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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리카겔 Jul 10. 2018

10. 교육운영의 중요성에 대해

 - HRD담당자의 기본, 교육운영

Q) 현재 HRD를 담당한 지 3년 차가 되어갑니다. 하지만 아직도 막내나 할 법한 교육운영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른 회사는 외주도 많이 준다는데, 교육운영은 정말 중요하긴 한 걸까요? 아무나 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닐까요?


HRD를 처음 접하게 되면 하는 업무 중 하나가 바로 교육운영입니다. 보통 교육운영이라 함은 교육 프로그램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교육 전/중/후 단계에서 지원하는 업무를 말합니다. 특별한 전문성이 없어도 되며, 반복을 통해 숙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통 기본기를 익히기 위해 신입사원들이 많이 수행합니다. 제가 속한 회사의 경우 신입/막내 구분 없이 교육담당자들은 직접 본인이 교육운영까지 모두 담당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교육운영의 업무를 교육 전/중/후로 나눠서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교육 전 : 교육생 안내 메일 송부, 강사섭외 및 연락, 교육 서류 준비, 교육 준비물 구입, 교보재 세팅, 다과 세팅, 숙소 예약, 식당 예약 등

 - 교육 중 : 교육생 안내, 오리엔테이션, 아이스브레이킹/스팟, 강사 소개, 교육생 문의 대응, 다과 채워 넣기, 교육과정 모니터링 등

 - 교육 후 : 강의장 치우기, 설문지 걷기, 설문결과 분석, 비용 정산 등


대충 업무를 보면 알겠지만, 확실히 난이도는 낮습니다. 실제 NCS에서도 기업교육 직무분석 자료에서 교육운영을 가장 낮은 레벨의 업무 중 하나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출처 : NCS홈페이지


이러다 보니, 대부분 기업에서 해당 업무는 신입사원에게 맡기거나 계약직으로 뽑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외주를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 엑스퍼트컨설팅에서는 교육운영 업무를 대행으로 진행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부가가치가 낮다고 판단되는 업무는 아웃소싱을 하는 것이 요즘의 대세이니까요. HRD담당자들 또한 이러한 반복적인 업무는 2~3년만 하면 커리어에 정체감을 느끼기 때문에 하기 싫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이직할 때를 봐도 교육운영 경력보다는 과정개발, 교육기획, 교육체계수립과 같은 난이도 있는 업무 경험을 선호합니다.


출처 : 잡코리아 홈페이지, 엑스퍼트컨설팅 교육진행강사 채용 공고



교육운영이 중요한 이유


하지만 저는 HRD담당자에게 교육운영은 아주 중요한 업무라고 생각하며, 무조건적인 아웃소싱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아무리 좋은 절차를 통해 교육과정을 만들었다고 해도, 실제 운영할 때에는 다른 이슈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교육운영을 직접 하지 않는 회사는 설문결과만을 가지고 교육을 평가합니다. 하지만 설문지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교육생들이 실제 어떻게 느끼고 교육에 참여하는지는 현장에 직접 있어야만 알 수 있습니다. 교육생뿐만 아니라 강사들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겠죠.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는 교육에 대한 피드백뿐만 아니라 현업에서 있는 이슈들을 수집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HRD부서는 현업과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럴 때 많은 정보를 모을 수 있습니다. 


    2.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교육생들을 몰입시키기 위해


교육담당자가 직접 교육을 진행하지 않는다면, 그만큼 교육생들은 해당 교육이 중요한 교육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교육에만 참여하면 안 그래도 말을 안 듣는 사람들이 다른 회사 사람이 교육 진행을 한다면? 쉽지 않을 것 같네요... 그래서 팀장급 교육이나 임원급 교육에는 HRD담당자가 상주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교육 실시 횟수가 많은 회사라면 모든 교육운영을 다 직접 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히 교육생들은 담당자가 있는 교육을 회사에서 더 중요한 교육이라고 생각하고, 그만큼 교육에 몰입할 것입니다.


특히 담당자의 운영 역할이 가장 빛을 발하는 교육은 신입사원교육입니다. 회사에 처음 입사하는 신입사원들에게 교육담당자는 거의 신과 같은 존재입니다. 이들의 행동 하나하나는 회사에 대한 이미지로 직결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운영스킬이 교육담당자에게 요구됩니다. 실제 류수민(2011)의 논문에서 신입사원 교육의 만족도에 미치는 요인 중 세 번째로 중요한 것이 교육 진행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육의 내용 못지않게 강사 및 진행자와의 상호작용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겠죠. 실제로 HRD담당자 사이에서도 많이 하는 말 중 "교육이 망했으면 너라도 계속 분위기 띄워서 만족도를 높여라"라는 말이 있죠. 간혹 신입사원 교육운영도 외주를 맡기는 곳을 본 적이 있습니다. 사실 제가 신입사원이라면 신입사원교육을 통째로 외주 주는 회사라면 가고 싶지 않을 것 같습니다.


    3. 교육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교육내용은 이미 다 결정이 났지만, 그 외에 지원환경들도 교육에 몰입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줍니다. HRD담당자들이 괜히 필기구 줄 맞추고 과자 세팅을 이쁘게 하는 게 아닙니다. 잘 정돈되고 준비된 교육환경을 보면 그만큼 교육생들도 잘 대접받는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 교육내용이 선물이라면 교육운영은 선물포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렇게 열심히 노력을 해도 교욱 운영 활동이 실제 교육의 성과와 이어지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좋지 않은 교육운영은 교육의 만족도에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 같네요.  



교육운영을 가치 있게 할 수 있는 방법


그래도 교육운영이 다소 반복적이고 따분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래도 꼭 해야 하는 것이라면 담당자가 스스로 가치를 찾는 방법밖에 없겠죠. 다들 자기만의 노하우들이 있겠지만, 교육운영을 가치 있게 만들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1.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기왕 교육운영을 한다면 완성도를 100으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교육생들의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환경을 만들어봅시다. 나만의 노래 리스트를 만들어서 틀어 보는 것, 교육장에 디퓨저를 비치해보는 것, 아침식사로 고급 샌드위치를 제공해보는 것, 간식으로 과일을 제공해보는 것 등등... 교육생들은 사소한 배려와 변화에 신기해하고 감동합니다. 


    2. 교육내용을 카피해서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보기


다양한 강사들의 좋은 교육내용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는 것은 교육운영담당자의 특권입니다. 멍하니 듣고 있기보다는 좋은 내용이 있다면 카피해서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사내강사로 성장할 수도 있고, 나중에 퇴직해서 전문강사가 된다고 해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3. 새로운 아이스브레이킹/스팟 활동 만들어보기


아이스브레이킹/스팟은 대부분의 교육에 활용됩니다. 그만큼 한번 잘 만들어놓으면 두고두고 쓸 수 있다는 것이죠. 조직 활성화 교육, 퍼실리테이션 활동에도 충분히 쓸 수 있습니다. 매번 똑같은 활동보다는 새로운 활동을 직접 만들어서 활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간혹 이런 교육운영 활동을 너무 좋아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나중에 행사 기획이나 전시기획 쪽으로 나가면 역량을 더욱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치며


최근에 HR에서 핫이슈 중 하나는 직원경험입니다. 고객경험이 중요하듯이, 직원들이 좋은 경험을 조직 내에서 겪으면 그만큼 만족도도 높아지고 몰입하게 된다는 의미이죠. HRD부서의 주 고객인 교육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완성도 높은 교육운영 활동은 좋은 고객경험이 될 것입니다. 이는 교육에 대한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HRD부서에 대한 만족으로, 더 나아가서 회사에 대한 만족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교육운영만 3년 이상을 한다면, 그 부분은 심각하게 고민을 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하지만 HRD담당자라면 초반에는 누구나 한 번쯤 거쳐가야 하는 과정입니다. 하찮아 보일 수 있는 일이라도 그 의미를 생각하면서, 그리고 기본기를 다질 수 있는 업무라고 생각하면서 한다면 더 즐겁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도 밤늦게까지 연수원에서 과자 세팅을 준비하고 있는 모든 HRD담당자분을의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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