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러의 맥주 VS 집관러의 맥주 당신의 선택은?
야구 없는 맥주는 상상할 수 있지만, 맥주 없는 야구는 상상할 수 없다. '창용영화제 음료수'를 포스팅하며 기아 타이거즈의 팬임을 밝힌 마시즘은 요즘 맥주 마실 맛이 난다. 아니 이제야 진정한 맥주의 맛을 알았다. 맥주에서 1위의 맛이나.
똑같은 맥주여도 서있는 풍경이 다르면 맛이 다르다. 그렇다. 야구경기장에서 직관을 하며 즐기는 맥주. 그리고 방안에서 야구를 집관(?)하며 즐기는 맥주를 말하는 것이다. 과연 어디에서 마시는 맥주가 더욱 맛있을까?
직관러_일찍 왔는데도 촉박해
과연 1위 팀의 인기는 어마무시하다. 경기시작은 한참 남았는데 도로가 무사 만루 상태다. 멀리 주차를 하고 돌아오니 선수를 소개하는 장내 아나운서 멘트가 들린다. "어서 서둘러야 해" 챔필 입구에서는 캔과 병의 반입을 금지한다며 나를 가로막는다. 나를 뭘로 보고! 딱 걸렸다.
집관러_광고와 광고와 광고를 보면 시작할까
왜 아직도 시작을 안 하는 걸까. 경기 중계방에 들어오고, 야구뉴스도 보고, 마시즘도 보았지만 광고는 끝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직관러_신기하지? 그래 봐야 카스야
야구장에서는 플라스틱 컵에만 맥주를 마실 수 있다. 과거에 성난 야구팬들이 캔과 병을 강속구로 던져댔기 때문이다. 챔피언스 필드에는 카스 펍들이 있다. 형형색색에 맞추어 맥주가 밑에서부터 차오르는데 제법 멋지다. 과연 맛까지 그럴까? 캬! 그냥 카스다.
집관러_아무 맥주 대잔치
오다 주웠다. 편의점에 들러 수입맥주 4캔을 사 왔다. 필스너로 시작해서 코젤로 끝나는 맥주의 타순이 제법이다. 근데 이거 다 마시면 엄청 취할 텐데.
직관러_한국야구는 치맥이지
미국야구에 핫도그가 있고, 일본야구에 도시락이 있다면 KBO에는 치킨이 있다. 치맥의 진정한 맛은 야구장에서 완성이 된다. 단점이라면 조금 작은 용량(?). 그러다 보니 이것저것 사서 푸짐한 한상을 차린다. 결국 맥주를 더 사 와야 하는 순환고리가 반복되는 와중에 지갑의 살이 빠진다.
집관러_안주는 거들뿐
보통 집에서 야구를 볼 때는 야구만 보지 않는다. 카톡방에 야구중계를 해야 하고, 내일 시험을 위해 한 손에 책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손이 바쁘기 때문에 치킨보다는 가벼운 스낵을 먹는 편이다. 보라. 방금도 스마트폰을 켰지 않았는가. 물론 가까운 치킨집 전화번호를 찾으려고 켠 것이지만 말이다.
직관러_노느라 쉬는 시간이 없네
챔피언스 필드는 한편의 지옥도를 보는 듯하다. 이들은 1회부터 9회까지 춤을 추고 노래를 불러야 하는 벌을 받은 것 같다. 이닝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 찾아와도 노래와 율동은 멈추지 않는다. 처음에는 어색하다가 어느새 몸이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에라 모르겠다. 그런데 우리 맥주는 언제 마셔?
집관러_내가 볼 때만 광고타임
수비가 마음처럼 풀리지 않는다. 아니 더 이상 고통스러워서 못 보겠는 수준이 되었다.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냉장고에 있는 맥주를 꺼내왔는데 수비가 끝나고 광고가 나오고 있다. 올해 볼까 말까 한 멋진 플레이로 수비를 하고 말았다는데. 왜 하필 내가 안 볼 때만 이럴까.
직관러_맥주가 쓴 거니 경기가 쓴 거니
설레는 마음에 직관을 왔지만, 역시 설필패(설레면 필히 패한다)는 과학이다. 나는 왜 이 먼 곳에... 비를 맞으면서 온 것일까... 처음에는 그토록 맛있던 맥주가 쓰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집에서 볼 것을. 집관이 최고야! 내일은 집관이다!
집관러_야구보러 왔다가 술만 먹고 가지요
맥주를 연거푸 마시다 보니 내가 야구를 보기 위해 맥주를 마신 건지, 맥주를 마시기 위해 야구를 보는 건지 모르겠다. 고뇌의 세계에 빠진 찰나 시간은 빠르게 태엽을 감는다. 눈을 떠보니 경기 종료. 이겨도 너무 크게 이겼다고. 역시 최강기아! 물론 본 것은 없지만... 오늘 같은 날 직관을 갔더라면...
직관이든 집관이든 그 날의 맥주 맛은 경기 내용에 달려있는 것 같다. 경기장에서 직접 경기를 느끼며 마시는 맥주가 최고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집에서 편안하게 야구와 맥주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 분명한 것은 어디에서 야구를 보든 맥주가 빠질 수 없다는 게 아닐까? 오늘 당신은 어디에서 맥주를 즐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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