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똥파리가 말했다. 그간의 인간관계를 깡그리 무너뜨리고 내가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소유권이 마치 자기 것인 냥 뒤집어 씌웠다. 오늘 처음 우리는 정치적인 얘기를 했다. 그가 민주당의 권리당원이라고 말한 자부심과 주장은 이낙연과 그 세력을 위한 지지 때문이겠지만 그것은 단지 전과 4범이라는 인간성에 대한 혐오 때문일 뿐, 승리에 대한 해법도, 대책도 없는 오로지 이재명 혐오와 증오뿐이었다. 그간의 우애를 저버릴 정도로 형편없는 의식의 소유자라 황당했다. 그는 내가 알고 있는 지식으로 똥파리의 유래와 이재명 지지 그룹인 손가혁이었다가 이낙연에게 붙은 과정, 형님의 정신병력에 따른 패륜적인 어머니 욕설을 하고서도 따지는 동생의 말을 녹음해서 마치 이재명이 한 것처럼 꾸민 조작의 증거들을 나열할 때면 딱 한마디로 분노를 자극했다.
“인터넷에 떠도는 얘기!”
나는 민주당 지지자도 아니지만 이낙연을 비난해 본 적이 없었다. 단지 민주당 세력이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고 서슬 퍼렜던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시절에도 민주주의를 위해 앞장서 싸운 사람들의 최소한의 양심과 저항, 권리, 인간존중에 대한 가치를 존중했기 때문에. 반대로 권력의 하수인으로써, 독재권력의 정점으로써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음에도 징계받지 않은 악의 카르텔이 반대 당이었으니 절대 동조할 수 없었다. 문재인과 노무현은 그 정점에 있었던 그야말로 민중의 선봉장이었다. 그런 그들의 가치를 마치 자신 것이 냥 말하는 똥파리를 향해 따귀라도 때리고 싶었다.
“너는 앞으로 윤석열이 문재인에게 없는 사실을 날조하고 조작해서 노무현에게 하듯, 조국에게 하듯 백정 칼춤 추듯 들이대고 언론과 놀아날 것이 뻔한데도 윤석열을 찍었어! 그리고 단지 음주운전을 이유로 들어서 그 모든 것이 이재명 탓이라고 하지! 그것이 이명박 같은 저열한 사기꾼이 노무현을 죽였고 김건희와 윤석열이 문재인 대통령을 죽이려는데 너는 앞장섰어! 비열하게 이재명을 탓하면서 말야. 그러면서 문재인을 입에 담아? 안 부끄러워?
똥파리는 말을 잇지 못했으나 민주당 권리당원을 탈퇴하겠다고 했다. 그것이 똥파리의 실체이며 역한 냄새가 풍겼다. 이낙연이 민주당 후보가 되었다면 난 투표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신에 똥파리들은 한발 더 나아가 적인 윤석열에게 투표했으니 그들은 이미 본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네가 어떤 실수를 하건, 뭐가 틀렸던 넌 인정하지 않을거야. 그러면 세상이 좀 나아졌겠지! 저녁에 음주운전하고 귀가할 너는 벌금 안물었으니 괜찮고 이재명은 범죄지란 논리는 네스스로도 말이 안될거야"
우리의 대화는 섞일수 없는 기름처럼 허공을 맴돌았다. 그러면 답답한지 담배를 피우러 나가버리고 거제도 동생과 둘이 얘기를 나눴다. 거제도에서 만날 때면 동생이 알프스 몽블랑을 등정하다 동료를 잃은 얘기와 자신이 다녔던 UDT에 관한 얘기를 하면서도 의견이 달랐어도 언쟁을 벌인 적이 없었다. 그는 이재명을 지지했다면서도 똥파리가 뭔지, 수박이 뭔지 전혀 알지 못했음에도 제 친구 편을 들어 거들었기 때문에 그의 진정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는 지선에 기권했다고 말했다. 담배를 피우고 돌아온 동생은 내가 정치적인 얘기를 하는 것이 싫은 모양이었다. 나는 그가 이길 수 없는 이낙연을 지지하는 진짜 이유와 무조건적인 증오와 혐오가 국민의 힘 지지자들과 다를 바 없다고 못 박았다.
충남 단양에서 만난 똥파리 덕분에 지선 패배 후, 이재명 책임론을 들먹이며 진보언론에 나타나는 여러 국회의원들의 언행을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하나같이 이재명 책임론을 물고 늘어졌다. 어쩜 그리도 거머리 같은지 당대표 세력에 누가 나오든, 당원들과 국민여론조사로 선택되는 것을 출마조차 하지 말라는 것과 그 세력들이 모두 이낙연계라는 특징이 있었다. 더욱이 언론은 이재명은 안된다는 수박들의 목소리만 알려 실제 당원들의 선호도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들이 이재명을 물고 늘어지는 실체를 보자.
민주당 당대표 적합도와 지선 패배 원인
나는 딴지일보 게시판 이용자(딴게이)였다. 딴지 마빡에 ‘프랑스 외인부대’란 연재 글을 올리고 있었고 딴게에 올리는 글마다 핫게로 갈 정도로 유명했는데 주로 주제는 여자였다. 프랑스에 오래 살았던 덕분에 세계에서 온 여자들을 많이 만났고 스웨덴, 이탈리아, 프랑스, 모로코, 일본, 중국,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이르기까지 국적과 인종, 종교를 뛰어넘은 그야말로 인터글로벌한 자유로운 사고방식과 연애관을 가지고 살았다. 때문에 남조선 우물 안 개구락지 신세로, 남조선 여성들의 높은 지성과 명품애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딴게이들은 이 엉아가 얘기하는 각국의 살색 얘기에 침을 흘렸다. 세상에 한국 여자만큼 까다롭고 계산적이며 허영이 심한 여자들은 세계 어디를 가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또한 성에 관해 한국 여자들만큼 혐오스럽게 만드는 부류도 없었으므로 당연히 한국 여자들을 상대하지 않았다. 물론, 아주 일부가 그렇게 만든다는 것을 주제로, 프랑스에서 만났던 여자들 얘기는 딴게이들의 부러움을 샀다.
딴게 유명 인사가 되고 당연히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 김어준을 처음 알게 된 배경이 검사 출신이던 친구가 나에게 딱 맞겠다며 ‘나꼼수’를 소개해 준 덕분이었지만 그에게 빠지게 된 것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 검은색 정장을 입고 삐딱한 시선으로,
[씩씩한 진짜 남자를 이명박 같이 비열한 자가 죽이는 모습을 보고 “잘 가요, 촌뜨기 노무현. 남은 세상은, 우리가 어떻게든 해볼게요”라고 말한데 있다]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 때, 둘 다 호감 있었지만 문재인에 대해 더 호의적이던 내게 무게감 없이 촐싹대고 상대의 말을 함부로 끊고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이재명의 예의 없는 모습에 정나미가 뚝 떨어졌다. 어쩜 그런 모습은 국민의 힘 같이 잘 우기고 떼 잘 쓰는 사람들에게 통하는 모습이었지 점잖고 기품 있는 사람에게 해서는 안될 행동이란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이후로 한참을 정치에 대해 잊고 살다가 어느 날 이재명이 ‘손가혁’이라는 손가락 혁명군을 만들어 인터넷 워리어를 만들어낸다는 뉴스가 나왔을 무렵에 딴게이는 이재명을 성토하는 글로 도배가 되었다. 정치 얘기가 거의 없다가 한 번씩 광풍이 불 듯 몰아치면 이재명은 가루가 되었다. 문파들은 이재명 지지자들의 미친 통성 기도 같은 영상을 올리며 이재명이 얼마나 악랄한 인간인가를 설파하기 시작했다.
그 인원과 공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딴지 게시판이 온통 이재명 욕으로 도배됐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재명을 지지하는 그 누구도 문통을 비난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는데, 어디서 뭐가 잘못됐는지 조직적인 공격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 몰이해처럼 비난도 정도껏 해야지, 그 선을 넘어서는 것은, 아이의 두 팔을 뽑으려는 가짜 엄마의 살해 의도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짓을 곱게 보고 넘길 수 없었다. 그리고 그들의 정체를 알게 된 것은 트위트를 통해서였다. 그들은 모두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을 배경으로 이낙연과 연계된 자칭 ‘이니여니’, ‘문파’, ‘문꿀 오소리’란 그룹으로 활동했다.
그들의 이재명에 대한 증오는 이성을 넘어선 광기로 국민의 힘 지지자들이 너무나 좋아할 만한 짓이었다. 필자가 상식선에서 이재명을 싫어한다 해도 권력을 손에 쥐고 몰지각과 반지성의 정점인 국민의 힘을 상대하기에 너무도 훌륭한 전투원인 데다, 그의 언행은 그들을 제압할 만한 충분한 권력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정치, 사회, 문화, 경제에까지 모자랄 것 없는 지식과 혜안을 가지고 있으므로 대한민국의 찬란한 미래가 그에게 달려 있다고 보았다. 그런데도 ‘문파’, '대깨문', '달빛 기사단'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는 자들의 트윗은 국민의 힘이 손도 안 대고 코 푸는 무조건적인 증오와 비난뿐, 상식적으로 공감하거나 이해되는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 그들이 이재명을 상대하는 가치는 [도덕적으로 깨끗한 대통령 후보]였다.
우리에게는 알고 있지만 얘기하지 말아야 할 남의 아픈 가정사가 있다. 아무리 정치가 생물이고 야비하다 하더라도 입에 담지 말아야 할 언사가 있기 마련이다. 이재명에게도 형 이재선이 어머니까지 협박과 폭행을 한 사실이 있는데, 이때 나온 말이 이재선이 어머니에게 ‘XX를 찢어버린다’는 말을 이재명이 형수에게 그런 말 했느냐고 따져 물은 것이 ‘찢빠’의 탄생이었다. 그것을 형수와 이재선이 ‘녹음했어?’라고 대화하며 확인하는 장면들이 있다. 이로 인해, 형이 박사모와 태극기 부대, 신의 한 수와 같이 어울리며 적대감을 가졌다. 국민의 힘은 이재선이 사망하기 전까지 활용하였고 그는 ‘박사모’와 ‘태극기 부대’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인간으로서 하지 못할 짓을 저지른 자들이 극우 외에 문재인 대통령 사진을 건 이낙연 지지자들이었던 것이다. 즉 그들은 이낙연을 비난하는 것은 문재인을 방어막으로 아예 차단하겠다는 의도겠지만 오히려 문재인과 이재명을 갈라치기함으로써 찐 문재인 지지자들의 분노를 한 몸에 받았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온갖 공작과 저열한 농간, 날조, 조작에 의해 살아남은 사람임에도 이렇게 반대하는 세력이 많은 것을 보니, 절대로 이기지 못할 것이며 오로지 빌붙어 기생충처럼 연명할 권력 추구가 눈에 뻔한 세력인데, 상식 밖의 요구를 하고 있다. 거기에 느닷없이 웬 젊은 여자가 나타나 비상대책 위원장에 올랐다. 젊음에서 나오는 산뜻함도 없고 현명하거나 재기 발랄한 재치도 없으며 꼰대 아재들이 만든 부당함에 대한 대책도 없이 무조건 물러가라, 징계하라, 나오지 마라라고 하는 것을 보니 젊은 꼰대 못지않다. 요새 젊은이들은 기성세대 못지않은 증오와 혐오로 살던데 딱 그 수준의 여자 이준석에 모자라지 않은 것 같다. 민주주의 시대에 누가 나오든 지지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것이지, 나오라 마라 하며 협박하는 짓이 가관이다. 같이 할 수 없는 의식의 소유자들이다.
아래 왼쪽 '깨시연당 대표' 이민구, 오른쪽 이낙연 전총리 비서실장 정운현 윤석열 지지. 이재명이 싫어 윤석열을 찍었다는 문파들
*** 내가 만난 윤석열 지지자들
내 생애 대단치 않게 살았는데 내게도 비웃음을 사는 부류들이 몇 있다. 판검사들이 제일 가련하게 사는 인생들이고 다음은 사람 존중할 줄 모르면서 사는 사람들이다. 판검사들이 불쌍한 이유는 평생을 남들의 죄나 들여다보고 잡아넣느니 마느니 모든 사람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며 모든 재벌들을 잠재적 돈벌이 도구로 보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세상의 정점에 있으며 법 위에 군림하는 최상위 포식자로 생각하되 세상 물정을 모르며 세상과 어울릴 줄 몰라 보좌하는 사람 없이 혼자 뭘 할 줄 모를 정도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근엄한 얼굴로 허세를 부리면 그저 한심할 뿐, 내게도 판사, 검사 친구 몇이 있고 경찰 친구도 많이 있지만 교류는 거의 없다. 판, 검사 친구들은 정치적인 이유로 모두 돌아섰다.
대선이 끝난 뒤, 거제에 내려갈 때면 어머니가 계신 사천을 들렀다 가면서 지인이 신문사 기자로 있는 곳에 들러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세상사를 나누었다. 윤석열이 대통령 된 것에 경악스럽다면서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한 그들은 정의당 지지자였다. 대선 기간에 3~4% 지지율을 보였던 심상정 대표가 토론에 나왔다.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는 그녀의 최종 지지율은 2%대였다. 그 당의 장혜영과 류호정을 알고 싶지도 만나고 싶지도 않은 페미로 규정할 만큼 정나미 떨어지는 친구들이라고 정의당 친구들에게 말하면서 심상정 대표가 토론하는 모습을 유심히 보니 [빚 받으러 온 빚쟁이]처럼 당당했다고 말하자 버럭 화를 냈다. 윤석열을 만든 것은 그들이었던 것이다.
최근에 진주에서 경찰을 했던 윤석열 지지자 친구를 만났다. 프랑스든 아프리카든 어디에 있던 전화가 와선 영상통화를 하며 안부를 묻던 고마운 친구였다. 부인이 노래방을 해서 한 번 선주사 친구들을 데리고 가 술을 마셨다가 열만 받았었다. 사천, 진주가 정치색이 뻔한 곳인데 가만 보니 초중고 학맥을 위주로 조직적이어서 민주당은 기를 못 폈다. 나는 그들을 얼빠진 놈들이라 생각했다. 국익은커녕, 경제와 외교, 군사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부패하고 저열하며 권력에 취하여 갑질을 일삼는 자들을 위해 헌신하는 내 고향 사람들은 지금 세상에도 민주당 사람들을 ‘빨갱이’, ‘국가 말아먹을 매국노’등으로 묘사했다. 그들은 ‘문재인 때문에 경제 다 죽는다’고 입을 모았다. 그들에게 사기꾼 이명박과 꼭두각시 박근혜에 대한 수치나 반성은 1도 없었다.
“문재인 때 죽겠다고 그러더니 네 원대로 됐는데 좋냐?”
“문재인은 뭘 잘했어?”
“선진국이라 불릴 만큼 한국의 위상을 높였지! 권위와 독재보다 진짜 일 잘하는 게 뭔지를 보여줬잖아. 몰라서 물어?”
“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 문재인이 잘했으면 지금처럼 경제위기가 왔겠냐? 북한에 퍼 주기나 하고 중국에 굽신거렸던 놈 때문이지! 이제 한 달 밖에 안된 대통령 탓이냐?”
“그럼, 지금이 문재인 탓하는 거네? 네가 뽑은 날조와 조작, 모함해서 백정마냥 사람 죽이는 걸 업적으로 삼고 그걸로 갑질하는 것 외에 경제, 군사, 외교에 무능한 게 눈에 뻔한데 우리나라 위상을 올렸던 문재인 탓이라니, 어이가 없다”
친구는 더 이상 얘기를 들을 필요가 없다는 듯 주제를 바꿨다.
거제도 조선소 노동자인 지인은 최저시급 만원의 공약을 지키지 못한 문재인을 비난하며 윤석을 찍었다고 말했다. 지난 정부에서 지탱해오던 시급제(정규직)가 사라지고 모두 물량팀(재하청 일용직)으로 바뀌었음에도 시급으로 받는 것에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앞으로 내 인생에 민주당은 없다’고 못 박으며 윤석열이 앞으로 문재인을 잡아넣을 생각에 들떠 흥분한 채 말하는 모습이 순박했다.
“최저 시급을 대통령이 약속해도 위원회에서 합의하지 못하면 못 올리는데 그게 사용자 측 때문이지 어떻게 문재인 탓입니까? 그러면 노동자의 삶에는 단 1의 관심도 없는 대통령이 시급 만원 올려줄 거라고 생각합니까? 120시간 일 시키고 월 백만 원만 줘도 일할 사람 줄 섰다고 말하는 사람인데 노동자를 사람 취급이나 한다고 찍어줬습니까? 사람의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을 비난하면서 개돼지 취급하는 사람을 찍어주면 멀쩡한 사람들에게 민폐 아닙니까?”
그는 개돼지라는 말에 기분 나쁘다면서도 사람 좋은 듯 웃었다. 앞으로 문재인을 감옥에 넣을 윤석열의 활약을 기대하면서! 그런 노동자는 아주 많았다. 세상 좋은 사람들이 문재인 욕을 할 때면 ‘북한에서 온 빨갱이 새끼!’라고 말도 안 되는 욕을 하고 몸을 부르르 떨면서 저주를 퍼부었다.
부산의 한 사업가.
그는 중국에서 조선소에 정유기 필터기를 만들어 판매하던 사업가로, 한국으로 들어와서는 아프리카와 중동에 한화건설 인맥을 이용해 해외인력공급을 진행했다. 주변 인맥을 잘 활용하는 사람으로 전두환이 그의 영웅이요, 박근혜와의 연줄이 닿아 있음을 귀가 닳도록 들었다. 그런 그는 아는 사이고 섭섭지 않게 대우해줄 테니 아프리카로 진출할 전기 기술자를 섭외해달라는 요청과 더불어 대우조선해양에 인맥을 연결해 달라며 부산에서 미팅을 가졌다. 얘기를 들어보니 정식 계약을 맺고 싶은 생각은 없고 그저 잘해줄 테니 도와달라는 요청이라 더 이상 들을 필요가 없는 자리였다. 그는 점심을 먹다 느닷없이 누구 찍었냐고 물어 ‘이재명’이라고 얘기하니,
“이거 완전히 좌파 아니오? 사람 그렇게 안 봤더니 완전 좌파…… 나야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이지만.…..”
그의 얘기가 계속 식당 사람들이 다 들을 정도의 큰 소리로 좌파란 단어에 연결해 비난과 혐오가 서린 눈초리로 나를 보고 말했다. 60대 중반의 그는 스마트한 구석이 조금도 없어 보였음에도 상큼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을 알 수 있는 몸을 단정한 옷 속에 숨기고 있었다. 그를 공격하여 곤경에 빠트리고 내 분노를 표출할 방법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헤어지는 순간까지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예의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괴로웠는지 모른다.
서울의 남묘호렌게쿄 여성 고위 간부
그녀는 내 젊었을 때 약혼녀의 어머니였는데 프랑스 외인부대에서 휴가 나와 조선족 민박집에 묵었을 때 처음 만나 나를 데려간 곳이 파리의 남묘호렌게쿄(SGI: Soka Gakkai International)이며 ‘창가학회(創價學會)’ 지부였다. 글을 너무 잘 썼고 해외 유학파 아버지와 컬럼비아 음대생의 딸이 약혼녀였으며 금산에 엄청난 인삼 밭을 가진 지주 가문이었다고 말했다. 결혼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1년에 한 번씩 만나면서 아직까지 인연은 이어왔다. 그녀는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출마하기 위해 30억을 당비로 내느니 마느니 고민했을 정도였는데 나와는 정치적인 얘기를 거의 하지 않았고 단지 자신의 종교를 믿으라고 요청했던 적은 있었다. 그것만 빼면 사리분별이 뛰어나고 쉽게 만날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창가학회의 다른 여성 고위간부를 만나보라면서 나에게 소개했다. 그녀는 내게 누구를 찍을 것이냐고 물었고 이재명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일장 훈계가 시작되었는데 나는 아무 말 없이 일어나 계산하고 나와버렸다.
인천의 안과 의사
우리가 만난 지 20년이 넘었다. 그는 소탈하고 흥겨우며 건강했다. 단점이라곤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주변과의 유대관계가 좋았다. 최근에 200억짜리 메디컬 타운을 올리고 건물주까지 되었으면서도 권위의식이나 우월의식이 전혀 없는 겸손한 친구였다. 그는 판검사 친구를 항상 끼고 살았고 밤이 되면 1%가 노는 곳에서 저 세상 유희를 즐겼다. 그런 그는 문재인과 이재명 욕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한 번도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어 진심이냐고 물었다.
“물론, 윤석열이 가증스럽지! 그러나 난 그 얼빠진 놈을 찍을 거야! 그래서 문재인과 그 주변 놈들 싹 쓸어버리게 무엇이든 지원할 거야! 물론 이재명이 주장하는 ‘보편적 복지’ 좋지!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맞지 않아! 문재인 케어는 의사들 죽이려는 사회주의 의료정책이야! 의사들이 진료행위를 늘려야 수입이 늘어나는 게 우리나라 건강보험 제도인데 그러면 더 많은 노동력을 투입해야 돈을 번다는 얘기인 거지! 완전히 돈 버는 노동자로 만들어 놓고 감시카메라 달아서 감시나 하면서 ‘제 밥그릇 지킨다’고 욕이나 하고 있으니 욕을 안 하겠냐고!”
“나야 의료계에 문외한이니 뭐라 할 말은 없다만 의사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면서 희생 · 봉사 · 장인 정신을 기치로 내세우는 명예로운 직업 아냐? 내가 프랑스에 살아보니 한번 의사 진료받으려면 기다린다고 정말 미치는데 의사들은 돈보다 명예로운 직업 같았어. ‘국경 없는 의사회’를 보아도 그렇고, 진정한 헌신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명예로운 직업군이라고 알았지. 설령, 그렇다 해도 한국의 의사들은 실력도 능력도 뛰어나고 돈도 많이 버는데 뭘 얼마나 더 벌겠다고 그래?”
친구가 새로운 의사 면접 본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 프랑스의 명예로운 의사들은 하루에 20~30명 환자들을 볼까 말까 하겠지만 한국의 건보료 시스템상 한국은 하루에 70명 이상 보아야 급여를 800에 맞춘다면서 차분히 얘기하다가도 직원들이 있는 앞에서는 열변을 토하면서 문재인과 이재명을 욕했다. 그때까지 좋게 보이던 친구의 모습에서 빨갛게 돈에 물든 부자를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쓰렸다. 증오에 눈이 먼 그는 공정과 정의, 상식과 윤리 없이 백정 사람 잡듯 문통을 때려잡을 앞잡이를 지지한 것일 뿐이란 것을 알고 나니 깊은 분노가 밀려왔다.
그러나 눈앞의 복수와 증오에 그들이 뽑은 자는 외교능력이 매국 수준이며 처음 대통령을 해본 자라 경제에 까막눈이자 군사안보에는 북한 자극만 할 줄 알고, 부동산 투기꾼 편에 선 전무후무한 대통령이 온갖 범죄에 연루된 검사들을 정부 수반에 올려 법치를 반지성으로 만들어버렸겠다. 검사와 검찰은 이미 정치에 개입하여 검난을 일으켰다. 정치 중립의 의무를 배반하고 정의를 기만하였으며 법을 믿을 수 없게 만들었다. 그들에겐 어떤 권한도 주어선 안된다.
사기꾼 이명박은 이때쯤 광우병 소고기를 미국에서 들여오겠다고 했다가 촛불에 휘말렸다. 뒷 산에 올라가 아침이슬을 들으며 반성을 한 뒷날부터 견찰을 동원해 시민들을 때려잡기 시작했다. 촛불 시민들의 주머니를 뒤져 김종익이란 생소한 사람을 주동자로 몰았다. 이윽고 노무현 대통령을 온갖 조작, 날조된 증거와 모함으로 죽음으로 내몰았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뒤로하고 기독교도들은 눈이 벌개 증오의 침을 흘렸고 모두가 힘없는 대통령을 죽인 것에 득의양양해서 마침내 환호성을 질렀다.
부끄러움은 누구 몫인가?
우리는 세월호 때, 아이들이 수장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조국 전법무부 장관과 부인을 11개 혐의로 기소해 표창장 위조 혐의로 4년을 확정했던 윤석열·한동훈이 125일간 백정 칼춤 추듯 전 법무부 장관 가족을 때려잡는 모습을 보았다. 반면에, 도이치모터스와 코바나 콘텐츠 협찬 수수 의혹 포함 삶 자체가 거짓인 김건희와 그 엄마, 채널A 기자 강요미수 혐의를 아이폰 비번을 풀지 못했다는 이유로 22개월 만에 무혐의, 고발 사주, 옵티머스 펀드 사기 부실수사, 한명숙 모해위증교사 및 수사방해 등 굵직한 진짜 범죄 의혹들을 혐의 없음으로 처분하는 시대를 보고 있다.
이에 보수가 머리를 낮게 조아려 충성하는 혈맹 미국이 나섰으니 진짜 죄지은 자, 누구를 벌하냐며 한동훈 딸의 ‘국제 학술대회 표절 논문’ 조사에 착수하자 한동훈이 FBI를 방문했다. 나는 한동훈을 통해 진짜 범죄자가 누구인지, 없는 죄도 만들어내는 탁월한 조작의 달인을 보았다. 일개 검사가 법무부 장관이 되고 차기 대권까지 노려도 이제 웃기지도 않다. 그들의 조력자들은 나라를 팔아도 그들을 찍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