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벙커에 사는 남자 이야기 #2
베를린은 핫하다
독일 하면 또 클래식 아닌가. 한국 유학생들 중에는 클래식 전공의 음대생들이 아주 많은데, 특히나 베를린은 아직 물가도 싸고 나름 최강 독일의 수도(首都)로서 그들에게는 유학을 시작하기 가장 좋은 도시로 여겨진다.
그도 그럴 것이 독일의 다른 도시들은 저녁 7시만 되면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고 저녁이 있는 없는 삶이 시작된다. 장을 미리 안 봤다면 최악의 경우 내일 아침까지 수돗물로 버텨야 할지도 모른다. 이때부터는 시내에 한복판에 여우도 다니고 풀벌레 소리도 들린다.
모뎀 시절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인터넷과 더불어 득도의 단계에 이르면 면벽 수행자가 된다. 독어 덕분에 묵언수행까지 추가되면서, 똥을 싸도 사리(舍利)가 나올 것 같은 초현실을 경험한다. 적어도 내가 경험한 프라이부르크는 그랬다.
그렇게 이미 학생들과 입시 학생들이 몰리면서 베를린은 가히 한국 음대생들의 전초기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