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화이트부터 농축우유라떼까지
카페는 수십 개의 독특한 마실거리가 실시간으로 만들어지는 무대다. 그렇다면 오늘은 어떤 메뉴의 인생카페를 찾아가지?
인생카페를 수집하는 전국민 카페지도프로젝트 #withmap. 세 번째 주자는 ‘카페라떼(Cafelatte)’다. 커피에 우유를 섞어 마시는 고소하고도 부드러운 조합. 하지만 같은 우유와 에스프레소의 조합이라도 문화권에 따라 카푸치노, 플랫화이트, 카페라떼 등 조금씩 다른 특징이 있다.
그리고 이 모든 다양한 나라의 밀크커피를 가까운 동네 카페에서 만날 수 있다.
시작은 카푸치노다. 수요미식회에서도 소개된 적 있는 이태원 ‘헬카페'. 클래식 카푸치노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최적의 경험을 맛보여주기 위해 바리스타가 테이블 앞까지 와서 직접 카푸치노를 제조해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능숙한 손길로 부어지는 우유 줄기를 보고 있자면, 마치 연극 무대를 1열에서 감상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카푸치노는 이탈리아에서 즐겨 마신다. 에스프레소와 따뜻한 우유, 우유거품을 1:1:1의 비율로 쌓아 만든다. 풍성한 거품의 두께만큼 일반 카페라떼보다 우유의 양이 더 적게 들어가는 셈. 커피의 맛은 진하게, 입술에 닿는 우유거품의 촉감은 부드럽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카푸치노’의 매력이다.
헬카페의 카푸치노는 우유와 우유거품을 바로 붓는 방식의 ‘웻 카푸치노'다. 만들자마자 3초 이내로 한 입 마셔야 혼나지(?) 않을 수 있는데. 마셔보면 왜 그런지 고개가 끄덕여지는 맛이다. 자고로 카푸치노는 거품이 생명이니까.
추천 : 카푸치노는 재빨리 마셔야 제맛이구나
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보광로 76
다음은 플랫화이트다.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에이커피 서울'은 제대로 된 호주식 카페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원두의 맛도 좋지만 바리스타가 손님과 편안한 소통을 지향한다는 점이 특징. 에이커피 서울에서도 바 형태의 공간에서 바리스타님과 커피에 대한 대화를 함께 나눌 수 있었다.
호주는 스타벅스가 철수할 정도로 수준 높은 커피를 즐기는 커피 강국이다. 스페셜티 커피 문화가 10년 전부터 자리잡고 있을 정도. 전국민이 커피 애호가인 나라, 호주를 대표하는 메뉴가 바로 ‘플랫화이트'다.
에스프레소에 따뜻한 우유를 거의 1:1 비율로 더해서 만드는 플랫화이트. 보통 자그마한 잔에 나오는데, 카페라떼와 비교할 때 훨씬 진한 커피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마치 ‘한입소맥' 같은 느낌이랄까? 작지만 강하다.
추천 : 이게 바로 클래식한 호주의 플랫화이트구나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백석동1가길 19
이번엔 카페라떼다. 성수동 카페거리에 위치한 ‘모멘토 브루어스'는 호주의 유명 로스터리 마켓레인의 원두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에서는 잘 만든 카페라떼를 맛볼 수 있다.
카푸치노가 이탈리아의 커피라면, 카페라떼는 미국의 커피다. 미국에 건너간 이탈리아 이민자들을 중심으로 에스프레소 문화가 퍼지기 시작할 때, 미국인의 입맛에 카푸치노가 쓰게 느껴져 우유를 좀 더 넣어 만든 것이 바로 ‘카페라떼’다.
어느 카페든 만날 수 있는 카페라떼이지만, 잘 만든 카페라떼를 맛보기란 쉽지 않다. 마시즘의 꿀팁은 커피 표면의 ‘윤기’를 보는 것이다. 마시는 도중에도 표면이 반질반질하고 윤기를 잃지 않는 카페라떼는 밸런스가 좋은 커피라는 증거다.
추천 : 윤기 나는 카페라떼의 정석
주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2길 19-18
카페라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유’가 아닐까? 용산역 ‘쿼츠’에서는 특별한 우유로 만든 시그니처 라떼를 맛볼 수 있다.
이 곳에서 마신 ‘쿼츠라떼’. 비결은 바로 농축우유다. 저온에서 5시간 동안 진공으로 농축시킨 우유를 써서 치즈 같은 진한 풍미를 만들었다. 마치 일반 카페라떼가 그냥 방어회라면, 쿼츠라떼는 숙성 방어회를 먹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진득하고 묵직한 치즈의 풍미가 인상적이었다.
쿼츠는 국가대표 2관왕 유연주 바리스타가 직접 운영하는 카페다. 쿼츠라떼 외에도 농축우유를 사용한 다양한 시그니처 커피를 경험할 수 있다.
추천 : 치즈 같은 농축우유가 빛나는 쿼츠라떼
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강대로 158 1층
합정역 ‘썹커피’에서는 특별한 비주얼의 아이스크림 라떼를 만날 수 있다. 라떼 위에 아이스크림을 얹고, 여기에 브라운 치즈를 뿌리고, 화룡점정으로 미니 크로플을 꽂았다. 인스타그램 최신유행 리믹스 같은 느낌이랄까?
추억의 캔모아 파르페, 체육대회 콜팝을 떠올리게 하는 알찬 구성. 브라운치즈의 고소한 향과 아이스크림의 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당 떨어질 때 찾고 싶은 환상적인 맛이었다. 워낙 아이스크림이 맛있어서 여름에 즐기기 제격인 메뉴다.
카페 앞에 의자가 있으니 테이크아웃으로 더욱 저렴하게 즐기는 방법도 추천한다.
추천 : 인스타그램 유행 디저트를 한 컵에 담았다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10길 55-4
마지막은 다시 성수동이다. ‘하프커피(본점은 고속터미널역에 있다)’. 반지하가 이렇게 멋스러울 수 있나 생각이 들정도로 단점을 커버한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기억남는 곳이다.
하프커피의 시그니처는 버터크림라떼다. 이름과 달리 크림에는 버터가 들어가있지 않다. 음료 베이스에 버터가 들어가고, 그 위에 커피를 섞은 크림을 얹어서 만든 메뉴다.
앞서 마셔본 카페라떼가 ‘호로록’ 마실 수 있는 느낌이라면, 하프커피의 버터크림라뗴는 다소 묵직하고 꾸덕하다. 스카치 캔디를 떠올리게 하는 단짠단짠 매력의 커피다.
추천 : 놀이공원이 생각나는 단짠단짠 버터크림라떼
주소 : 서울 성동구 서울숲4길 12 1층
커피 좀 마셔본 사람이라면 자신만의 카페라떼 맛집 카페를 하나쯤 알고 있기 마련이다. 오늘도 열심히 제보해주신 카페들을 기반으로 ‘아인슈페너 지도’와 ‘밀크티 지도’를 만들고 있는 마시즘. 이번에는 카페라떼 맛집 제보를 부탁드린다.
좋은 카페는 함께 가야 하니까. 단순한 상호명도 좋고, 구구절절한 TMI나 고해성사도 얼마든지 환영한다. 지금 떠오르는 라떼 맛집 카페가 있다면 댓글로 적어주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