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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성준 Nov 21. 2017

01 맛보기 (미국 시카고 대학 대학원 유학 생활)

가을 학기 9주 차.

무척이나 애매한 타이밍이지만 이쯤에서 유학기를 시작하면서 첫 학기를 되돌아볼 수 있다는 점은 좋은 것 같다.




UChicago, MAPSS

나는 현재 미국 시카고 대학 (The University of Chicago)에서 MAPSS (MA Program in the Social Sciences)라는 1년짜리 석사 프로그램에 재학 중이다. 사회과학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생각하는 학생들을 위해서 1년 동안 공부시키고 원서 준비시켜서 박사 보내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리고 프로그램 내에서 나는 정치사상(Political Theory)을 공부하고 있다.




여차저차 공부를 한다는 이유로 시카고에 온지도 어느새 3개월이 되었다. 학교가 시작한 지는 2개월 정도? 아직 동네에 적응도 못 한 것 같은데 이미 한 학기가 끝나가고 있고 반바지 입던 게 어제 같은데 지난주에는 첫눈도 왔다.





이번 학기 스케줄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하자면,

나는 월, 화, 목에 수업이 있다.

월요일은 Perspectives in Social Science Analysis라는 MAPSS 프로그램 코어 수업,

화요일은 Models of Ancient Politics 수업과 Interpretive Methods in Political Theory 수업,

목요일은 Interpretive Methods in Political Theory 수업과 월요일 수업에 대한 토론 세션.


저 스케줄을 뼈대로 해서 보통 목요일 저녁에서 그다음 주 목요일 낮 까지를 한 사이클로 보고 공부 계획을 세운다. 나는 전공 특성상 따로 문제를 풀거나 그런 과제는 없고 모든 과제는 리딩 아니면 라이팅이다. 이번 주 스케줄을 예로 들면,

Thur Night - Cicero (Republic Bk. 1-3); Chamberlin
Fri - Cicero (Republic Bk. 4-6); Platt; Arendt (What is Authority?)
Sat - Cicero (Laws); Asmis; Arendt (Life of the Mind part); Sheriff
Sun - Arendt (What is Freedom?); Sheriff2
Mon - Upload Ancient Politics Discussion Question; Read any leftovers
Tue, Wed, Thur Morning - X

이런 식으로 대충 어느 날에 어떤 리딩을 해야 할지를 정해놓는다. 기준은 없고... 저자 이름만 적어놓고 대충 하루 읽어야 하는 양을 밸런스 시키는 정도의 용도로 사용한다.(이번 주는 감사하게도 추수감사절(Thanksgiving) 기간이라 목, 금을 쉰다. 월, 화만 학교를 가면 된다.)


허세 그 자체. 막상 이런거 찍는 애들은 공부 잘 안한다. <사진 출처: 글쓴이>




실제로 공부하는 건 그냥 도서관 가서 주구장창 책 보고 노트 필기하고 그런 거다. 반복적이고 단순하다. 핵심은 리딩을 하면서 질문거리나 비판 거리들을 찾아가는 건데 이게 좀 골치 아프다. 예를 들어 키케로나 아렌트가 퍽이나 석사 나부랭이 눈에도 보일만 한 비판 거리를 산더미처럼 쌓아놨을까... 하는 문제들이 있기 때문이다.


수업은 보통 열 명 정도의 학생들과 교수가 작은 방에 앉아서 읽어온 것들을 가지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보통 세 시간 정도 진행된다. 학부생 부터 박사생 까지 다양하게 참여하는데 대학원 수업에 들어오는 학부생들은...엄청난 애들이다. 천재 학부생들과 노련한 박사생을 사이에서 보내는 이 세 시간이 얼마나 숨 막히는지에 대해서도 다음에 한 번 써보도록 하겠다.





여기서의 삶을 다 나열하려면 끝도 없겠지만 앞으로 “정리된” 글을 통해서 차차 이야기를 풀어보도록 하겠다.




*정확히 뭐에 대해서 쓰면 좋을지는 아직 고민이다. 대학원 입학 과정, 영어, 교수, 토론, 공부법, 전공, 수업, 1년짜리 석사 vs. 2년짜리 석사, 박사 준비, 유학 등이 가능한 주제들인 것 같다. 물론 내가 이런 문제들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경험하고 있는 자로써 좋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그리고 일기처럼 그냥 써 내려가자는 생각에 그냥 내 경험들을 나열해보려고 한다. 아직 경험 못해본 것들은 그때 그때 닥칠 때마다 글로 남겨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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