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델리러브 Jul 18. 2023

급하고 중요한 일

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마음수련에 대해

내 인생에서 급하고 중요한 일에 대해 생각한다. 급하다. 읽어야할 책들이 많다. 한때 독서에 소홀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더 많이 읽어야한다고 다급하게 나를 채근한다. 그렇다고 책이 눈에 들어오진 않는다. 급하면 급할 수록 책들은 내 눈앞에 있어도 내 눈 앞에서 사라진다. 그러니 독서는 급하고 중요한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급하다고 책이 다 내 것이 되는게 아니니까. 중요한 일인데 급하게 하면 망한다.


글쓰기. 언제부터가 쓰기 시작했다. 거의 매일 쓰는데 한때 나는 급하게 글을 썼다. 그런데 뭔가 공허했다. 급하게 써내려가면 뭔가 아니가싶은게 생긴다. 무엇이 문제인가? 사유의 깊이인가? 표현의 부족함인가? 결론적으로 급하게 쓰니 앞만 보고 달린다는 기분이 들었다. 급히 전진 중인데 종종 옆도 보고 ,뒤도 보고, 대각선으로 시선을 옮겨보면서 사유의 다각화가 필요한 작업이 글쓰기인데 나는 그러지 못한 것이다. 전형적인, 틀에 박힌 글을 쓰지 않으려면, 그리고 틀 속에 갇힌 글에선 도저히 스스로의 만족감을 퍼올릴 수 없으므로 이런 글쓰기는 폭망각이다. 중요한 일이고, 가장 중요한 일이지만 이 또한 급하면 안 된다. 


독서와 글쓰기는 둘다 중요하지만 급하게 하면 망한다는 공통점으로 귀결된다. 그렇다면 급하고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내게 있어 그건 목표설정이고, 목표를 향한 나의 긍정적인 설계를 잊지 않는 것이다. 매일매일 마음을 기울여 나의 목표에 맞게 나의 행동을 설정하는 일이다. 미래를 향한 행동계시가 급하고 중요한 일이다. 마음이 순간 기울면 그날은 우울해진다. 우울과 불안이 엄습해올 때 이들을 따돌리고, 다시 꿈의 계단을 밟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고 급하다. 나는 글을 쓰고, 이 글을 통해 나의 존재를 드러내고, 나의 글들이 공감을 받는 미래. 그 미래 설정에서 벗어나지 않기위한 노력들이다. 그래서 명상과 확언쓰기라는 급하고 중요한 일을 매일 새벽, 눈을 뜨면 한다. 나란 존재와 만나는 시간이고, 나를 가다듬는 시간이다. 그리고 반성도 한다. 어제 내가 했던 행동들의 부조리에 대해 딱 꼬집에 지워버린다. 마음을 수련하는 작업인 것이다. 내게 급하고 중요한 일은 마음수련인 것이다. 


언젠가 일로써 괜찮을 궤도를 밟고 있을 때였다. 내가 이렇게 잘되는건 기이한 일이야. 나는 항상 마이너의 자세에서 벗어나지 않았는데 이런 방식으로 메이저에 진출해도 되는걸까라는 의문을 품고 살았았다. 좋은 일이 생길 때도 그렇다. 누군가 내게 호의를 베풀 때도 그랬다. 아, 나는 불행이 기본값으로 설정된 삶을 살았는데 너무 좋은 일이 생격도 문제가 있는거 아니까. 이런 식으로 나를 부정의 늪으로 몰았다. 나 스스로 걸어간 것이다. 정확히는 되돌아 간 것이다. 마음을 놓아버리는 것, 집착하지 않고 물흐르듯 원하는 방향으로 천천히 나아가는 것. 이를 위해 마음수련 중이다. 아마도 이는 운동과 맞닿아있을텐데 아직 운동은 걷기 뿐이라 좀더 진화가 필요하다. 이런 마음이 든다는 건 마음수련 중이기 때문이겠지.


언덕밥이란게 있다. 솥에 쌀을 기울여 된밥과 진밥을 동시에 만드는 것이다. 이때 기울기가 중요할 것이다. 진밥에 비율을 더 둘 것인가 된밥에 좀더 지분을 더 줄 것인가. 글쓰기와 독서가 내게 그렇다. 나는 글쓰기에 좀더 치중하는데 글쓰기 전, 워밍업으로 항상 독서가 필요함을 깨닫는다. 결국 비율을 비숫해야한다. 그래야 궁극의 목표에 더 닿는 것이라 생각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새벽에 나를 찾아온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