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음악] Bon Jovi - It's My Life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나를 사랑하라', '나는 소중합니다', '자존감을 지키세요'라는 상투적인 위로의 말을 자주 듣거나 하게 된다. 나를 지키려는 지상명령이 최고의 가치가 된 시대다. 하지만 심리학자 정여울 작가는 이를 '에고 인플레이션(Ego Inflation)'이라 진단한다. 자존감의 의미가 과대포장되면서, 자신의 가능성을 확장하기보다 손해 보지 않기 위해 방어하는 일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는 지적이다.
그녀의 정의에 따르면 에고는 '누구도 내 영역을 침해할 수 없다'고 믿으며 타인에게 보여주는 자아에 집중하는 상태다. 반면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손해 보는 일이라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 내면의 자기, 즉 '셀프(Self)'의 완전성이다. 우리는 늘 이 둘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한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혹은 가족과 공동체 안에서 상대방에게 보여지는 것을 중시하며 에고를 세우다가도, 문득 자신의 신념과 충돌하는 지점에서 당혹감을 느끼는 이유는 바로 에고와 셀프가 균형을 잃었기 때문일 것이다.
정 작가는 타인의 시선에서 해방되어 온전한 '셀프'를 만나는 방법으로 여행을 제안한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지방으로 떠나는 여행은 페르소나(Persona)라는 가면을 벗는 작업과 같다. 타인들 앞에서 나의 정체성을 감추는 연기력을 발휘할 필요도, 나를 지키기 위해 에고의 방어기제를 사용할 필요도 없는 순간. 그때 우리는 비로소 내가 무엇을 입고 어떤 행동을 하든 나의 생각과 신념대로 행동하는 자유를 얻는다. 오늘 소개하는 본조비(Bon Jovi)의 'It's My Life' 가사처럼 말이다.
오늘의 선곡 : Bon Jovi - It's My Life
2000년에 발매된 앨범 Crush의 타이틀곡인 이 곡은, 본조비가 90년대의 긴 공백을 깨고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한 기념비적인 곡이다. 이 노래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속삭였던 "카르페 디엠(Carpe Diem)"의 록 버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간이 있을 때 장미 봉오리를 사라"는 영화 속 구절처럼, 본조비는 "It’s now or never, I ain't gonna live forever(지금이 아니면 안 돼, 난 영원히 살 수 없으니까)"라고 외친다. 이는 단순히 즐겁게 놀자는 의미가 아니다. 타인의 기대라는 감옥에 갇혀 '나중'을 위해 '오늘의 나'를 소멸시키지 말라는, 생의 주권을 되찾으라는 준엄한 선언이다.
제작 비하인드: 낡은 껍질을 벗고 시대와 공명하다
이 곡의 탄생 배경에는 '에고의 방어'가 아닌 '셀프의 확장'을 선택한 밴드의 결단이 있었다. 1990년대 중반 너바나(Nirvana)로 대표되는 그룬지(Grunge) 열풍 속에 하드록 밴드들은 구시대의 유물로 취급받았다. 본조비 역시 위기를 맞았으나, 그들은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았다.
본조비는 당시 백스트리트 보이즈,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팝 스타들을 키워낸 '히트 메이커' 맥스 마틴과 손을 잡습니다. 록 밴드가 팝 프로듀서와 작업한다는 것은 당시 골수 팬들에게는 '변절'로 보일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었죠. 하지만 존 본조비는 "이것이 지금의 우리다"라는 신념으로 밀어붙였고, 결과적으로 이 곡은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Z세대까지 사로잡으며 본조비 제2의 전성기를 열었습니다.
곡 초반에 들리는 "와우-와우" 하는 독특한 기타 소리는 리치 샘보라가 80년대 히트곡 'Livin' on a Prayer'에서 사용했던 토크박스 기법입니다. 과거의 유산을 현대적인 비트 위에 얹어내며, 본조비라는 브랜드의 뿌리를 잊지 않았음을 증명한 상징적인 장치입니다.
https://youtu.be/vx2u5uUu3DE?si=m4TkSJ5LEBztQ-Bg
가사속 의미 : 내면의 자기(Self)를 깨우는 선언문
"This ain't a song for the broken-hearted": 슬픔 속에 웅크려 방어기제를 세우기보다, 문을 박차고 나갈 에너지를 전한다.
"I ain't gonna be just a face in the crowd": 군중 속의 흔한 얼굴, 즉 페르소나 뒤에 숨지 않고 고유한 '나'로 존재하겠다는 의지다.
"Like Frankie said, I did it 'my way'": 프랭크 시나트라를 소환하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삶을 개척해가는 숭고함을 노래한다.
낯선 길 위에서 마주할 오롯한 '나'를 위하여
오늘 아침, 창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공기가 사뭇 다릅니다. 기온은 뚝 떨어졌고 황사 경보까지 들려오네요. 어제보다 조금 더 따뜻한 외투를 꺼내고 마스크를 챙기며, 문득 생각합니다. 우리가 매일 아침 챙겨 입는 이 두터운 옷들과 마스크가, 혹시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려 세운 '에고'의 벽은 아닐까 하고요.
괴테가 『이탈리아 기행』에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여행한다"고 적었듯, 저 역시 아무도 나를 모르는 낯선 길 위를 걷는 상상을 해봅니다. 그곳에선 내가 무엇을 입든, 어떤 표정을 짓든 오직 나의 신념과 자유만이 선명할 테니까요.
비록 지금은 차가운 바람과 먼지 섞인 도심의 아침을 맞이하고 있지만, 마음만큼은 본조비의 비트처럼 뜨거웠으면 좋겠습니다. 마스크는 먼지를 막아줄지언정, 우리가 꿈꾸는 '셀프'의 완전함까지 가릴 수는 없습니다. 오늘 하루, 타인이 바라는 모습이 아닌 당신이 진짜 하고 싶었던 그 무언가를 향해 한 걸음 내딛는 '카르페 디엠'의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당신의 인생은, 오직 당신의 것이니까요.(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