남자>편을 쓰고 2년이 지났다. 코로나 시대의 집콕 필수템으로 떠오른 만두는 작년 한 해동안 전 세계에서 1조 3,000억 원어치의 만두가 팔렸다고.
오늘의 음료약국. 의뢰인은 만두다. 힙스터가 된 만두의 잘 어울리는 조합을 찾아보자.
치맥보다 더 맛있는 ‘만맥'이다. 군만두처럼 부드러움과 바삭함이 공존하는 음식이 또 있을까? 치킨은 부위마다 퍽퍽함이 랜덤이라면, 군만두는 어디를 깨물든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봄과 벚꽃, 여름과 수박의 조합만큼 잘 어울리는 군만두와 맥주의 조합이다.
군만두란 원래 겉바속촉한 녀석이 아니던가. 바삭하게 구워진 겉피를 베어 물면, 보들보들한 속에서 육즙이 주르륵 흘러나온다. 일반 라거 맥주 대신에 ‘기네스’나 ‘코젤다크’를 선택해도 좋다. 짠쓴짠쓴한 특별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느끼함 때문에 만두를 먹지 못하는 사람은 주목하자. 고기만두에는 갈배사이다를 추천한다. 산뜻한 배향이 육향을 잡아주어 질리지 않고 만두를 많이 먹을 수 있다. 고기와 배. 끊임없이 들어가는 마약 같은 조합이다. 불고기 양념에 배를 갈아 넣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아니다)
갈배사이다가 톡톡 튀는 탄산과 함께 싱그러운 배향으로 기름진 입 안을 산뜻하게 닦아준다. 비슷한 이유로 고기만두에 ‘냉면육수’도 추천한다. 마트에서 500원이면 구할 수 있는데, 고기만두와 단짠단짠의 조합이 훌륭하다.
맵찔이들은 기억하자. 김치만두가 너무 맵다면 정답은 우유다. 개인적으로는 ‘로제파스타’가 떠오르는 맛이었다. 김치의 매콤함이 중화되어 훨씬 담백하게 김치만두를 즐길 수 있다. 마치 매운 라면에 우유를 넣어먹듯, 만두와 우유는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 궁합이다.
만약 달콤함을 포기할 수 없다면 ‘바나나맛우유'나 ‘쿨피스’를 대신 선택해도 좋다. 아삭하게 씹히는 김치만두와 달달한 우유의 맛이 어우러진다.
만두와 막걸리, K-한류 조합이다. (코로나 끝나고) 외국인 친구가 놀러 온다면, 소개해주고 싶은 한국 간식 1순위다. 짭조름한 만두소 사이사이로 달달한 막걸리가 부드럽게 스며든다. 단짠단짠. 마치 고급 한정식집에서 떡갈비와 막걸리 한상을 즐기는듯한 기분이 든다. 가성비로 즐기는 한국의 맛이다.
아이와 함께라면 막걸리 대신 ‘아침햇살’을 선택하면 좋다. 쌀의 고소한 맛이 갈비만두의 짠맛과 부드럽게 어우러진다. 마치 쌀밥과 갈비가 잘 어울리는 것처럼, 믿고 먹을 수 있는 K-조합이다.
만두계에 혁명을 일으켰던 얄피만두. 피가 얇아 텁텁함이 덜한 만두에는 레드와인을 추천한다. 그냥 만두가 미국식 피자라면, 얄피만두는 이태리 피자 같달까? 밀가루가 얇게 깔려 목이 메이지 않아 탄산감이 없는 레드와인에 잘 어울린다.
요즘은 와인을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니, 가볍게 기분전환용 혼술 안주로도 좋다. 와인과 함께 먹는 만두는 김치만두보다는 고기만두를 추천한다. 채소와 다진 고기의 풍미가 치즈 부럽지 않은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