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코칭 시리즈 3
코치님, 솔직히 큰 기대는 안 해요.
상담실을 찾아온 40대 중반 여성의 첫마디였다. 그녀는 몇 년째 이직을 고민하다 포기하길 반복했다고 했다. 이력서를 쓰다 지우고, 채용 공고를 보다 닫고, 그렇게 시간만 흘러갔다.
"그냥... 안 하는 것보단 낫겠지 하는 마음으로 왔어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깊은 피로가 배어 있었다. 아마도 수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었을 것이고, 온갖 진단 도구를 해봤을 것이다. 그런데도 답을 찾지 못했으니, 이제 코칭마저 "안 하는 것보단 나은" 정도로 여기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날, 그 고객의 내면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우리가 한 일은 거창한 게 아니었다. 30개의 질문에 체크하며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를 들여다보는 작업이었다. 그리고 한 주 동안 내가 준 질문에 대해 더 깊이 생각 하 답변을 써오는 것이었다.
A. 잔류형 질문 10개
B. 이직형 질문 10개
C. 독립형 질문 10개
"현재 회사에서 아직 배우고 싶은 것이 구체적으로 있나요?"
"새로운 환경에 대한 호기심이 두려움보다 큰가요?"
"혼자 일하는 고독감을 견딜 수 있나요?"
그녀는 침착하게 질문에 답을 했다. 때로는 멈춰서 한참을 생각하고, 때로는 주저 없이 답했다. 그렇게 50분이 흘렀고, 한 주가 지나 다음 세션이 되었다.
결과는 명확했다. 잔류 3개, 이직 8개, 독립 4개.
"아... 제가 원한 건 이직이었네요."
그 순간 그녀의 얼굴이 달라졌다.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몇 년간 짓누르고 있던 무게가 사라진 것처럼, 입꼬리가 자연스럽게 올라가며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코치님, 저도 한 주 만에 제 생각이 이렇게 정리될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엄청 기뻐요!"
몇 년간 헤매던 고민이, 30개의 질문으로 명확해진 순간이었다. 그 후 그녀는 원하던 이직에 성공했다. 연봉도 더 높게 받게 되었다.
흥미로운 일이 또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상담한 두 분이 있었다. 둘 다 48세, 둘 다 대기업 팀장급, 둘 다 승진 경쟁에서 탈락한 상황.
그런데 30개 질문 결과가 묘하게 비슷했다.
K팀장님: 잔류 7개, 이직 6개, 독립 5개
L팀장님: 잔류 6개, 이직 7개, 독립 6개
숫자만 보면 K팀장님은 잔류, L팀장님은 이직이 맞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나는 마지막에 한 가지 질문을 더 던졌다.
"각 시나리오 점수 중에, 정말 내 마음이 끌리는 것에 +1점을 줄 수 있다면 어디에 주시겠어요?"
K팀장님은 주저 없이 잔류에 +1점을 주었다.
L팀장님은 한참을 고민하다 독립에 +1점을 주었다.
같은 점수, 완전히 다른 선택.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특히 내 워크시트를 본 코치들이 나에게 많이 묻는다.
"이미 30개 질문으로 점수를 냈는데, 왜 마지막에 +1점을 더 주나요?"
사실 이 +1점 질문은 나름 깊이 고민해서 넣은 심리적 장치이다.
첫째, 진단이 나를 이끌었다기보다는 나의 의지도 반영된 결과라는 것을 마음으로 수용하게 하는 장치다.
질문이 10개든, 30개든, 100개든 질문은 자신을 이해하는 도구일 뿐이다. 최종 결정은 테스트가 아니라, 자신의 의지가 반영되어야 한다. +1점을 어디에 줄 지 고르는 순간이 "테스트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원해서"가 되는 순간이다.
둘째, 자신이 결정했다는 느낌을 갖게 하여 실행력을 올리는 것이다.
이는 심리학의 동기 이론에서 잘 설명된다. 인간은 '내가 결정했다'고 느낄 때 실행력이 폭발적으로 상승한다. 아무리 완벽한 계획도 "남이 시켜서 하는 것"이면 지속되지 않는다. 그리고 실행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셋째, 마음이 끌리는 한 가지를 고를 때 고객의 기질이 함께 작동하게 되어 진단에 정확성이 더해지는 것이다.
논리적 분석이 놓칠 수 있는 개인의 고유한 기질과 직관이 이 마지막 1점에 담긴다. 그래서 이 1점이 더해진 결과가 가장 정확하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 역시 수십 번 고민했다.
16년 전, 코치라는 길을 선택할 때 주변의 모든 사람이 반대했다. 단 한 명도 지지해주지 않았다.
교사도 될 수 있었고, 학원 강사나 과외를 할 수도 있었다. 영상 편집자가 될 기회도 있었고, 심지어 랩퍼로 활동할 기회와 베이시스트로 활동할 기회도 있었다.
"그걸로 먹고살 수 있겠냐?"
"그 나이에 새로운 걸 한다고?"
"그냥 안정적인 길로 가는 게 좋지 않겠냐?"
모두가 나를 말렸다. 그래서 더 많이 흔들렸다.
재미만 놓고 보면, 솔직히 랩이나 음악이 더 짜릿했다. 영상 편집도 꽤 재미있었고, 교사라는 직업은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내 마음에 +1점을 주라고 하면, 나는 항상 '코칭'에 그 점을 몰래 얹고 있었다.
다른 것들은 재미와 흥미를 충족시켜주긴 했지만, 의미감까진 아니었다. 오직 코칭을 할 때만, 누군가의 인생이 바뀌는 순간을 목격할 때만, 나는 "내가 이 일을 하길 잘 했다"라고 느꼈다.
그 의미감이 모든 반대와 불안을 견디게 해준 에너지였다. 그래서 나는 안다. 우리가 진짜 원하는 길은,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40대의 커리어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더 많은 연봉? 더 좋은 복지? 더 안정적인 직장?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위해 살고 싶은가"를 아는 것이다.
첫 번째 여성분도, K팀장님도, L팀장님도 모두 조건이 아닌 자신의 본질을 발견했을 때 비로소 확신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었다.
이직을 고민하는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나에 대한 이해와 성찰"이 빠진 커리어 전략이 우리 삶에 얼마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지. 재미도 없고, 퇴근만 하고 싶고, 출근 하는 매일이 죽을 맛 일 것이다.
나에게 코칭을 받은 고객들은 이제 "남이 봐서 좋아 보이는 길"이 아니라, "내가 끝까지 책임질 수 있다고 느끼는 길"을 걷고 있다.
이직을 해야 할지, 버텨야 할지, 아니면 독립을 해야 할지. 머릿속으로는 수백 번 시뮬레이션을 돌려봤지만, 여전히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보길 권한다.
"어디가 더 좋은가?"가 아니라 "나는 어떤 사람인가?"
"무엇을 얻을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어떤 고통을 기꺼이 견딜 수 있는가?"
"남들이 뭐라고 할까?"가 아니라 "10년 후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보면 뭐라고 할까?"
그 질문에 대한 솔직한 답 속에, 당신이 가야 할 길이 숨어 있다.
그날 40대 중반 여성분이 "한 주 만에 이렇게 정리될 줄 몰랐다"며 기뻐했던 바로 그 30개 질문을 공유합니다.
잔류 vs 이직 vs 독립
각 10개씩, 총 30개의 질문으로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마음이 끌리는 곳에 +1점" 질문이 있습니다. 논리를 넘어 마음이 가리키는 곳을 확인하는 핵심 질문입니다.
혼자 조용한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과 함께 50-60분 투자해보세요. 몇 년간 헤매던 고민이 한 장의 종이 위에 명확해지는 경험을 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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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 8개 나왔어요", "독립 쪽으로 마음이 가네요"
당신의 선택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용기가 될 테니까요.
당신의 지난 10년은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이제 그 위에 새로운 의미를 더할 시간입니다.
김태호 심리코칭센터
16년차 전문 코치 | 조건이 아닌 의미로 선택하는 사람들의 동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