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벙커에 사는 남자 이야기 #3
음대생들에게 '집'이란?
이주(移住)라는 게 뭔가. 말 그대로 살 곳을 옮긴다는 뜻이다. 길에서 지낼 생각이 아니라면 이주의 첫 번째 조건은 바로 '집'이다. 그리고 누구나 위치 좋고, 깨끗하고, 안전하고, 넓지만 월세가 싼 집을 원한다.
하지만 사는 게 뭐다? 포기의 연속이다. 돈 냄새 좀 풍기는 집 자제가 아니고서는 꽤나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 보통 입시를 준비하는 음대생들에게는, 동네가 좀 별로라던가 더럽고 좁은 것 정도쯤은 씁쓸함을 뒤로한 채 재낄 수 있는 옵션일 수도 있겠으나 '연습 가능'만은 포기할 수 없는 간절함이 있다.
인맥이 좋다던가 운이 좋아 종종 명당을 차지하기도 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연습 가능한 집'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종종 베를린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할 정도로 심한 외곽의 목초지대로 나가면 모를까... 심지어 연습이 가능하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옆 집이나 아랫집 할머니가 음악을 열렬히 사랑하시는 분이 아니라면 다시 살 곳을 찾아 헤매이는 야인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 많은 음대생들은 도대체 어디서 연습을 해야 하나?! 재학생, 입시생 할 것 없이 불만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