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충격, 배신 그리고 이산가족

나는 희망이로소이다. 열한 번째 이야기

by Damian


우리 가족이 한국으로 온 지도 수개월이 지나가고 있었다.


마스터팍과 제니는 캐나다에서 한국행에 대해 정말 심도 있는 고민을 했었다. 결국 무엇이 올바른 선택일까?라는 질문에 한국행을 택하였다. 하지만 그들이 십수 년만에 돌아온 한국의 삶은 만만치 않았다.


객관적인 통계자료와 수치로 봤을 때 한국의 교육 수준도 많이 높아졌고 생활수준도 분명 과거보다 훨씬 더 나아졌기에 캐나다의 삶과 크게 다를 것 같지 않을 거라고 그들은 생각하였었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한국은 오히려 과거보다 더하면 더했지 그들이 한국을 떠나 왔을 때보다도 더욱더 삶이 삭막해지고 사는 게 각박해진 거 같다고 말한다. 특히, 편 가르기와 학연, 지연 등의 문제가 사회에 여전히 만연했으며 그 정도가 더 심해진 거 같다고 말한다.


제니는 한국에 오자마자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거 같다. 어느 날 그 충격에 아침에 멍하니 침대에 있는 그녀의 모습이... 한국이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달라서일까? 그래도 그럴 것이 그녀는 한국에 오자마자 박사과정에 입학하면서 정말 신랄한 한국의 실상의 밑바닥까지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박사과정을 한다는 배울 만큼 배웠다는 사람들이 지도교수를 신처럼 모시며 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본인의 생각과 의견은 깡그리 무시한 채 교수를 무조건 신처럼 믿고 따르고 추종하는 세력들... 그 안에서도 만연해 있는 편 가르기... 시기, 질투. 그리고 불합리함과 편협들. 막상 지도교수 앞에서는 옳지 못하다고 말 한마디 못하고 떳떳이 자기의 의견을 내세우지도 못하고 본인이 당하는 불합리함에 하나 맞서지도 못하고 뒤에서만 하는 험담들... 그러고 그런 일이 번번하게 일어나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듯이 교수 앞에서는 가식적인 존경심을 표현하며 굽실대는 행동들... 그녀는 그런 일들이 정말 이해가 되질 않았다... 오히려 모두들 그러한 행동을 하니 오히려 그렇지 못한 제니가 때로는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됐다. 아니면 제니만 모난 사람으로 찍히는 듯했다. 때로는 그녀가 마스터팍에게 되묻는다. 자기가 이상한 거냐고? 그렇다. 아직도 한국사회는 다수의 의견을 따라야만 하는 문화가 있었고, 또 그렇지 않고 자기의 의견이나 생각을 말하는 순간 이상한 사람이 되는 문화가 있는 거 같다. 그러면서 또 편 가르기가 시작되는 거 같다... 마스터팍은 제니에게 그녀가 그런 집단안에 잘못 들어가게 된 거 같다고 다들 그렇치는 않을 거라며 그녀를 위로하며 달래준다. 하지만 결국 그 스트레스가 컸는지 그 덕분에 그녀는 대상포진이라는 것을 한국에 오자마자 덤으로 앓았다. 제니는 한국에 오자마자 정말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겪은 거 같다. 그녀는 계속 그런 집단안에서 본인마저 이상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결국 그녀는 한국에서 하는 학업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옮겼다.


너무나 오랫동안 캐나다 생활과 문화에 익숙해져서일까? 한국이 마스터팍과 제니의 고향이고, 같은 말을 쓰고, 같은 한국사람이지만 그들은 또 다른 큰 문화충격을 한국에 오자마자 받기 시작하였다. 생각하는 관점, 그리고 사회 정의, 가치 등에 대한 차이점이 의외로 컸다. 또한 오랫동안 부모님들과 떨어져 있어서 가까운 곳에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좋기도 하였지만 부모님들 세대의 생각이나 관점들이 마스터팍과 제니의 생각과는 달라서 가끔 부모님과 부딪히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마스터팍과 제니에게는 캐나다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한국에서 발생하였고 그것들이 꽤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한국에서도 그렇지만 캐나다에서도 결국 일이 터졌다. 그렇다. 배신... 믿었던 제자이자 사범한테 배신을 당한 거다... 마스터팍의 말로는 배신이라고 하는데 어쩌면 그것은 내가 볼 때 배신이라고 말할 것까지 필요 없는 일인 거 같다. 단지 이기적인 인간의 본능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본성이 아닐까 싶다.


마스터팍은 바보 같은 건지 아님 순수한 건지 사범의 말을 온전히 그냥 믿었던 것이었다. 아니면 그는 인간관계에 신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그가 먼저 사범의 말을 온전히 믿는 것이 서로의 신뢰를 쌓아가는 거라고 생각을 하였던 거 같다. 본인이 먼저 마스터팍에게 그가 한국에 있는 동안 도장을 다 맡아서 하겠다며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던 그다. 하지만 갑자기 시키지도 않은 일을 수업시간 외에 자기가 추가로 했다고 하며 거짓말을 하며 기존에 받았던 임금에 추가하여 돈을 더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마스터팍이 화가 난 것은 있지도 없는 말을 지어내며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그가 헛소문을 퍼트리고 다녔다는 것, 그리고 다른 사범들도 선동하여 돈을 더 받아야 된다고 그랬다는 것이다. 믿었던 사범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게 어이가 없다며 노발대발한다.


그렇다. 마스터팍은 한국사람이다. 정이 있어서 늘 항상 뭐라도 하나 더 챙겨주려고 하는 그였지만 캐네디언 사범은 남이 자기에게 제공한 것은 그냥 마스터팍이 줘서 받은 것이고 자기가 한 사소한 일부분에서 대가를 받고 그것을 청구를 해야 되는 문화인 것이었다. 마스터팍은 정당하게 그 사범이 추가로 일을 했으면 당연히 추가 임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하였지만 그 사범이 추가로 일을 했다는 기록을 달라고 했을 때와 다른 직원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사범의 말은 거짓으로 들통이 났다. 누구보다 그 사범에게 정도 많이 주었고 신뢰하려고 했기에 시키지도 않은 것을 했다고 거짓말까지 하며 돈을 달라고 요구하는 부분이 마스터팍은 큰 충격이었다. 또한 마스터팍이 크게 실망을 한 것은 어렸을 때 애 제자 중에 하나였던 사범이 돈 때문에 이런 신뢰관계를 깨트리는 것이었다. 돈이 필요했나? 아님 돈이 인간관계보다 그렇게 중요한가? 그리고 태권도만 30년 넘게 하여 도장운영에 대한 부분은 손바닥처럼 들여다보는 마스터팍에게 나름 잔머리를 굴려서 뻔한 거짓말을 하고 본인의 이득을 챙기기 위해서 다른 사범들까지 선동질하려 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특히 마스터팍이 한국에 있을 때 그런 일을 벌였다는 것이 마스터팍의 입장에서 정말 이해가 되질 않았다. 마스터팍은 그에게 배신감을 느끼기도 하였다.


고양이인 나는 왜 이런 일이 인간들 사이에 일어나는지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간다. 원래 인간이란 본인에게 득이 되는 쪽으로만 움직이는 천생적으로 이기적인 동물이기 때문이다. 가끔 이성이 그런 본성을 억누르고 본능과 반대로 행동을 하지만. 어쩌면 인간이란 우리처럼 단순하게 살아가는 존재보다 더 악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가끔 뉴스를 보다 보면 내가 이해를 할 수 없는 각종 사건 사고들이 인간들 사이에서 너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돈을 떠나서 마스터팍은 그 사범에게 정말 정말 많은 배신감을 느낀다고 아직도 왈가불가한다. 그러면서 그는 예전에 있었던 일도 말한다. 한 학부모가 도장을 그만둘 때 자녀가 수업을 하는 거 한번 본 적도 없고 매번 늦게 데리러 오는 그 학부모가 마치 자기의 자녀가 얼마나 무엇을 배웠는지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하며 더 이상 여기서 가르치는 것도 없고 그 학생이 배우는 게 하나도 없어서 태권도를 그만둔다고 했을 때 마스터팍이 정말 그 사람에게 정 떨어지고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던 말이 생각이 난다. 오히려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려고 수업시간 외에 조금씩 더 지도해주기도 하였고 늦게 픽업 오는 부모 때문에 혼자 남아 있는 학생에 위로가 되려고 그 누구보다 이뻐해 주고 아껴왔었는데... 그냥 그만둘 때 그동안 고마웠다. 사정상 그만둔다고 하면 마스터팍이 못 그만두게 잡는 것도 아니고 왜 쓸데없이 어이없는 말을 해서 마스터팍이 그 학부모에 정 떨어지는 그런 행동을 했는지 모른다. 내 생각엔 그 학부모가 고마웠다는 말을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그 자녀가 배운 만큼 돈을 지불한 것은 사실이니깐... 하지만 굳이 그렇게 이상한 말을 하면서 마무리를 짓고 싶었을까?...


고양이들 사이에서는 배신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다. 처음 싫은 고양이는 끝까지 쭉 싫거나 사이좋은 고양이는 끝까지 쭉 좋다. 아니면 그 싫음이 익숙해지면 서로 그냥 무뎌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마음 끌리는 대로 행동하거나 아님 본능에 충실한다. 인간들처럼 겉과 속이 다르게 복잡한 생각을 하지 않는다.




결국 태권도장 때문에 마스터팍은 캐나다로 혼자 돌아가게 되었다. 인간들의 복잡한 관계 때문에 결국 졸지에 이렇게 우리 가족은 이산가족이 되었다. 제니와 꿈, 유랑이와 나는 한국에 마스터팍은 홀로 캐나다에...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니와 전화통화를 하는 동안 휴대폰 수화기 너머 마스터팍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화상통화로 그의 얼굴을 볼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시차로 인하여 항상 어중간한 시간에 연락을 주고받았다.


아침에 항상 그가 챙겨주던 밥과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그리웠다. 그리고 항상 저녁은 힘들었다. 밤에는 캐나다가 새벽시간으로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언제 그를 곁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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