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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싸 Jun 26. 2024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하기까지

과대희망과 무기력...  그 사이 어디쯤에 살자!

나의 무기력과 우울감은 아주 오래되었다. 그 시작이 무엇 때문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나의 기억 속 대부분의 모습은 그러했다.



삶에 대한 애착이 생기지 않았다. 적극적인 생의 마감을 결심한 적은 없지만 늘 지금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도대체 내가 왜 이런지 너무 알고 싶었다. 한동안 심리학 책을 닥치는 대로 읽어나갔다.  그 당시의 심리학 책 대부분은 원인을 찾아야 된다고 말했다. (혹은 내가 그 부분만 받아들였을 수도… )



나는 무기력의 원인 찾기에 매진했고 원인을 찾는 데 성공했다. 내가 이런 성격,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다 누구 때문이고 그때 그 환경 때문이며 내가 어쩔 수 없는 외부적인 그 무엇 때문이었다.



원인을 찾았으니 무기력이 해결되었냐고?



그럴 리가…



내가 찾은 그 원인들은 나의 무기력을 정당화해 주는 무기가 되어 더 자주 무기력에 빠질 구실이 되어 주었다.






삶의 의미와 목적이 없어서 무기력에 빠진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찾아야만 이 지긋지긋한 무기력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 거야.)



그래서 무기력하지 않을 때는 자기 계발에 미친 자가 되어 있었다. (뭐라도 해야 살 수 있을 것 같았거든) 

그중에는 다이어트도 있었고 재봉틀이나 글씨 쓰기 같은 취미 생활도 있었다. 가장 최근에는 부자가 되겠다며 부동산 공부에 열정과 무릎을 갈아 넣었다.



삶의 의미를 도전과 성장에 두고 매일매일 성장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때의 나는 세계도 구할 것 같은 기분이다. 세상이 다 아름답고 내가 성취하고자 하는 것을 위해서 나의 모든 것을 걸 수 있을 것도 같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조금만 인내하면 곧 목표에 닿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희망과 목표가 늘 과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또 무기력하다. 그 희망이 신기루처럼 느껴졌고 그 모든 노력이 무슨 소용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늘 반복되는 패턴이야..)




반복되는 과대 희망과 무기력을 경험하며 지쳐간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며칠 전 우연히 유튜브 강의를 듣게 되었다. 




지금이 공허의 시대라고 말했다. 그 공허는 치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치열은 일과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게 아니라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것에 100% 마음을 쏟아 경험하라는 것이었다. 목표가 없는 치열, 내적 동기로 하는 치열함으로 살아간다면 공허함은 사라지고 충만함을 느끼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거라는 내용이었다.






아….



나의 무기력은 나 자신이 지금 이 순간 존재하지 않아서였다. 늘 과거의 후회와 원망, 미래에 대한 불안과 막연한 희망으로 표류했다.



현재. 지금 이 순간을 잘 살고 싶어졌다.



지금 내가 하는 모든 것에 온 마음을 쏟아 몰입하고 치열하게 경험하고 싶다. 멀리 있는 행복이 아닌 지금 이 순간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며 살고 싶다.



하지만 난 그 방법을 잘 모른다. 그래서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과거의 나에게 이야기해 주고 싶다. 더 이상 뒤돌아 보지 말고 지금 땅을 딛고 있는 두 발을 보라고.



다가올 미래의 나에게도 이야기해 주고 싶다. 지금의 내가 현재를 잘 사는 방법을 알았노라고. 그러니 넌 즐겁게 현재를 살아가라고.



여전히 나는 지금 죽어도 상관없다. 그 이유가 삶이 재미없고 의미 없음이었다면 앞으로는 너무 잘 살아서 후회 없기 때문이길 바란다.




책 읽는 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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